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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거제간을 잇는 연결도로인 ‘거가대교’ 조감도. 침매터널 3.7㎞와 사장교 3.5㎞, 육상터널 1㎞ 구간 등 총 연장 8.2㎞로 올 연말 개통 예정이다. 제공=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건설조합 |
어린 시절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바다 속을 달리는 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왔다. 비록 바닷물 속을 자유자재로 오갈 수는 없지만 가덕도에서 거제도까지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바닷길을 따라 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는 12월 이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울산에서 거제도까지의 통행시간도 3시간30분대에서 1시간30분대로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울산시민들도 남해안의 자연경관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됐다.지난 주말 오전 10시께 울산시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에서 승용차를 타고 약1시간을 달려 도착한 부산 녹산공단내 거가대교 건설 홍보관에서 거가대교 탐방이 시작됐고, GK해상도로(주) 이석희 대표이사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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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K해상도로 관계자가 거가대교 침매터널 구간에서 화재, 누수 등에 대한 안전성을 설명하고 있다. |
거가대교는 침매터널 3.7㎞와 사장교 3.5㎞, 육상터널 1㎞ 구간 등 총연장 8.2㎞로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다. 특히 침매터널은 세계 최초로 내해가 아닌 파도와 바람, 조류가 심한 외해(外海)에,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심 48m에 시공돼 세계 건설·토목사에 기념비적 프로젝트로 기록될 것이라고 이 대표이사는 목소리를 높였다.
홍보관에서 거가대교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전해들은 뒤 곧바로 공사현장으로 향했다. 마무리작업이 한창인 침매터널안은 첨단 신공법의 경연장이라는 닉네임대로 현장을 찾은 이들의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했다. 길이 180m, 너비 26.5m, 높이 9.75m, 무게 4만5000t의 함체 18개는 가덕도 천성동에서 거제방향 중죽도까지 3.7㎞ 구간의 바닷길을 만들어냈다. 함체 1개에 소요된 콘크리트가 99㎡형 아파트 460채 분량인 점을 고려하면 함체 하나의 어마어마한 규모가 짐작된다.지상과 가장 가까운 1번 함체에 이어 2번 함체의 수심은 23m, 4번 함체 33m, 7번 함체 35m…. 침매터널의 가장 깊은 구간인 13번 함체는 무려 48m의 바다 속에 설치돼 있었다. 이때서야 “내가 지금 48m 바다 속에 들어와 있구나”하는 생각에 신기하게 느껴졌다. 바다 속에 시공됐다는 특성상 공기가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침매터널 양옆으로 통하는 충분한 바닷바람으로 인해 이는 기우(杞憂)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행여 화재라도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대표이사는 화재발생시 양방향 도로 중간에 설치된 비상통로로 이동하면 연기에 질식할 염려는 전혀 없다는 것과 대피방향 반대로 공기 환풍기를 작동시키기 때문에 일반 터널보다 더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침매터널 3.7㎞를 달려 도착한 사장교. 거제도의 자연적인 요소와 부산의 문화적인 요소를 결합, 남해안의 스카이라인과 조화를 이룬 국내 최초의 곡선 다이아몬드형 주탑이 눈에 들어왔다. 높이 156m의 주탑 2개로 만들어진 2주탑 사장교와 높이 103m의 주탑 3개로 구성된 3주탑 사장교는 규모에서부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했다.아름다운 남해안 자연경관에 심취해 바다 위, 곧게 뻗은 도로를 달릴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오픈카라도 한 대 있다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마음껏 마시며 달리고 싶다는 욕구도 치밀어 올랐다.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현재 울산~부산~창원~고성~통영~거제간 약 200㎞의 통행로가 울산~부산~거제간 100㎞ 이내로 줄어들고 차량통행시간도 3시간30분대에서 1시간30분대로 단축된다고 한다.
거가대교 통행료는 1만원 안팎에서 다음달께 확정될 예정이란 설명을 들으며 공사현장을 떠나오면서 거가대교가 하루빨리 개통됐으면 하는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
글·사진=이왕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