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훈련소의 훈련병 사망 사고를 보고 군대는 특수집단이기에 강한 훈련이 있어야 하고 '나때는 더 심한 어쩌고'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수집단도 좋고 강한 훈련도 좋다.
그러나 사고가 일어난 곳은 기간병이 근무하는 부대가 아닌 신병교육대이며 실무부대라도 이런 상황은 말이 안 되는 사건이다.
80년대 후반에도 신교대는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구타는 사라진 상태였고 특별한 경우(사격장)에 있을 수 있었겠지만 주로 얼차려를 주었고 훈련병을 통제하는 수단은 벌점을 부여하여 겁을 주고 유급을 이야기 했었다.
훈련병에게 유급은 몇 대 맞는 것 보다 무시무시한 조치였고 실제 극소수 유급을 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자대를 가면 구타가 거의 없을 거라며 조교들도 이야기 했고 학교 선배들(80년대 초중반 다녀온 선배들)도 이야기 하며 민주군대가 되었을 거라며 걱정말라! 안심을 시켰었다.
실제 자대를 가니 얼차려는 있었지만 사적으로 손찌검을 하거나 몽둥이를 드는 경우는 잘 없었다. 있다고 해도 지휘관이나 간부들에게 걸리면 골치 아픈 사건이라 음성적으로 이루어 졌고 걸리면 일이 커지고 업무나 교육훈련이 중단되고 부대 전체가 발칵 뒤집히고 여러 곳에서 조사를 하고 갔다.
어떤 이들은 여러곳에서 조사를 하고 잠 못자고 죄인취급 받는 것 보다 차라리 몇대 맞고 끝나지! 하며 맞아도 절대 신고나 제보를 하지 않았는데 그 만큼 사고 후 정신교육이나 단체 얼차려 간부들의 압박을 더 무서워 했다.
특히 사고가 나면 퇴근하던 장교나 부사관들이 좁은 부대 내무반에 대기 하여 통제를 받았고 개인정비 시간이나 선임들의 자유시간이 박탈되기에 영내의 기간병들은 사건을 키우지 않았다.
구타가 있었다면 앞에서 말한 사격장 같은 위험한 곳이나 주특기 훈련중 맞은적은 있으나 이것도 무자비한 폭행(누가 봐도 심한)은 아니었다.
아무튼 자대에 가기전 신병 훈련기간 동안 연무대를 두바퀴 도는 단체 구보와 야간에 실시하는 40km행군이 있었을 때 중대장(위 아래로 다니며 병력들을 확인하고 독려함) 부터 소대장은 훈련병과 함께 돌았고 훈련병들 중에 몸에 문제가 있는 훈련병(신체검사를 2번 이상 해도 소대마다 1~2명 문제가 있었다.)은 중간에 열외를 시켰다.
사단신병교육대와 달리 논산의 경우 훈련장이 넓게 분포되어 걷고 뛰며 이동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때도 체력이 약한 훈련병이 몇 있었고 이들은 중대장이나 교관들이 관심을 두었었다.
특히 중대장은 중요한 훈련에만 참관을 했고 일반 교육시간은 대부분 조교 그리고 교관을 통해 이루어졌었다.
당시에 현역 입영비율이 50% 약간 넘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586세대는 현역 비율이 50% 라고 하니 절반만 군대에 갔다고 생각을 하는 데 나머지는 방위병 그리고 병역특례가 있었다.
방위병도 기간이 18개월이 대부분이었다.
생각보다 지역의 전투방위나 무기고 경계방위병들은 내부부조리와 구타사고가 많았고 군을 다녀오지 않은 일부 여성들과 현역들만 있는 부대에서 방위병의 모습을 보지 못한 이들은 이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데 당시 이들의 군생활은 쉽지 않았다.
특히 군을 모르는 이들이 바라보는 이 우스워 보이는 ? 군대 조차 다녀오지 않은 병역기피 인사들은 권리만 챙기니 욕을 먹는 것이다.
다시 주제를 돌려 50%가 현역으로 입대했으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는 자원들이 있었고 방위병들 중에는 고학력자에 특전사 뺨치는 체력의 병력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당시의 병무행정은 문제가 많았다고 보며 지금도 튼튼한 프로운동선수들이나 체대출신들이 수술을 받았다고 그리고 누가 봐도 멀쩡하고 똑똑한 청년들이 사회복무요원으로 가는 건 납득할 수 없다.
내가 볼 때는 이들은 근무여건을 개선하여 행정요원으로 써도 되고 충분한 능력이 되고 지금 부대의 행정병들을 GOP부대나 일선에 배치해야 한다.
중요한 건 훈련이나 뜀걸음시(구보)돌연사 하는 경우가 당시에도 있었고 사고전파를 하고 부대지휘관들은 더운날 주의를 하고 상황을 전파했었다.
상무대에서 교육을 받을 때였다.
5월이었고 당시 광주에 갑작스러운 더위가 왔었다. 그 때 나를 포함 십여명의 교육생들은 교육시간을 빼고 매일 취사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이게 생각보다 고된일 )
갑자기 의무대에서 전체 교육생들을 열체크 하더니 고열이라며 입실을 시켰다. 나도 포함이 되었는데 당시 교육은 주로 시원한 실내에서 이루어 졌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나 싶었지만 생각보다 여러명이 통보를 받고 입실을 했었다.
상태가 좋아져 통원치료도 하다 마무리가 되었는데 우리가 입실하기 전 보병학교 초군반 장교 한명이 뜀걸음 중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아마 고열환자 조치도 이 사건과 연관이 있지 않았나? 싶다.)
주의를 했도 사고가 날 수 있고 사람의 일은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교회나 절에서는 안타깝다며 기도를 하고 추모를 했었다.
실무 부대에서도 더운 날엔 심한 작업이나 교육훈련을 중단하고 근무자 외엔 런닝차림으로 실내나 응달에 있으라고 엄명을 내렸었다.
상급부대 지휘관들은 차를 타고 예하부대를 순시하며 지시사항을 잘 지키나 확인을 하고 다녔다.
문제는 이번의 사건사고는 말단 독립된 단위부대도 아니고 대대급 지휘관이 있는 신병교육대에서 어느 정도 교육이 진행되어 일반적인 훈련이나 뜀걸음 중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이제 막 입소대를 거치고 정신교육을 받고 군복을 입은지 얼마 되지 않은 기간 지휘관의 가혹행위로 인한 사고 이기에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이번의 사고는 과거 장교 후보생들이 정식 입단도 하기전 애니멀 트레이닝이니 해서 교관들이나 책임자들의 눈을 피해 후배들에게 행하던 가혹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고 일부 체육관련학과에서 행했던 신입생 길들이기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경험한 악습이나 부조리를 바꾸지 않고 계속 행하는 자들에겐 높은 계급이나 권한을 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