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집사님의 간증의 일부를 소개하겠습니다. 두란노 출판사에서 나온 책으로 이재명 집사님이 쓴「전도행전」이란 책을 여러분들도 한번 보시기를 원합니다. 여기에 보면 .....
동역자들에게 지존파를 전도하자고 제안했더니 겁에 질린 얼굴로 다들 고개를 저었어요. "그 놈들은 재판도 하지 않고 한강 고수부지나 시청 광장 같은 데 끌어내 공개 처형으로 하루빨리 죽여야 해요. 그래야 범죄가 늘어나지 않아요. 새로 들어선 문민정부가 치안을 확립하지 못했는데 지존파들이 체포된 후 그게 잡혔어요. 그 놈들은 구원받을 자격 없어요. 오히려 그 시간에 딴 사람 전도해야지 시간 낭비예요. 괜히 오해받을 일 하지 맙시다." 옳은 말이었어요. 그러나 나는 일주일 동안 기도하며 각개 격파로 한 사람씩 설득하여 나를 포함해 평신도 8명으로 전도 특공대를 조직했어요.
담임목사님을 뵙고 악당 지존파 7명의 명단을 드리면서 전도하기로 작정하고 특공대를 조직했으니 기도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이창호, 정우길 두 분 목사님을 비롯한 젊은 부목사님 8명의 기도 후원 그룹이 조성되어 특공대는 16명이 되었어요. 지존파 그들은 모두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대부분 결손 가정의 아이들로 인격 파탄자, 사탄의 꼭두각시가 되었기 때문에 고도의 심리전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했지요. 특별 면회를 하기 전에 미리 관계를 갖기 위해 먼저 영치금을 넣어 주어 음식을 사 먹게 하자고 했어요. 서울 구치소를 찾아가 교도관들에게 절차를 문의했더니 민원실 근무자 모두 겁먹은 얼굴들이었고 담당 교도관은 언성까지 높였습니다.
"아니, 온 국민이 빨리 죽기를 원하는 놈들에게 영치금을 넣어 주다니요? 그 놈들 구치소 밥도 아까워요. 선생님은 대체 어디서 오셨습니까?" "서초동에 있는 교회에서 왔어요." "뭐요? 교회요? 거기서 여기까지 오셨단 말입니까? 목사님이세요?" 비웃는 듯한 말투였습니다. 그러자 교회 부근에도 구제 대상이 많을 테니 그냥 가라며 영치금을 받아 주지 않았어요. 나 역시 교도관이랑 같은 심정이지만 모름지기 교회란 모든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는 데가 아니겠느냐며 영치금을 받아 달라고 다시 한 번 부탁했습니다. 결국에 나같이 끈질긴 사람 처음 본다며 접수 방법을 가르쳐 주더군요. 영치금을 넣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과의 관계를 기록하는 난에 '이웃'이라고 썼어요. 일곱 명에게 각각 3만 원씩 넣어 주었어요. 그러기를 닷새 간격으로 세 번 넣었을 때 마침내 두목 김기환으로부터 편지가 왔어요.
"천하에 둘도 없는 악마가 드립니다"라는 말로 편지는 시작되었지요. 가족은 물론 친구들도 면회 한 번 오지 않는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영치금을 받으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재판 과정이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반성을 모르는 철면피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진정 따뜻한 마음을 전해 주신 이재명 선생님께 깊은 마음의 정을 느낍니다. 제가 저지른 사건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잘못되었음을 선생님 앞에 처음으로 고백합니다.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 번 뜨거운 인간애를 느낍니다. 이재명 선생님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안녕이 함께 하시길 지옥에서라도 빌겠습니다.
악마의 대리인 김기환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이 감옥의 지존파에게 임하셨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라 그 기쁨은 말로 다할 수가 없었어요. 공판에 참석하면서, 영치금을 넣으면서, 깊어 가는 가을밤에 기도하면서 그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지요. 처음에는 "너희들의 감옥의 선배다"로 시작하는 여섯 명(강동은, 강문섭, 김기환, 김현양, 문상록, 백병옥)과 한 여자(이경숙)를 질책하는 편지를 보냈어요. 답장이 오고 다시 계속 편지를 보내고 영치금과 함께 방한복, 담요, 양말 등을 넣어 주었어요.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은 악마들의 마음을 녹였어요. 편지 내용도 자신들이 저지른 극악 무도한 죄악을 하나둘 뉘우치는 내용으로 점점 바뀌었지요. 새벽 기도를 하는데 문득 바울 선생의 옥중 서신이 생각났어요. 그와 동시에 복음은 능력이니 편지를 통해 전도하면 되겠다는 묘안이 떠올랐어요. 10페이지 7,000자에 달하는 장문의 서신을 보냈지요.
세 사람은 영접했고 세 통은 고스란히 되돌아오더군요. 나는 질책과 설득이 담긴 복음 서신을 다시 써 보냈어요. 드디어 김기환이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지존파 여섯 명으로부터 나와 동역자들에게 성탄 카드가 왔어요. 김현양의 여동생 순옥이가 오빠를 도와주어서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내 왔습니다. "만남"이란 시를 지어 6명에게 보냈습니다. 성탄절에 김기환이 구치소에서 세 번 예배를 드렸데요. 1994년 12월 중순까지 오고 간 편지가 32통이나 됐어요. 담임목사님께 그들이 회개한 것과 영접한 사실을 보고 드렸어요. 목사님께서 깜짝 놀라시며 감동적인 편지를 보여 달라고 요청하셔서 드렸습니다. 그런데 12월 25일 성탄절 예배 때 구원에 대해 설교하시다가 편지 내용을 소개하셨어요.
김현양의 편지부터 읽으셨어요. 하나님의 사랑은 너무 크고 넓고 깊어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한 감옥은 저에게는 천국입니다. 다음으로 강동은의 편지를 읽으셨어요.
예수님은 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으시므로 나의 죄를 사하여 주시고 구원하여 주셨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할 수는 없잖아요. 이 선생님이 넣어 주신 방한복을 몸이 약한 분에게 주었습니다. 검찰은 1심 형량대로 여섯 명 모두에게 사형을 구형했답니다. 이어 세 분의 변호사가 변론에 들어갔는데 사선 변호사 이상으로 변론하여 방청인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고 법정의 분위기가 숙연했어요. 특히 나이 어린 강문섭과 백병옥은 극형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어요. 재판장이 피고인들에게 최후 진술 기회를 주었어요. 김기환은 미리 써 온 장문의 최후 진술을 울면서 읽어 내려갔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과 드립니다. 인성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되어 길을 잘못 들어섰습니다. 나이 어린 강문섭과 백병옥을 살려 주십시오." 진실하면서도 논리가 정연했습니다. 강동은, 김현양, 문상록도 미리 써 온 최후 진술문을 읽으며 사죄했어요. 그리고 동생인 강문섭과 백병옥을 살려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강문섭과 백병옥은 할 말이 없다고 진술했어요. 2월 9일 판결이 내려졌어요. 전원 사형! 재판장은 피고인들의 참회와 종교에 귀의한 것을 인정하지만, 워낙 무참한 살인 행위로 국민을 경악시켰다는 사실과 국민 정서를 고려해 판결에 앞서 많은 고뇌를 했다고 토로했어요.
나는 편지를 써서 그 아이들에게 상고를 권유했어요. 법에 보장된 혜택을 거부하지 말고 인간의 생명의 주체는 하나님이니 상고 이유서를 제출하고 전도에 힘쓰라는 내용이었지요. 예상대로 상고 3개월 후인 5월 20일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사형이 확정됐습니다. 6명의 사형수는 매달 넣어 주는「생명의 삶」을 매일 펴고 감방 식구들과 예배를 드리며 전도에 힘썼어요. 영치금은 물론 필요한 옷과 책을 넣어 주며 추석에는 교회의 이름으로 떡도 넣어 주었지요. 서울 구치소의 면회금지와 서신왕래 금지가 철회되기를 기도했어요.
8월이 되었어요. 러시아 선교 여행을 떠나면서 여섯 아이들에게 당부의 편지를 다시 써 보냈어요. 너희들을 구원하여 주신 주님께 일 천 번제(예배)를 드려라. 매일「생명의 말씀」을 펴고 아침 저녁으로 예배를 드리고 열심히 전도하여라. 고재봉을 능가하는 전도자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기도하며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계획했어요.
첫째, 여섯 아이들이 세상을 떠날 때 지은 죄에 대한 속죄의 표시로 자신들의 몸을 국민에게 바치도록 설득하여, 장기 기증 동의를 받아내는 일이었구요. 둘째,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고 소윤오, 박미자 집사의 두 딸 은희와 은선 자매에게 우리 교회에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었는데 그 부모의 문제와 두 자매에게 지존파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용서하며 김기환의 협박 때문에 미성년자였을 때 불가항력으로 범죄 단체에 가담한 강문섭(21세), 백병옥(21세)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감형의 탄원서를 제출해 줄 것을 간청하는 것이었어요. 셋째, 그 아이들의 범죄 아지트였던 아골 골짜기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 81번지 가옥을 공동 재산이지만 등기 권리자 김기환으로부터 인수하여 교회를 세우기로 작정했어요. 10월 중순, 기환이에게 자신의 소유인 그 집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 좋겠다는 나의 생각을 전했어요. 흔쾌히 승낙하며 필요한 대로 사용하라고 하더군요. 김현양과 강동은도 찬성했고 영광군 금산에 사는 기환이 누나 김선자 씨도 교회가 세워지면 참 좋겠다고 했어요. 그녀는 적극 찬성할 뿐 아니라 불쌍한 동생들을 생각해서 여섯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말로만 듣던 청천벽력의 날이 오고야 말았어요. 1995년 11월 2일 목요일. 지존파 6명과 함께 사형수 15명의 형이 집행되었어요. 이상하게도 나는 며칠 전부터 혼란한 꿈을 꾸느라 밤마다 몹시 괴로웠었지요. 형 집행에 대한 예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11월 1일 집행 정보를 입수하고서 내 귀를 의심했으나 사실이었어요. 계획한 일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기가 막혔어요. 게으름을 피운 건가 싶기도 하고 내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제가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그러나 생명을 조금만 더 연장하여 주셨으면 더 큰 영광을 받으셨을 터인데 너무 하십니다." 주님께 항의를 해보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사형집행 당일인 악몽의 목요일 하루 종일 아이들의 사형 당하는 모습이 자꾸만 연상되어 머리가 아프고 마음을 걷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후 3시경 신문사로부터 집행 소식을 알려 주는 전화가 계속 왔어요. 심정이 어떠냐고 물어 왔지만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일관했지요. 저녁에 집행 소식이 왔어요. 그들 모두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의연하게 집행에 응했고 한 사람 한 사람 경건하게 예배를 드리고 나서 다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죄하고, 좋아하는 찬송을 한 장씩 부른 후 주님께 의탁하는 기도를 드리고 목에 건 줄이 숨을 끊는 순간 비명도 지르지 않고 큰소리로 "할렐루야"하며 모두 기쁨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군요. 서울 구치소 생긴 이래 사형 집행 시 처음으로 큰 은혜가 넘쳐 감동의 도가니가 되었고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는 거대한 한 편의 드라마였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나는 그 아이들의 집행 사실을 당회에 보고하면서 우리 교회에서 그들의 장례를 치러 줄 것을 요청했어요. 당회에서 승낙이 났으며 장로님들과 루디아 회원들이 발인 예배 참석을 준비하였어요.
밤중에 기환 군의 누나 김선자 씨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를 했어요. "기환이의 시신을 인도해 가라는 전보를 받았어요. 이 선생님 어떻게 하죠?" 강문섭의 누나와 고모로부터도 같은 내용의 전화가 왔어요. 나는 이렇게 말했지요. "그들이 세상에서 짧게 살았지만 우리보다 먼저 천국에 가서 영생 복락 누리며 삽니다. 슬퍼하지 마세요." 그 말밖에는 달리 위로할 말이 없었어요. 장례는 우리 교회에서 합동으로 할 예정이니 다음날 아침 8시에 구치소에서 만나자고 약속했어요.
교도관 신우회 회장님에게 교회에서 장례를 치르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더니 교무과와 의논해 보아야 한다고 했고 잠시 후 회신이 왔어요. "구치소 측 얘기로는 한 교회가 장례를 치르게 할 수는 없답니다. 종교 위원회에서 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쓰고 남은 영치금과 유품을 인수하는데 강동은의 것을 살펴보았어요. 내가 보낸 편지와 성경,「세계 기도 정보」책이 깨끗하게 보관되어 있었어요. 집행 전날, 교도과 신우 회원들에게 나는 간절히 부탁했지요. "지존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거듭나서 열심히 전도하는 것에 감명을 받아 신우 회원들이 그들의 생명 연장을 위해 기도하며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아무리 믿음이 견고하고 담대하더라도 사형장으로 끌려갈 때 믿음이 약해지며 흔들릴 것입니다. 신우 회원님들이 그 아이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인도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회원들은 교도관들도 마다하는 일을 자원하여 이 세상 떠나는 그들을 인도하며 확신을 심어 주었어요. 또한 예배를 드리며 형 집행이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온종일 찬송을 부르고 그들의 시신을 안치소에 고이 운반했어요. 천사도 흠모하는 귀한 일을 했어요.
3888번 기환이가 예배드린 후 남긴 어록을 보았습니다. 그는 그날 첫 번째로 형이 집행되었고 그때 나이 31세였어요. 어머니 죄송합니다. 먼저 가는 불효자를 용서하십시오. 피해자와 그분들의 가족과 모든 분들께 사죄 드립니다. 보살펴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집은 교회 설립하는 데, 시신은 의과 대학에 실습용으로 기증하겠습니다.
1471번 김현양은 예배를 드리고 좋아하는 405장 찬송을 부르고 울먹이며 "하나님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성호를 회치며 갔어요. 집행 현장에 벗어 놓은 흰 운동화에 볼펜으로 성구 두 구절이 적혀 있더군요.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는 누가복음 23:43 말씀과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는 야고보서 4:14 말씀이었어요. 보고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랐어요. 이 아이는 예견을 하고 집행 보름 전부터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야겠다며 금식했고 신발에 성경 말씀을 적어 두고 준비했던 것이에요. 신우회원들은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준비시켜 데려가시는군요"하고 고백했지요. 현양이는 모든 교도관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터라 믿지 않는 교도관들이 집행 소식을 듣고는 현양이를 보러 달려왔어요. 현양이는 몸으로 생활 전도를 실천했어요. 30명 이상을 전도했고 넣어 준 영치금은 자신이 전도한 사람들에게 주석 성경을 사서 선물로 주었어요. 현양이는 나에게 전해달라며 감방 동료에게 두 권의 책과 마지막 편지를 남겼는데 그 중 한 권은 내가 넣어 준「현대인의 성경」이었어요.
1273번 강동은이 복도에 대기 중이었어요. 한 신우 회원이 동은이에게 뛰어가 물었어요. "동은아 두렵니?" "아뇨." 그리고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해맑게 웃었대요. "이재명 선생님이 너를 무척 보고 싶어하셨는데…" "빚 많이 지고 갑니다. 안부 전해 주세요. 천국에서는 제가 잘해드릴 겁니다. 주님 이 죄인이 주님 품에 안기기를 원합니다. 이 죄인을 받아 주시옵소서." 마지막 순간에 하늘을 우러러보며 "하나님! 할렐루야"를 얼마나 큰소리로 외치는지 집행관들 입에서 "확실한 놈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1431번 강문섭은 유난히 겁이 많고 어깨가 들썩거려 신우 회원들이 양옆에서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기도했어요. "주여, 이 어린 종에게 은총을 내리소서!" 마지막 예식이 끝나고 확신이 없는 겁먹은 얼굴이라 한 회원이 그의 귀에 대고 말했어요. "다섯 명이 앞서가서 네게 손을 내밀고 기다리고 있어. 예수님께서 마중 나오신단다. 하늘 문이 열려 있어." '탕' 하는 순간 벽력같은 소리로 "오 하나님, 할렐루야"를 외치며 그는 갔습니다. 강문섭과 백병옥은 21세였어요. 김기환, 김현양, 강동은, 문상록은 1,2심 재판에서 나이 어린 동생들을 살려 달라고 호소했어요.
1423번 백병옥은 말수가 적었는데 방언의 은사까지 받아 그 동안 방방 뛰며 전도하던 애였어요. 찬송을 부른 후 "할렐루야"를 외치며 갔답니다. 병옥이는 성령이 충만해서 집행장에 있는 모든 관계자들에게 10분동안 전도하고 간절히 기도하고 떠났어요. "저는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지금 천국에 들어갑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 중에 예수 안 믿는 분들은 예수님 믿고 구원받으세요. 주님, 저를 받아 주시옵소서. 할렐루야!"
가족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발인 예배에 참석했어요. 사형 집행 예배를 주관했던 구치소 종교 위원장 문장식 목사님이 예배를 인도하셨습니다. 세상을 떠나가는 그 형제들의 구원의 확신에 찬 마지막 모습을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상세하게 소개해서 예배가 은혜로운 전도의 현장이 되었어요. 그토록 감격스러운 발인 예배는 처음이었습니다. 가족의 애도 속에 기환이의 시신은 병원에 기증되었어요. 상록이는 천주교로, 현양이와 동은이, 문섭이 병옥이는 기독교 예식으로 발인 예배를 드리고 가족들의 오열 속에 화장터로 영구차들이 쓸쓸히 떠나갔지요. 이제는 그 아이들이 가고 없기 때문에 편지를 쓸 필요도 없고 영치금도 책도 옷도 넣지 않아도 됩니다. 그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인수 집사님과 함께 구치소를 50회나 다녀왔어요.
너희들이 가기 전에 좀더 많은 사랑을 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이 세상에서는 심판을 받았지만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먼저 천국에 들어가 복락을 누리려무나 이제 너희들은 외로운 갈대가 아니지. 주님 곁에서 가족들과 피해자 가족들과 가난한 이웃과 이 나라에 복 내려 주시기를 기도하거라. 폐허가 된 치욕의 땅 금계리 81번지에 구원의 방주인 교회가 세워져 복음의 빛이 찬란하게 비칠 것이며 복음의 능력이 불갑산을 진동시킬 것입니다. 전도는 누가 해야 합니까? 교회가 할 일 아닌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