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입니다. 금요일에 주문한 장비가 도착했습니다.
왼쪽부터 5번 염색 준비제, OIL DYE 검정색 염료 (오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자연색 (무색) 레졸린 염색 마감제, Neatsfoot 오일 (우각유), 염색용 양모봉 입니다. 밑의 커팅 보드도 이번에 장만했어요 ^^)
우각유를 사용하실때 주의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냄새가 일반 글럽 오일보다 상당히 안좋고 (대단히 중요) 섬유에 상당히 빠르게 침투해 버리니 주의하세요. 될 수 있으시면 두 세 방울을 약 3mm 정도 간격으로 뿌려 주시고 닦고자 하시는 부분을 천으로 샌드위치를 만들 듯, 가죽을 감싸 버린 후 닦아 주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위쪽의 깡통은 가죽용 경화제, 바로 밑으로 써클 커터, 하얀색 네모 모양의 펀칭 보드, 그 위의 3가지 천공펀치 (누끼라고도 합니다.각 각 3.5,4.5,5.5mm고요.) 3M 재접착용 양면테이프, NT450 커터, 버터 나이프, 고무망치, 30cm 쇠자입니다. 패턴 작업을 위한 구멍의 지름은 3.5mm입니다.
음.. 에이원서 구입한 아이웹 (이걸로 교체 예정) 가죽위에 선을 그을때 쓰는 은펜, 오른쪽에는 오늘의 주인공 십자웹, 바닥에는 1평 짜리 브라운 오일레더 규격 2mm입니다. 가죽 업계에선 1평을 가로 세로 30cm로 부르고, 정확히 재단이 불가능해 가로 세로 길이가 조금씩 틀리게 올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인 넓이는 거의 일정합니다. 예를 들어 세로 2cm 짧다면 가로 2cm가 길다던가..)
칼 같이 재단된 두께 2mm 오일레더. 보강재 패턴 작업이 무사히 끝나면 이 녀석으로 최종 작업을 할거고요... (근데 그 날이 언제 오려나 모르겠습니다만 -_-a) 롤링스의 골드 글러브 수준으로 물렁물렁한 가죽입니다. 내부 보강으로 쓰기엔 아까울 정도로 색이 예쁘더군요.
커터가 잘 드나 안 드나 시험삼아 잘라 봤습니다. 그리고 경도를 시험 삼아 꼬아 본 매듭입니다. 그나 저나 일제 커터칼, 칼 같이 잘라집니다. (어?) 오일레더 외에도 1.8mm 와 2mm 짜리 통가죽도 주문했는데, 의외로 2mm 쪽이 더 소프트하네요. 가죽공장 마다 처리 방법이 다르겠습니다만,1.8mm 가죽이 더 하드하다는 것을 미뤄본다면, 두께를 갈아낸 만큼 경화제 같은 마감 처리를 더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얇은 가죽을 쓰면 글러브는 가벼워지고, 두꺼운 가죽은 무거워지겠지요. 앞으로 있을 컴파운드 작업을 한다면 무게는 더 늘어나리라 생각합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염두해 볼 점입니다.
부산 에이원 공장에 주문한 아이웹과 기존에 있던 십자웹 입니다. 십자웹은 오늘 수고가 많았어요. (왜 그럴까요?ㅋ)
사용한 흔적이 심하게 남은 십자웹입니다. 웹의 머리 부분에는 글러브 끈 자국이 많이 남았고요, 끝 부분도 많이 울어 있거나 "기스"가 났죠? 그밖에도 가죽 표면에는 많이 닳아있는 모습도 있고요.
부산에서 막 올라온 싱싱한 아이웹. 뭐 이건 A급 신병입니다. 빳빳한 군기와 촉촉하면서도 광택이 나는 A급 워카삘ㅋ
에이원 본사 영업 과장님께서 선처해주신 덕에 오늘 올라오게 됐습니다.
정말 놀랬어요. 전화상으로는 다음주에나 올리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과장님, 감사히 쓰겠습니다. 그런데, 누끼 작업이 제대로 안되있는게 있어서 고생했어요. T_T
어? 뭔가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잘 모르시겠다면... 이 사진은 어떻습니까?
"와꾸"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쭉 뻗은 웹이 생생해 보이죠? 웹 위쪽의 주름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필살! 신일 다리미!
부분 복원에는 이게 제일이닷!
배짱과 악력이 있어야 이룰 수 있는 초필살기!
사진으로 보여지는 공정 과정은 생략한다. -_-v
...는 농담이고요...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상황이라서. 미처 찍지 못했습니다.
한 손에는 펄펄 끓는 다리미에 카메라까지 들고 설치면 대형사고 칠지도 몰라서리,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제가 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잠깐! 그 전에 앞서서!
절대로 잘난척 하는게 아니라, 가죽을 다리미로 다린 다는거, 그거 정상적인 일은 아닌거 아시죠? 다림질을 하는 시간, 가죽의 상태, 다리미를 누르는 힘의 정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고민하시고 연습하시고 실행하시길 바랍니다. 정말로 간곡하게 말씀 드리니까, 한번 만 더 생각해보세요.
1.주름을 펴고자 하는 글러브 부분의 먼지를 깨끗이 닦고 오일을 발라줍니다. (글러브 오일도 좋고요, 이번에는 앞서 사진에서 소개한 우각유를 사용해 봤습니다.
2.평평한 깨끗한 천을 덮고 물을 흥건하게 뿌려 줍니다. (수증기가 충분히 만들어져햐 하니까요)
3.다리미 온도를 최대한으로 설정하고 준비가 되면 다리미를 꾸~욱 누르고 약 10초에서 적당한 시간을 더해 기다립니다. 너무 많은 시간은 가죽을 늘어나게 할 수 있으니까 절대로 주의 하시고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충분한 연습으로 감을 잡으셔야 합니다.
4.작업이 끝나고 글럽을 응달에서 천천히 말리고 다시 오일을 앏게 발라줍니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일반적인 다리미 보드는 힘을 받지 못하니까 딱딱한 바닥이 지원되는 안전한 조건에서 작업 하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물을 충분히 뿌리더라도 힘을 꽉 주는 상태에선 섬유 자체가 열에 견디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간 조절은 필수라는 사실 잊지 마세요. 최악의 경우엔 글럽을 덮는 천이 다리미에 늘어 붙는 경우도 생깁니다.
시간을 조절하지 못해 글러브에 각인이 찍혔습니다... 황당하게도 초극세사 행주의 물결 무늬가 박혀버렸다는 사실... 그리고 웹의 머리 구멍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죽도 조금 늘어난것 같죠? 시간 조절, 정말 중요합니다.
열탕 작업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새끼 손가락 부분이...
이렇게 됐습니다 -_-v 왼쪽 중간의 "L"자 주름은 새끼 손가락의 보강 펠트 자국이고요... 전과 비교해 상당히 양호해졌습니다.
내친김에 새끼랑 엄지 (말이 좀 이상하다...) 끈도 쭈욱 펴 줍니다. 처리 후 우각유를 바른 덕분에 고온 처리 후에도 가죽 결이 생생하게 살아 났습니다. 배경에 있는 생활의 흔적은 그냥 못 본척 해주세요. 자취생의 인생은 고달프다는...
황금 같은 주말, 글럽 가지고 씨름하고 있는 제 모습도 쭈~욱 펴고 싶습니다. (침울)
엄지는 그냥 패스. 운 좋은 줄 알아라.. 그러니까 앞으로 속썩이면 안 돼. 알았지? (약속)
다림질도 끝났고... 이젠 뭘 하냐면...
야! 십자웹 얘 어디갔어? 아직 작업 않끝났거덩? 가서 얼른 잡아와!
박병장님... 작업 다 끝났는데 말입니다?
그 놈 어디가서 뭐 하다 왔대?
글쎄 좀 달라지셨는데 말입니다...?
응? 십자웹 상병님, 본체 가죽이 가운데 가죽이랑 똑같은 가죽 아니었습니까?
확실히, 전에는 색이 바래서 자세히 보면 청록색 같은 색이었지.
부산애랑 비교해도 A급 때깔인데 말입니다?
절단면도?? 확 달라지셨는데 말입니다?!
신고합니다! 상병 십자,2009년 9월 12일 복원시험 마치고 복귀했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시험 염색 완료. -_-v 윗쪽이 Afer, 아랫쪽이 Before 되겠습니다.
어쨌든... OIL DYE 검정색 염료로 염색까지 해봤습니다. 이 작업도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석유 성분에 염료까지 왔다 갔다 하는 판이라... 상당히 조심스러워지더군요. 죄송... 합니다. m(__)m
작업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아까 소개해드렸던 5번 염색 준비제로 깨끗하게 닦아주고 2시간 정도 말려줍니다.
염색 준비제가 하는 일은 기존의 오일 성분이나 코팅 성분, 기존 염료 등을 제거해주고 가죽을 좀 더 연하게 해주는 일을 하고요, 그로 인해 염색의 효과를 더 높여 주지요. 12번 염색 준비제도 있습니다만, 12번은 단순히 세척의 의미만 있고 기존 염료 제거 기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차피 같은 가격이기 때문에, 12번 보다는 5번을 권해드립니다.
글럽의 경우 염색이 상당히 잘 되있는지라, 준비 작업 이후에도 기존의 염료는 묻어나지 않아 사정이 여의치 않는다면 12번으로도 대체가 가능해 보입니다. 아까부터 누차 말씀 드린 문제입니다만, 가죽의 종류나 상태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는 달라지니까 꼭!꼭!꼭! 테스트 해보셔야 합니다. 아셨죠?
2) 에.. 어디까지 했더라... 음.. 아.. 맞아. 충분히 말랐다고 생각한 다음에는 염료로 염색을 합니다. 같은 부위를 같은 방향으로 3회 정도 반복합니다.
OIL DYE 염료는 침투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염료를 바르는 부분을 확실히 기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워낙에 빨리 스며들어 내가 칠했나 안칠했나가 헷갈릴 정도니까요. 특히나 가죽과 같은 색으로 염색 할 경우 더욱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나니까 주의하세요.
20분 정도면 얼추 마릅니다. 그때는 깨끗하고 부드러운 천으로 살짝 문질러주고 완전히 마를때 까지 24시간 정도 느긋하게 기다려 줍니다.
3) 다 말랐다 싶으면 (손에 묻어나지 않는다면) 레졸렌 염색 마감제로 마무리 합니다. 마감제는 염료를 완전히 고정시켜주고, 가죽에 광택을 내준다고 하네요. 오늘은 마감제 작업을 하지 못했고요, 내일 밤에나 가능할 듯 합니다. 완전히 끝난 후 사진을 올려 보겠습니다.
레졸렌 작업도 요령이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은 꼭 사진으로 올려 드리겠습니다.
에... 이로써 가죽 염색에 대한 노하우를 어느 정도 확보했습니다. 다음에는 통가죽으로 오일레더를 만드는 법을 배워볼까 합니다. (초대형 "푸로젝트"를 위해) 염색을 먼저 하고 오일 작업을 해야 하나... 아니면 오일 작업이 먼저인가... 아마도 염색이 먼저인 것 같은데,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중얼중얼)
에휴... 이거 점점 일이 크게 벌어지는 것 같네요. 어쨌든 달려 봅니다. 좀 있다가 실전 훈련 나가야 되는데... 어쩌면 좋을까... 쩝... 아침부터 멍~하게 있다가 공에 맞지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 이제 일요일이네요.
일요일은 우리 야구 가족들에게는 중요한 날이라 생각됩니다. 식구들 모두 다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혹시나 부족한 점 있으면 꼭 말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늦은 시간 쓸데 없이 긴 글 읽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추신) 선배님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가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