여러 다른 보석들과 마찬가지로 진주 또한 최초에 생성되는 과정에서부터 자연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연환경이나 진주조개의 상태에 따라 아름다운 진주가 만들어 지도록 환경만 조성할 수 있을 뿐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처럼 모두 동일한 품질에 동일한 형태로 만들 수는 없다. 이런 진주의 아름다움을 한 층 돋보이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가공처리가 연구되어 왔으며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금도 계속 가공법이 진화하고 있다.
양식된 진주의 가공과정으로는 세척과 표백, 조색 등을 들 수 있다. 조개에서 꺼낸 진주는 세척과정을 통하여 광이나 표백이 잘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세척 후에는 광택을 높이는 작업을 하게 되며 회사에 따라, 진주의 종류에 따라 다른 방법이 행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알코올과 약품처리의 반복을 통하여 진주층 혹은 핵과 진주층 사이에 있는 이물질을 빼내어 보다 맑고 투명하게 하여 광택을 좋게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을 전처리라 하며 이 후 표백을 통하여 불필요한 색상을 제거하게 된다. 진주의 종류에 따라 표백법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진주의 상태와 색상에 따라 표백방법이 결정되며 표백을 거치면서도 상태에 따라서 다른 표백법이 적용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과산화수소수와 여러 약품이 추가로 사용되며 보다 효율이 높은 다른 약품이 사용되거나 첨가되기도 한다.
보다 하얗게 하기 위해 표백을 하지만 표백은 만능의 연금술이 아니며 약간 희게 할 뿐 진주 층 깊숙이 있는 황색의 표백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표백이 끝난 후에는 연마를 통해서 표면을 매끄럽게 하여 최종적으로 표면 광택을 내게 되며 가공과정을 마무리 한다. 아코야진주의 경우 표백과 연마 중간에 조색이라는 추가 과정을 통하여 색상을 더욱 아름답게 처리한다.
조색은 일반적으로 처리의 허용범위 내에서 약하게 염색하게 되며 회사마다 조제법이 다르고 염료의 혼합과 함께 분산제, 고착제 등을 섞어서 염색이 균일하게 잘 되고 색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여러 단계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로 진주가 손상되었을 때는 산을 이용해 미세한 흠을 복원한다.
기타 품질이나 색상이 안 좋은 진주는 염색을 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진주 고유의 아름다움에 인위적인 염색처리는 하지 않는 것이 진주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것이라 본다. 최근 일본에서는 양식과정에서 진주의 광택을 좋게 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며 담수진주와 남양진주의 이종간의 교배를 통하여 담수진주의 생식소를 크게 하여 핵을 쉽게 넣어 큰 진주를 양식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 중에 있다.
이렇게 가공된 진주는 크기, 색상, 광택, 모양, 흠, 진주층의 상태에 따라 품질이 결정되게 된다. 크기는 당연히 클수록 좋으며 비싸게 거래된다. 색상은 일반적으로 블루와 핑크가 조화된 화이트가 좋은 색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남양의 경우 은갈치색을 띤 그레이 색상을 선호한다.
골드색상의 남양진주는 좋은 것은 화이트보다도 비싼 가격에 거래되며, 흑진주의 경우는 피코크그린(peacock green)이 가장 좋은 색으로 알려져 있다. 담수의 경우는 다양한 색상이 나오며 역시 블루핑크계의 화이트나 맑은 진보라, 피코크그린색과 유사한 색상이 선호되고 있다.
광택은 안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광택이 좋으며 진주층이 잘 형성될수록 좋은 광택이 나온다. 담수나 아코야의 경우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조개가 겨울잠을 자기 위해 움츠러들 때 진주층이 촘촘하게 형성되어 좋은 광택이 나올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양은 원형일수록 좋으며 흠은 없이 것일수록 당연히 좋다고 할 수 있다.
목걸이의 경우 색상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는 것이 보기에도 좋고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의 요소 중에서 제일 중요시 되는 것은 광택과 색상으로 두 가지가 좋으면 다른 것이 조금 부족해도 좋은 진주로 취급되고 있다. 일반 소비자의 경우는 진주의 등급을 잘 모르기 때문에 면의 흠상태를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나 진주의 가치는 위의 여러 가지 요소의 조화로부터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윤수일 / 고운진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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