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 이름하는 계절 앞에서 꽃들은 피고 대지는 아름다운 색깔로 색칠이 되어 노래하는 새들을 불렀다. 시간이 세월 되어 흐르는 오후의 그늘에 서서 만물이 열매 맺는 가을을 보았다. 한 세상 슬픔과 기쁨으로 엮어지는 삶도 보았다. 모든 것이 슬픔 만은 아니었다. 모든 것이 기쁨 만도 아니었다. 슬픔의 뒤안엔 회한의 미소도 있어 오늘의 삶을 불태운다.
적도를 갔다. 출렁이는 검푸른 파도의 물결 속에 작열하는 태양이 나의 숨과는 상관 없이 뜨고 지는 광경을 황홀히 보았다.
우리는 아직도 못다한 경험들을 갖고 싶어 하는가. 여기 회한의 그리움이 있다. 여기 황혼의 불 같은 열정이고 싶음이 있다.
더는 외롭지 않을 사랑 안에 꽃이 되게 하신 우리 주님께 감사드리며 이제 그리움은 안개로, 안개의 불로 여기 내려 놓는다. 한 권의 꽃잎이 되어 흐르는 소리로.
2002. 2. 11 케레비안 크루즈 선상에서 저자 글.
제 1 부 숲이 되어
*숲이 되어 *눈물처럼 내리는 비 *눈물 꽃 *취하고 취하여서 *달빛 속의 설경 *<사랑 법 200> 사랑은 다시 시작하여도 늦지 않은 것 *사랑하는 당신 그리고 나 *사랑은 별을 만들고 *아내라는 이름은 *나의 나무에게 드린다 *밥이 되어 *형상화 *어느 해거름에 *詩作法 *詩가 되어 *나무 단풍 들고 *파도 *세느 강변에서 * 제 2 부 두고 온 하늘(이민의 가슴)
임오년 새해 아침 *록키의 한 자락 *하늘 아래 마지막 동네 *두고온 하늘 *철새 *삶의 언덕에 서서 *생의 노을 *살아가는 것은 *노을 같은 눈물 *인생은 홀로 나는 새이다 *아름다운 날의 추억 *심연의 파도 *불꽃 놀이 *Garage sale(가라지 쎄일)에서 *연어 *거미줄 *가을의 전설이 되어(싸우젼아일랜드의 볼트성)
제 3 부 내리는 것과 오는 것
*기다림 1. *기다림 2. *나 그리고 너 *내리는 것과 오는 것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늘 샘 *봄 *불망의 봄날 *살아가는 소리 *I. M. F. *그대 낚시터 *군인이 된 아들 *선택의 귀로에서 (아들에게) *자식이란 *세상 만사 *웃 음 *어머니의 섬 *그리운 형님 *전설 같은 위패 한 장 *오수의 꿈소리 *
제 4 부 꽃잎이 되어 흐르네
*외딴 방 *갈대 숲 *내 속의 그대 *꽃잎이 되어 흐르네 *꽃 비가 되어 *사연 *바람이 되어 *선운사 동백 *세월이 가면 *애증과 연민 *갈등과 갈망 *오 사랑이여 *정묘년 겨울 *코모레이크의 저녁 *분노한 마음 비우기 하나 *분노한 마은 비우기 둘 *<사랑법 2000> 주는 것은 이미 받은 것 *
제 5 부 육신 속에 갇혀서
*갈망 *그는 사랑 이시라 *내 님 드시는 길 *마음의 창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님 *각 사람에게 비취는 생명의 빛 *세월은 *오랜 기도 *육신 속에 갇혀서 *흐르는 일상 밀고 당기기 하나. 밀고 당기기 둘. *나의 잠언 하나. *나의 잠언 둘. *나의 잠언 셋. *나의 잠언 넷. *나의 잠언 다섯. *나의 잠언 여섯. *꿈꾸는 그대에게 *이별의 여운 *그리움으로 나는 詩를 쓴다.
제 1 부 숲이 되어
글 작성 시각 : 2002.06.02 12:44:17
꽃비가 되어 흐르네
제 1 부 숲이 되어
숲이 되어
사는 일 더러는 그리움에 흔들립니다. 지는 꽃잎을 화려한 춤이라 말하는 것도 더러는 그리움의 동산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수런수런 숲 속엔 나뭇닢새 돋는 소리 들리고 휘파람새의 날개 짓이 가벼워지면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숲 속에 서고 싶습니다.
기적소리 빗소리에 잠겨 아득히 들리는 날 저리는 영혼 하나 내게로 오고 있다면 영원히 숲이 되어 서겠습니다.
달빛 먼 그 날 차가운 별빛이 되어 갈잎 떨어지는 소리에도 아득한 마음으로 꿈이었나 싶었던 그리움 하나 무채색의 도안으로 그립니다.
눈물처럼 내리는 비
아득한 옛 길을 걸어가 듯 그저 추억이란 이름으로 불리 울 사랑 한 토막 여기 흐르고 눈물처럼 비가 내립니다
단풍으로 물들던 가을 낙엽으로 떨어진 저문 날 눈물처럼 비는 내립니다
맺힐 듯 풀고 가는 순리 속에 계절은 저물고
그리웁다 보고프다 가슴 저미는 소리들은 모두 방울이 되어 눈물처럼 비로 내립니다.
눈 물 꽃
안개 속을 걸어 들어가 안개 속에서 걸어 나오면 나는 한 아름 안개꽃이어라.
눈물 속은 얼마나 슬플까 눈물 밑을 걸으며 세월을 간다.
푸르고 푸른 젊은 밤이 별빛 같이 반짝일 때 나는 눈을 뜨고도 향기 나는 꿈을 꾼다.
숨쉬는 모든 것들을 잠재우고 스스로 늙어갔던 밤은 새벽 별을 탄생시키고 소멸하지만 다시 태어남의 기쁨으로 소멸되는 오늘의 그 무엇도 내일이면 잊어져야 한다.
사랑 속으로 걸어 들어가 사랑 속에서 걸어 나오면 아 눈물이어라 지울 수 없는 한 가닥 연민이어라.
*밴쿠버조선(캐)2002.3.2 게재
취하고 취하여서
가득한 고요의 아름다운 적막에 흔들리는 은빛 잎파리들의 난무 창 밖에 서니 어느새 은빛 잎파리들 안으로 들어와 적막을 깨고 웃고 있는 한나절
나는 잎파리가 되고 잎파리는 내가 되어 은빛 물결처럼 흔들며 떠 간다
봄이 익는 사월에 취하여 가물가물 취하여 흔들며 간다.
달빛 속의 설경
하, 아름다워라. 빛나도록 차가운 저 푸르름 달빛 이련가 눈빛 이련가
시에 젖어 삼경인데 귓전에 스미는 고요한 흔들림이라니
그냥 몰라라 묻어주오 오래 두고 품어 온 이젠 애증 같은 것
애오라지 열망의 미열로 버얼겋게 타 올라 숨쉬던 너 그러나 이제 돌아와 선 자리엔 아득한 연민의 저린 가슴
털고 싶다 빛나도록 차가운 저 푸르름 달빛 속의 설경으로 걸어 들어가 눈빛 같은 달빛 속에서.
<사랑 법 2000> 사랑은 다시 시작하여도 늦지 않은 것
지난 밤 꿈 속에서 나는 보았네 안개 속으로 걸어 나온 그대가 머리에 물방울을 털어내며 웃던 모습을 그리고 말했네 ‘멀고 험한 길도 손 잡고 가면 가벼워져요.’ 꼭 붙들던 뜨거운 손 아직도 뜨거워 내 몸엔 불꽃이 피네
우리 고요히 나래 펴고 뻐국이 울음 울어 졸음 기우는 밤 방울새 날개소리 들리는 거기에서 사랑의 노래를 불러요 눈 맞추고
거기 평화 깃 들어 아득한 고향 같은 곳
사랑이란 다시 시작하여도 언제나 늦지 않은 것.
사랑하는 당신 그리고 나
어느날 외로운 들꽃이 되어 홀로 넓고도 넓은 들판에 서 보았는가
어느 것 하나 두렵지 않고 서럽지 않은 것 있던가
그 들판을 지나 이제 외롭지 않아도 좋을 그대 와서 내 곁에 섰노니 천년을 향기롭게 아끼며 살아야 하리라
따스한 숨소리 곁에 있어 문득 잠든 그대 얼굴 보노니 내 천년을 함께 업고 누운 그대여 이 한 세상 마지막을 불태우려 우린 만났는가
그대 볼에 뜨거운 눈물 섞어 부비노니 우리 서로 이 세상 작은 허물들일랑 덮어주고 안아주며 하늘의 서신 오는 그 날까지 한 그림자 되어 살 부비며 살아야 하리라
밝아 오는 동녘에 향기로와 기쁨이 되는 날이 되라 기도하는 오늘 입니다. 2001. 11. 1
사랑은 별을 만들고
간 밤엔 늦도록 사랑을 하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 별이 뜨고 지는 아름다움을 보았네
쏟아져 나온 별들은 소리가 되어 날아 오르고 불이 되었네
나는 비로소 알았네 별은 어디에 담겨 졌다가 황홀히 뜨는 지를
사랑은 별을 만들고 어둠을 밝히는 등대가 되는 것을
하늘에 계신 큰 님은 사랑하여 별을 만들라 하늘을 채우라 짝을 주시고 나누게 하셨네
별을 뜨게 하는 사랑을 주신 님에게 감사하는 오늘이라네.
아내라는 이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내라는 이름은
얼마나 신의로운가 집 사람이란 이름은
그 이름으로 불리워 지는 그대 들이여 오만 하지 말라 겸손 하라 사랑하라
내 그 이름으로 불리워 살다가 그대 위해 죽으리라 그리하여 살리라.
나의 나무에게 드린다
울부짖으며 내 영혼을 흔들던 새 미명의 새벽 나래 접어 떠나고
햇살 새로운 세계 연약한 날개 끝에 새 봄이 있어 이렇게 노래하는 새 둥지를 튼다
지상의 모든 것을 버림으로 빈 손이 되어 새로운 그리움으로 잎을 낸다
누군가 있어 새벽을 열고 동트게 하는가 누군가 있어 새로움으로 숨쉬게 하여 나 여기 서 연가를 부르게 하는가
나무여 나의 나무여 살아 있는 한 모든 것들 사랑 하므로 그대의 잎이 되리라 출렁출렁 춤추며 넘실거리는 그대의 숲이 되리라.
밥이 되어
밥이고 싶다 ‘누군 내 밥이다’라고 말 하지만 또 한 그러면 어떠랴
작아지고 작아져 그대 밥이 되어 그댈 살 찌울 수만 있다면 나는 기꺼히 그대의 밥이 되어 기쁨으로 살겠다
나는 그대의 밥이 되고 그댄 나의 살이 되어 가물가물 한 세상 살았음 싶다.
형 상 화
후두둑 잎새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어느덧 나는 흐르는 강물이 되어 내 속 뜰에서 피어 오르는 한 송이 백합을 봅니다
잠들었던 나무들이 빗물에 깨어 모로 돌아 눕는 소리 고요히 들립니다
내 마음의 색깔이 당신을 비추면 당신은 무지개로 떠 오릅니다
고운 우리가 되어 한 세상 수 놓아 갑니다 바람도 지나고 어둠도 보내며 따사롭고 은혜로운 지혜의 나무로 자라갑니다
날마다 꿈처럼 살았노라 말할 수 있는 오늘이 되길 염원하며 초록빛 한 줄 또 칩니다
밤 비 내리는 그늘 속 빗물이 되어 속 뜰에서 자라는 형상화 한 폭 옮겨 놓습니다.
어느 해거름에
이름 지은 적 없는 어느 계곡의 고요한 해거름에 불현듯 파고드는 소리 있어
바람소리 물소리 다 같은 소리인데 바람소리는 메마르고 까칠하여 가슴이 허기진 날은 허허로워 지지만 물소리는 촉촉히 적셔와 가득 채워놓기라도 하는 듯 다가서고픈 정이 묻어나고 항시 낮아지는 법을 가르친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로 묵은 모습들을 씻기며 가라 앉히며 떠 내려 보내며 해맑은 얼굴이 되어 두런두런 흘러 간다
흘러가는 물소리에 온 몸을 맡기면 물과 함께 자연이 되어 흘러간다 꽃잎이 되어 둥둥 흘러간다.
詩 작법(詩 作 法)
아름다운 혼 불을 찾아서 산수유 피는 계절 강을 건너 건너 뛰면서 겨울 산 앙상한 가지 곁에 서서 보았네
산 안개 속에나 묻어 올 아무도 알라내지 못한 그것을 들어야 하네
그것은 향취요 사위는 춤이요 스미는 듯 사라질 안개 그림이며 느낀 듯 잡히지 않는 바람 그림자 혼 불이 되는
한 잔의 쟈스민 향으로 피어 올라 옹알이 하는 아가의 천진스러운 눈 웃음 같은 탄생으로 쓰여지는 한 편의 불길 인 것이다.
시가 되어
어떤 사람은 장작을 패듯 화끈하고도 우렁찬 시를 쓰고 어떤 사람은 고요하고 적막한 소리로 소곤히 시를 만든다
나는 모든 그리움의 날개를 날려 미세한 소리로 오는 그 작은 그리움에서 깃털을 뽑아내는 시를 짓는다
그리움은 어둠 속에서 바람이 되어 구름을 가르고 떡깔나무 잎을 흔들고 민둥숭이 산으로 가서 거기 외로히 서걱서걱 울음 우는 억세 밭을 돌아 나온다 그리고 가을 들녘의 구절초 은 보라가 된다
은 보라 꽃잎 몇 닢 떨어지는 밤 나는 한 편의 시를 낳는다
나의 그리움의 파린들이 고요히 떨어지는 시간 한 편의 시는 음율이 된다
나는 시가 되고 시는 나를 업고 머나먼 길을 떠난다.
나무 단풍 들고
모든 타는 것들 단풍이 된다
불 타는 마음 붉게 붉게
이리도 불타는 서러움의 노래 불타는 것들 그리운 것들 결코 들어낸 속내
지는 것은 슬퍼라 지는 것은 외로워라 울음 울겄다 울음 울겄다
태우고 태우다 한 잎 남기지 않고 모두 털어내리 그리고 묵묵한 동면으로 하늘 향해 서리라
잉잉 바람 함께 울며 보낼 모든 것들 감수할 인고의 세월
새로움으로 거듭나는 저 잎새 파아랗게 돋아라 파아랗게 돋아라.
파 도
칠혹 어둠 속에서도 몰려와 부서지는 몸부림으로 달래야 하는 그는 천의 얼굴로 떠 오르는 파도 그러나 그는 바다를 떠나지 못한다
성급한 물이 결을 다투어 비켜가 쓸어지고 충돌하는 격랑 속에서 나누어 지는 숨소리들 덧 없이 소멸 되고 다시 일어서는 몸부림으로 그는 생을 엮는다
밤 바다 별이 내려와 몸을 담구면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없어지지 않는 무대 뒤로 잠시 사라질 뿐이다 그리고 그는 결코 소멸 될 수 없는 얼굴로 부서지며 또 일어선다.
@문학동네. 한민족 작가연합 게재
세느 강변에서
나에게 아무 것도 묻지 마오 들은 것으로 만족하며 꿈을 꿔라 본 것은 모두 거짓이오
한 참을 뒷걸음질 하여야 올려 다 보이는 거대한 에펠탑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작은 돛 배가 그림처럼 흘러간다 샹숑이 향기 되어 퍼지고 젊은 여인의 꽃잎 터지는 웃음소리 푸른 숲 아래의 벤치 물길 따라 노 부부의 다정한 산책의 오후
한강의 반에 반반도 안 되는 우리가 시냇물이라 부를 그러나 예술의 나라에 태어났으므로 세인들 동경의 강으로 꿈꾸게 하더라
거기 아름다움을 엮어내는 눈부신 시인이 있어 세느 강을 노래하고 보지 못한 자들의 꿈으로 영원히 흘러야 할 강 예술로 승화 된 나라에 사는 황홀한 여정의 리듬으로 흐르는 강 세느 강.
제 2 부 두고 온 하늘 (이민의 가슴)
글 작성 시각 : 2002.06.02 14:19:36
꽃비가 되어 흐르네
제 2 부 두고 온 하늘 (이민의 가슴)
임오년 새해
새 아침엔 모든 허물의 거물에서 새 날이 되는 태양으로 뜨게 하소서
한 가닥 구름 앞에서도 옷깃을 여미는 마음이게 하소서
새 아침엔 오직 사랑의 거물로 온전히 동여지게 하소서
한 잎 꽃송이의 숨결 속에서도 주의 음성을 감지하는 삶이게 하소서
그리하여 갈기를 휘날리며 광야를 뛰는 백마의 기상으로 서게 하소서
거기 아름다운 초원이 있어 평안과 사랑으로 돋아나는 꿈을 내일의 희망이게 하소서 새해 아침엔. <임오년 새 아침.2002.1.1.>
록키의 한 자락
만고의 아름다움 오늘 여기 펼쳤구나
천만년 옥을 갈아 빙하에 풀었는가
만년설 동굴 아래 억고의 꿈을 풀어 휘 젖는 옥색 물결
겹겹히 귀묘 괴암 구름도 놀라 떠나지 못하는 장군의 말굽 소린 냥 우렁차게 쏟아지는 폭포의 소용돌이
휘 감겨 흘러 묻히고 품 물 안개에 젖도록 발이 묶이네
@(캐)아름다운 서부캐나다’97년 여름호. Sea to sky 게재
두고 온 하늘 ( 이민 자의 향수)
쓸어지는 풀잎처럼 눈물 속에 두고 온 사랑이란 이름의 아픔은
붙들 수 없어 놓지 못하던 그 눈 가으로 흐르던 핏빛 노을
왔다고 아주 온 것도 아닌데 천만리 하늘 넘어 귀를 세우는 것
정녕 시간이 흘러 세월 되면 아픈 종기는 살이 될까
아무도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은 모두 세월이 알아 한다고
오오 붙들고 놓지 못하는 아롱드리 가슴아 그대 아직 목 말라 불붙는 눈시울이여 안개는 바다로 바다로 흘러가구나.
@한맥문학 6월호 (캐)코리아나신문 3월 7일 게재
하늘 아래 마지막 동네
천상의 기온을 내쉬는 심오한 안개 속 청록의 에매랄드 조약돌 안고 굽이치는 계곡의 저 광활한 물소리야
이끼 낀 거목은 태고의 전설처럼 서고 누웠다
아름다운 자연의 나라 입이 없어도 눈빛으로 살아지는 나라 법이 확실한 나라 그리하여 초인들만 사는 나라
하늘아래 마지막 동네 그리워 오는 자여 가슴을 털어 맑게 천사 된 자만 오라 행여 이 자연 질서 부서질까 두렵구나
아득한 수평선 저 쪽 꿈결 같은 저녁노을 피어 오르면 파노라마 펼쳐지는 시시각각의 저 구름 조각들
천상의 기운이 감도는 자연의 나라 낙엽의 나라 캐나다여 !
@(캐)sea to sky 6,7월호 게재
철새
까딱하면 눈물이 되고 말 한 가닥 향수 거두어 잉글리쉬 베이 갯바위에 걸쳐 놓고 본면
누군들 모르랴 저 갯바위 갯내 속에 스미는 혓바늘 돋는 가슴을
비가 내려 그립고 바람 불어 아쉬운 것들 햇살 눈부셔 눈물 그렁그렁
스텐리 팍 이끼낀 거목의 전설 같은 아침 위에 안개는 스며들고 젖은 가슴 그대 살 속 깊이 엉긴다
혼미한 너는 국적 없는 철새 오늘도 눈시울 적시는 찬란한 아침이다.
#잉글리쉬 베이: 캐나다 밴쿠버 다운타운 끝과 스텐리 팍 입구에 있는 바다의 자락. #스텐리 팍: 캐나다 밴쿠버의 다운타운 끝에 태평양 바다를 끼고 앉은 자연공원.
@(캐)밴쿠버조선 01.3.24 게재
삶의 언덕에 서서
산다는 것은 그렇더군요 기쁨 보다는 슬픔이 더 많다는 것을
짧은 기쁨에 뿌리 깊은 슬픔을 간직하고 우린 산다는 것을 힘겨워 하지요
힘든 슬픔을 몇 번이고 넘기면서 그래도 짧은 기쁨이 휘돌아 주기에 희망이란 반짝이는 눈 부심에 세찬 바람을 일으켜 보는 일이지요
어느날 산다는 그런 것이었구나 알아지다 보면 그리 기쁨에도 슬픔에도 지우쳐 바라보지 않아도 되어가는 것이지요.
@캐나다 코리아나신문 ’97.11.27게재
생의 노을
석양 가득 찬 하늘 저 쪽 무언의 깃발 흔들리었지만 나는 그걸 외면 했었네
이제 그 깃발 나붓기는 소리 나는 들어야 하네
아이들 자라 웃음처럼 떠나고 인생의 저녁이 소롯이 젖어와 불 붙듯 타오르던 열정도 이제 그렇게 보내야 하는가
저기 저 푸른 잎새들 햇살에 반짝이고 먼저 떠난 님들의 온기 스치는구나
오, 나의 달빛 같은 내음도 세월 속에 묻어 날까
그 좋던 시절도 한갓 저녁처럼 고요히 밀리어 오네 그려.
@(캐)코리아나신문 .(캐)주간씨티’97.8월호 게재
살아가는 것은
겨울 비 내리는 태평양 언덕엔 어둠도 쉽게 내려 천지엔 비 소리다
안개비는 소르락 거리며 향수를 끌어 내리고 뜨거운 차 한 잔이 제격인 오후의 그늘에서 인생의 숙제를 풀어 본다
생각하는 것이 고뇌인 줄 모르기라도 하는 듯 고뇌하며 생각에 잠겨야 하는 이율배반 적인 사고 속에서 인생은 풀어가는 것인가
사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란다 사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지
언제나 동전의 양면처럼 희비가 엇갈리는 가슴 자락엔 파아란 불꽃 같은 희망 찬 분노가 일어 서구나.
@한맥문학6월호 (캐)밴쿠버조선 게재
노을 같은 눈물
애닲은 가슴 가지 끝에 걸어 놓고 길을 떠난다
구름은 여전히 흘러가고 강물은 시간 곁으로 은빛 노을처럼 눈물이다
누가 물어 올까 누가 대답 하려나 인생 길은 늘 혼자다
아픔은 세월 약으로 치료하는데 저미는 가슴은 눈물로 씻어야 하나
너와 나는 길을 나섰고 식힐 수 없는 뜨거운 가슴 서로를 안타까워 하면서 어루만지길 두려워 해야 하는 시간을 바라보는 애닲은 눈물.
@한맥문학 ’96.6월호 (캐)밴쿠버조선 게재
인생은 홀로 나는 새이다
천지에 어둠이 내리고 밤 비가 온다 뚜벅뚜벅 가슴으로 걸어 들어오는 빗소리
세상 어디에도 어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 오직 홀로 인 밤 비 내리는 밤의 정적 인생은 홀로 나는 새인가
하얀 그리움이 밤 안개 되어 젖어 오면 더 더욱 홀로 임을 그림자 없이도 더 잘 보인다
가는 자도 남은 자도 그 주검 앞에서 철저히 홀로 임이 더 잘 보인다
산다는 것은 미련 없이 벗어 던질 수 있는 겨울 나목처럼 그냥 버릴 줄 아는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지나쳐야 하는 일
모든 차원을 넘어 오직 유유히 혹은 고요히 인생은 홀로 나는 새 인 것이다.
아름다운 날의 추억
사는 것이 무엇인지 그 좋던 날도 속절 없이 가고 비비고 엉기는 정들만 남아 이제 저 반짝이며 털어내는 은 비늘 같은 물결만 잔잔 하고야
숨죽여 그 날들의 기억을 들추어 봐도 몇 조각 구름처럼 얼기설기 그려졌다 사라지누나
새 것이 아무리 좋다 해도 햇빛 아름답던 그 날들의 사금파리 풀잎 담은 접시만 할까
왔다가 사라진다 해도 한 움쿰의 그날의 소리들 붙들고 놓지 못하리.
심연의 파도
불티가 날아 오르듯 저 타오르는 동녘의 화성 뒤 쪽
미열을 이고 빠져나가는 초생달의 가날픈 허리여
이 아침 피어나는 온갖 생명을 위하여 내 좋은 모든 것을 체념한다
치솟는 불꽃 같은 열망 뒤 이어 나붓기는 이끼낀 고독의 침묵으로
바람이 일 듯 다가왔다 사라지는 심연의 파도 속.
불 꽃 놀이
찬란하게 빛나는 환희구나 아름답던 꽃들도 잠시 내게서 사라지고 온 통 너의 불꽃으로 혼미한 가슴은 소리치는구나
하늘 가운데 터지는 폭죽 그 절규 무거웠던 속앓이를 뚫고 내 품는 절규 속으로 흐르는 검은 빛 속의 하얀 빛
온 통 찬란하구나 온 통 환희로구나
날아가 버린 빛의 소리였구나 모두가 세상 것이 였구나 한갓 불꽃 놀이 였구나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온유한 달빛 참 아름다움이구나.
(캐)코리아나 신문 ’98. 4.게재
Garage sale(가라지 쎄일)에서
진 풍경이다. 버리는 쪽에선 하찮은 것들이 참으로 내 것이 된다.
어제 소중했던 것들도 오늘 한 낱 잡동사니로 내게서 떠나 보내면 내일 너에게 소중한 가슴이 되구나
인생은 쳇바퀴 돌 듯 돌아가며 나누어 살아지니 크다 작다 아웅다웅도 도토리 키 재 듯 그게 그거로구나.
((캐)주간씨티 10월호 (캐) 코리아나신문(수필과함께) 게재
연 어
긴 여로로 열려져 있는 생을 위하여 떠나야 한다.
필사의 조건이 무언지 모른체 본능의 회귀로 순회하는 삶이 그의 몫이다.
탄생을 위하여 축복의 파도를 타고 세레나데 혹은 장송곡의 연미복을 걸치고 소금보다 더 짠 눈물을 마시며 혼신의 힘으로 솟구쳐 돌아와야 한다.
미끄러지듯 흘러내려가던 그 연가의 길목에 이제 돌아와 눕는 피곤의 세월
새로운 탄생을 위하여 필사의 회귀로 생을 엮는 영원히 불리 울 아득한 그의 이름 연어 !
거 미 줄
하늘 공간에 인생을 달았네 비단 줄 엮어 이슬처럼 투명하게 운명을 그리네
호랑나비 걸렸네 저것 좀 봐 떨치고 날아가네
운명에 도전하는 자 가시밭길을 두려워 않네
운명에 순종하는 자 조용히 거미줄에 이 한 몸 바치네
높이 나는 새 세상을 많이 보네 그러나 정답 없는 이 세상 영원한 것은 결단코 없다네.
제 3 부 내리는 것과 오는 것
글 작성 시각 : 2002.06.02 14:36:37
꽃잎이 되어 흐르네
제 3 부 내리는 것과 오는 것
기 다 림 1
기다리다 잠들면 꿈 속에서 만날까
들리는 듯 애틋함 심장을 녹이구나
해 지고 달 뜨면 오시려나 비 내려 드디시나
발길 돌려 행여 떠나실라 일어서는 애간장
싸리문 밖 마음을 걷어 올 수 없습니다.
기 다 림 2
잊은 듯 찾아 드는 그리움도
없는 듯 감겨 드는 안타까움도
애절한 귀기울림에 조여 오는 가슴도
하루가 천년 같은 긴 여운으로 천년이 하루 같은 아쉬움 입니다
별아 나의 별아 오 내 사랑이여.
나 그리고 너
보고파 눈 감으면 언제나 다가와 내 앞에 서던 함박꽃 같은 너의 미소 오늘도 나는 눈물 같은 그리움으로 너를 붙들고 우리는 숙명 같은 슬픔을 나눈다
불을 밝혀야지 영원을 꿈꾸던 빈 자리에 들꽃만 외롭다.
내리는 것과 오는 것
하늘에서 내리는 것은 모두 아름다워라
봄이 그러하고 빗소리가 그러하고 육각형 흰 눈꽃 나비가 그러하고 내 영으로 오신이가 그러합니다
꿈으로 오는 모든 것들은 서글퍼라 서글퍼서 외로운 꽃잎이 되는 것
내리는 것은 그냥 받는 것이요 오는 것은 나누는 것이니 더 넓은 마음 이어야 겠습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달빛 아름답고 큰 나무가 드리운 밤에 그날 그 밤이 내게 말했습니다. ‘종은 누구를 위하여 울리나요?’
그리고 별들이 총총히 사라지고 여명이 밝아 왔습니다. 그날 그 새벽이 내게 말했습니다. ‘세상엔 완전한 것은 없어요.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린 답니다.’
이젠 저 종소리 그대 위함이니 맑고 아름답게 들어야 할 귀 있어야 하리 그대에겐 의무도 권리도 주어진 것
달빛도 흘러가고 별빛 사라진다 하여도 사랑하는 가슴 끼리 닿을 수만 있다면 태양은 오늘도 힘차게 그대 가슴에서 떠 오른 답니다.
늘 샘
양지로 흘러흘러 마른 풀 혼곤히 적시는가 잎새마다 영그는 이 아침
시가 되는 말씀은 노래로 흘러 은 물결 파고로 흔듬이여
늘 푸르르 마르지 않는 샘으로 영혼을 불 사르고 새가 된 숲 속의 비상이다
서럽고 가난한 걸음들 애써 보듬어 내는 잔 물결로 그저 물이길 원하는 온유한 은류의 샘이다
나 지나는 길 한 그루 정자나무로 그늘 지워 사시로 흐르는 맑은 물 되어 구름도 띄우고 바람도 잠재워 꿈꾸게 하리라.
@늘샘 반병섭(평소에 존경하는 시인이시며 목회자이심)님의 ‘타인의 창’ 초대시로ㅡ
봄
녹색의 비가 대지를 푸르게 칠하면 바람 속에 봄이 묻어 오고 수선화 꽃술이 벙그는 소리 쟈스민 향기 감겨 내리고 계곡의 물소리 음계도 달라진다
하늘빛 고와 햇살 눈부신 창가에 서면 언제나처럼 달려와 안기는 산수유 민들레 진달래 개나리 제비꽃 그리고 은빛 비늘을 털어 도란거리던 시냇물 아 고웁던 유년의 내 친구야 지금 쯤 어디 메서 이 아침 봄 꿈을 꾸는가
채워지길 기다리는 그릇처럼 봄 가고 여름 가고 가을 겨울을 보내면서 언제나 봄이 오면 또 다시 새로운 꿈을 꾼다
바람 속에서 봄은 오고 꽃잎 벙그는 소솔한 소리 꽃술 흔들리는 향기에 취하여 내 마음 속 하얀 새들이 꽃잎을 먹고 있다 노랑노랑 꿈을 꾸면서.
불망의 봄 날
바람 부는 가지 마다 돌아와 나붓기는 꿈의 소산아
한 조각 햇살에도 가슴 떨리던 날들의 미끄러저 흘러내리는 소리, 소리야
머나 먼 곳에서 오는 새벽의 흔들림은 시샘 하는 꽃바람처럼 가다 말고 돌아오게 하는 힘을 알려나
삼월의 저 고운 눈발은 왜 가다 말고 돌아 왔을까 내 철부지 동구 밖 뛰놀던 시절도 여기와 서게 할 수는 없을까
그 날이 보인다 설레여 숨 죽이던 시간들
무지개 빛 추억이란 이름으로 솟아나는 불꽃 같은 그리운 것들 아, 불망의 봄 날은 知命의 나를 꿈 꾸게 하는가.
@코리아나(캐)신문’98.3.게재
살아가는 소리
오고 가는 것은 살아 있다는 말이려니 정이 묻어 나고 죽자 살자 하여도 살아 있으므로 다시 보는 일이다
나 오늘은 빗소리가 되어 젊은 그들의 잎파리에 내려야지 내일은 바람이 되어 하늘로 올라 님이여 안녕 휘파람을 불고 소리 없는 나라에서 안식해야지
창 밖에 빗소리 아이들 소리.
그대 낚시터
휙, 물 속으로 곤두박질 하는 찌를 나꾸어 채듯 제친다
이 손 맛이라니, 손 끝에 묻어오는 붕어의 탄력 있는 몸짓일까 이리저리 물살을 가르며 종횡무진으로 원을 그리는 붕어
어쩌랴 내가 너를 낚았구나 가느다란 낚시대가 활이 되어 휘청거린다
월척은 좋게 되려나 어유, 저 힘 좀 봐
드디어 지친 몸을 바닥에 맡긴다 바구니 하나 가득 강물이 들어 온다
이른 아침 안개 속의 커피 한 잔이 재격이라 말하던 그대
그대 낚시터 오늘도 여기 있다.
군인이 된 아들
나라의 부름이라 했다. 국민의 의무라 했다.
아들은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신의 인내를 시험하고 있었다.
첫번째 편지에 밤의 생각과 아침의 느낌이 또 다른 힘든 여정을 눈물처럼 말하여 누이를 울리고 우리를 울렸다.
다음 편지에 필사의 인내로 최선을 다 하였더니 최선이라는 이름으로 기쁨 같은 사막에 여린 꽃이 피었다 한다.
인생은 인내의 꽃이라는 것을 아들은 알아가며 조금씩 사나이가 되어 갈 것이다. 그리고 길고도 긴 인내의 터널을 지나 남자로 돌아와서 살아 있는 날까지 인고의 계절에 피웠던 꽃을 훈장처럼 회고하며 삶의 길에 동반하리라. 여느 대한의 사나이가 했던 것처럼 그렇게ㅡ.
선택의 귀로에서 (아들에게)
인생은 늘 선택의 귀로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고뇌하며 승부수를 갖게 된다
자아가 너무 강하다 보면 남도 다치고 나도 부러져 상처를 받게 되는 것
아들아 때론 젊음을 고뇌하며 인생의 길을 걸어 나가는 것도 멋진 일이다 낮아지고 약해지는 데서 높아 지고 강해지는 삶의 자세를 배워가는 것도 또한 대단한 도전적인 멋진 일이다
하루를 천년 같이 하얗게 밤을 지새운다 해도 선택의 길을 열어 갈 수만 있다면 하루가 천년이 되어도 좋으리 그래서 밤이 없다면 아침도 없듯이 오늘이 있어야 내일이 있고 어제가 있어서 오늘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날이 되거라 그리고 만약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이 있다면 신은 너에게 내일을 감추실까 두려워 하길 바란다.
자식이란
애물단지라 어른 된 지금이나 어린 그 시절이나 부모 가슴엔 큰 못이라
무 자식 상팔자란 말 오죽하면 나왔을까 앉으나 서나 염려라
내 속에서 나옴인가 왠 욕심인가
부모 마음 자식이 어찌 알랴 지 부모 되어 그 마음 알랴마는 그 때는 또 제 마음이라
인생 사 쳇바퀴 돌 듯 돌아가며 제 생각만 하는구나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 주고주고 퍼 주며 그저 살아가는 일.
@(캐)밴쿠버조선’01.5.27 게재
세상만사
구관이 명관이라지 않던 살아 갈수록 옛 어른들의 말씀 어찌 이리 가슴에 닿을까
앉자 주고 서서 받는다지 않던가 세상 갈수록 힘들지 않니 그렇지만 세상만사 새웅지마라는 말도 있지 글쎄 앞 동네 설이네 보렴 눈물 흘려 아팠던 가슴 그 말 하고 살 날도 있지 않던
얘들아 행여 이 에미 말이 머리에 맞지 않더라도 가슴에 잠시 담았다가 보내려므나 머잖아 너도 이 말 하며 살 날이 필시 있으리니.
웃 음
묘약이다 설한 폭풍도 살랑이게 하고 엄동설한도 녹여 고운 봄 깃이 되게 한다
뱃속에서 솟아 오르는 기운은 목구멍을 간지럽히며 옆구리를 흔들며 쫓아 나온다
그 웃음의 빛깔은 입술을 열어 소리 내게 하고 초생달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
세상을 조금만 보면 많은 웃음을 얻으리
초생달 눈으로 묘약을 마시며 고운 노래처럼 살고자 하여라.
(캐)밴쿠버조선 01.9.1 게재
어머니의 섬
어머니 당신의 섬에는 눈물 꽃 보다 더 짙은 가슴 꽃 향기가 언제나 묻어 납니다.
멀리 돌아 돌아 이제와 서더라도 항시 그 내음 가슴으로 젖어와 당신의 섬에 또 엎드립니다.
언제 돌아와 안겨도 싸매고 덮어 주시는 눈물
안겨 오는 것으로 안도의 가슴이 되는 기도의 하루를 건너는 어머니
당신의 가슴 꽃 피는 어머니의 섬에 한 송이 꽃으로도 만족하게 갈 수 있고 곁에 계셔 부를 수 있게 하여 주신 오늘에 감사합니다.
어머니 내 어머니 부디 만수무강하소서.
그리운 형님
빗속에서 낙엽은 지고 비발디의 음율이 비 사이로 지나갑니다.
보고싶다 그리웁다 비가 되어 내립니다.
시간이 세월 되어 두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생활이 그리움보다 강하다지만 쌓이는 그리움은 진한 강물이 되어 흐릅니다.
사랑으로 앓으시는 형님 사랑 속에 갇히시고 그리움에 앓는 마음 별이 되어 뜹니다.
오소서 강한 것 떨치시고 일어서는 여유를 기다림 속으로 등불처럼 떠나오소서.
크리스마스 츄리로 온통 아름다운 계절이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보내고 오늘에야 글을 보냄을 용서하이소. 늘 가슴에서 한 그리움처럼 형님을 묻고 있었음은 아시리이다. 늘 비가 내리고 밴쿠버는 젖어있습니다. 쉬 오소서. 오래 기다리면 별이 되어 떠나가오니요. 부디 오시는 날까지 평안하시고 주님의 은총 가득 받으소서. <겨울 비 속에서>
전설 같은 위패 한 장
어느날 내가 나무로 서 있을 때 한 점 바람으로 그는 왔다.
흔들어 돌아나가며 잎을 매달고 꽃을 피웠네. 그러나 향기로운 과일을 따기도 전에 아, 가엾은 나무는 앓고 말았네. 열매는 익기도 전에 떨어지고 통곡하는 바람 앞에 시들고 말았네.
어느날 전설 같은 위패 한 장 바람에 날리며 익지 못해 씨가 될 수 없었던 것 원점으로 돌아 무로 남겠네.
원래 무 였으니 무로 돌아 가는 것이 시작과 끝의 의미라면야
슬픔은 늘 슬픔끼리 모여 눈물도 기쁨처럼 삭이며 살아야 하겠네.
@문예춘추 ’96.9월호 (캐)한국일보’01.9.8 게재
오수의 꿈 소리
비가 옵니다 차창에 내리는 빗소리 고요 속에 꿈을 꿉니다
사랑했던 날들엔 꽃이 되어 흘러 갑니다 슬펐던 날들엔 이름 없는 초라한 돌이 되어 묻혔습니다
누군 꽃이 되고 누군 돌이 되는 길에도 늘 비는 내리고 흘러 갔습니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했고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나뉘었습니다
그저 욕심 때문에 옳고 그럼을 따지는 희비의 장난을 합니다
부정 보다는 긍정의 길로 가야 할 것입니다 절대 고독의 독백 보다는 조금 모자란 듯 히들히들 살아가면 누구들 와서 채워 줄 것입니다 그냥 고맙다 받으십시오 복이 될 것입니다
비가 옵니다 기다리는 시간 깜빡깜빡 조는 오수의 꿈 소리 였습니다.
제 4 부 꽃잎이 되어 흐르네
글 작성 시각 : 2002.06.02 15:00:33
꽃잎이 되어 흐르네
제 4 부 꽃잎이 되어 흐르네
외딴 방
소외된 자들이 모여 사는가 그리운 것들을 잊지 못해 애절이는 밤의 소리들이 돌아 나가고 아직도 잠은 먼데 외딴 방 깜박이는 등불 멀리 개 짖는 소리
아직도 잠은 멀고 창호지 문설주 넘어 빠져나가는 새하얀 한숨
소리도 빛깔도 없는 외딴 방 소외된 자들은 스스로 빛깔도 소리도 낼 수 없음으로 영혼을 바쳐 무채색의 그리움을 그려 나간다.
갈 대 숲
지금쯤 갈대들 바람들 함께 섞어 서걱서걱 울음 울겄다
청명 하늘엔 구름 둥실 떠 가고 바람 깃든 갈대 숲 서걱서걱 울음 울겄다
누가 와서 함께 어깨 곁들여도 마른 풀 내음 목에 감기고 버석버석 말라가는 가을 대궁들
지금쯤 갈대들 바람들 함께 섞어 서걱서걱 울음 울겄다.
내 속의 그대
멀리 있어 더 그리운가 이 토록 가슴 저미는 세월을 셈하며 하얗게 새우는 밤으로 새벽을 맞는다.
여명을 깨우는 저 새소리 가슴 위로 동동 떠 가는 소리로
봄이었던 그 어느 날도 가을 되어 떨어지고 오고 가는 순리 속에 던져두라 하였지만 그래도 목 몰라 흐려지는 눈시울
그대 아직도 내 속에 사는가 멀리 두어도 멀리 있지 못하는 내 속의 그대.
꽃잎이 되어 흐르네
어느 햇볕 좋은 날 내 무덤가에 앉아 울 그대 한 손엔 술잔 들고 한 손엔 시집 한 권 흐르는 눈물로 시 한 수 읊겠네
흘러 바다로 간 아롱진 약속들
한줌의 재가 되는 세월에
바람처럼 서로를 바라보는 강 멀리 하늘이 되어 떠가고
이제 돌아와 보덤고 싶은 가슴 꽃잎이 되어 흐르네.
꽃 비가 되어
목련 한 송이 떨어지는 일몰하는 강가에서 꽃 피던 그 시절의 향기를 맡는다
솔바람 차 한 모금 음미하던 저문 날 눈물 없이도 울어대는 가슴을 기대며 떨리는 손 끝으로 찍어 내는 아픔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 상처로 남으리라
꽃 같이 좋았던 날의 기도도 꽃 비가 되어 떨어져 흘러 흘러 가 버린 오후의 그늘
그 날은 다시 오지 않으리 결코 오지 않으리
푸르르 슬픈 안개는 넘치는 물결로 아득한 섬 하나 띄우리라 사랑이란 이름으로 눈물 만큼 아픈 일몰의 순간 같은.
사 연
화염 속에서도 불타지 않는 깃발들 떨구어도 떨어지지 않는 촉수들 이것들은 모두 가슴에서 살고 있었다
세월 약으로도 치료 되지 않는 것들은 늘 가슴에서 앓는다
죽어 한 줄의 비석에나 남길 빛깔 좋은 이름이사 부질 없는 티끌 같은 것
달빛에 기대 선 내 그림자 이토록 무거운 저녁.
바람이 되어
바람처럼 그렇게 흘러간 오후의 그늘에서 눈이 부시도록 또한 그렇게 울어 대던 하늘 자락에 차마 붙들지 못해 잡지도 못한 차가운 손
나는 말하고 싶었다 밖으로 나온 소리가 의미가 되는 것이 두려웠다
그 여름날은 가고 누군가 있어 소리의 의미를 알아지는 날 한 움쿰의 눈물 같은 것 뜨겁게 뿌리며 여기 이렇게 나는 설 것이다
돌이키고 싶지 않은 것들 모두 지우리라
바람 한 점 고요한 수평을 흔드는 일쯤 더러는 지나치고 더러는 흘러 보내리라 세월이 말해주는 삶의 지혜를 따라 어깨에 스치는 바람이 되어 그렇게 가리라.
선운사 동백
솔바람이 분다 향기처럼 감미롭다
나는 솔바람을 그리움의 시작이라고 했고 그는 향수의 끝이라 했다 나는 늘 시작하고 싶어 그리워 한다
우리 모두 그리움의 동산으로 올라 눈물이 나도록 그리운 것을 그리워하자
밤비 내리는 겨울 저녁 등불이 되어 오소소 추운 그리운 것들 모여 솔바람 차 한 잔 나누던 눈빛으로 떠나 볼거나
선운사 동백은 붉게붉게 떨어지고 있겠지.
세월이 가면
사랑했던 날들을 불태우고 돌아서는 저무는 가을 낙엽도 지고 한줌 재로 사랑도 지고
오늘은 시월 보름 참 달도 밝아라
아무 것도 줄 수 없어 나눌 수도 없던 돌아서는 그림자
절규하며 애절애 하는 소리 뒤로 두고 인간의 푸른빛을 보구나
아름답던 그 날들의 해맑은 빛들이 이렇게 처절한 검은 빛이라니
바람처럼 흘러가는 인고의 계절들 세월 속에 묻어가며 미움도 슬픔도 그 사랑의 흔적 마저도 그렇게 잊어 가며 살아가는 것이 세월에 점 찍는 일인가 싶다.
갈망과 갈등
어쩔거나 시방 울렁이는 뼈 속 까지 저려오는 울음의 속 까닭을 나는 정녕 몰라라 할 수가 없네
때론 빤짝이며 혹은 젖어오던 그 눈물 같은 웃음 뒤에 휘감기던 휘안한 방울 빛 사연을
어쩔거나 시방 이 가슴으로 그 찢어질 듯 절규의 소리 받아야 하나 사랑은 정녕 이렇게 보내야 하나
세월은 시간을 옮겨 놓고 절규의 사연도 가져 가려나 세월이 약이 되어 저렇게 흘러간 후 우리는 은빛 노을이 되어 온유한 미소 속에 서로를 보아야 하리 그것이 사랑이기에.
오 사랑이여
사박사박 걸어오는 소리 들린다 인생이
목숨보다 더 끈질기게 물어 뜯으며 차라리 절규였던 환희의 그림자 폭풍 뒤의 그 평온을 두려워하는 그는 너는 날아가버릴 새 같아 내 낡아 버린 새장을 고칠 여유를 주렴 나는 내가 두려웠다 내가 아닌 내 안의 내가 두려웠다 약속을 지킬 손가락을 내밀지 못하고 내 안에 꿈틀대는 세상을 보았다
핏빛 노을이 서녘 하늘을 덮던 날 이별의 쓰디쓴 입맞춤을 하고 하얗게 미쳐버린 그를 나는 보았네
그가 아닌 그가 나를 할퀴고 내가 아닌 내가 몸서리를 친다
사랑은 그렇게 갔다 연민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시간이 세월 되어 강물 곁에 고이 눕는 날 하늘 어딘가에 민들레 홀씨처럼 떠돌던 사랑하나 또 다시 올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기에.
@월간문학 00.11. 한민족 작가연합 게재
정묘년 겨울
저기 저 눈바람 속엔 검붉은 분노의 파도가 일었고 새하얀 천사의 노래로 춤추는, 그래서 아무도 알아내지 못하는 눈길을 걸으며 그의 가슴이 되어 울어야 한다
내 눈물마저도 그에게로 가서 기쁨이 되던 햇빛 하얀 그 날은 이제 오지 않으리 시처럼 살자 손가락 걸던 속살에 뚝뚝 흐르는 핏빛 노을
눈에서 멀어지던 바다 가슴에서 멀리 하늘이 되어라
이제 추억의 그늘진 가방에서 툭툭 털며 걸어 나와 분노의 파도를 잠재울 수만 있다면 오, 사랑이란 이름으로 새겨진 황홀한 상처여.
@월간문학 00.11 . 자유문학 00. 봄 호(35호). 한민족 작가연합 게재
코모레이크의 저녁
듣고 싶다 피아노시모로 내려 앉는 그대 이야기 말 하고 싶다 그늘진 호수의 물결을 열어
산다고 다 사는 것은 아니다 사랑 한다고 다 기쁨은 아니다 뜨거운 가슴 열었다 해도 다 불타는 것은 아니다
세월은 가고 흔들리는 물결 위에 쓸어지는 그 가슴 어찌 잊었노라 말할 수 있는가 눈물 만큼 자라 올라 하늘로 하늘로 커가는 내 노래
너는 잠 속에서 시작하고 거울 뒤에 숨는다 그리고 꽃잎이 되어 흩어지고 날아가는구나
내 노래의 메조포르테처럼 아직 잠들지 않는 기억으로 그 어딘가에서 흔들리는 그대 종소리 들리어 온다 꽃잎이 되어 나붓기면서.
@코모레이크; 캐나다밴쿠버 코키틀람 동네 가운데 있는 아름다운 작은 호수. @서울여성문예 2000.가을 호. (캐)밴쿠버조선 게재
<사랑 법2000> 주는 것은 이미 받은 것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복했고 즐거웠나니 그대여 감사하라
사랑은 주는 것 한 없이 주고 싶은 것 그대의 웃음으로 이미 보상 받은 것 그리하여 더 주고파 찾아 헤매는 것
사랑을 시작한 그대여 이미 너는 사랑의 빚진 자 여든 사랑했으므로 벌써 보상 받았으며 더 받고자 함은 많이 빚진 자 되는 것
거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새하얀 마음으로 주고 또 주는 것으로 기뻐하라 더 받고자 할 진데 사랑은 떠났네
원망하는가 부끄럽구나 분노하는가 가증하구나
그대여 사랑하였노라 가슴을 열어 미안해 하라 그리고 못다한 행복까지 빌어 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네 내 눈에 눈물이 흐르는 시간에라도.
제 5 부 육신 속에 갇혀서
글 작성 시각 : 2002.06.02 15:27:07
꽃잎이 되어 흐르네
제 5 부 육신 속에 갇혀서
갈 망
그댄 말하네 눈으로
살며시 두른 뜨거운 손 가슴으로 받으며 그대 손 꼬옥 잡고 싶으네
저 고운 새소리 언덕을 넘으면 무슨 색깔로 피어날까 물어 본다면요 아, 속되다 부끄럼이 되리니
작은 보임은 큰 안 보임에서 온 것이기에 눈빛으로 말하는 진실에게 가슴으로 답하네 뜨거운 미소로.
그는 사랑 이시라
혓바닥이 둘이 있어 괴로운 가슴은 두 갈래로 말하여 늘 슬프다
죄 없다 하는 그대 안의 그 죄가 그러한다
태초에 죄에 대하여 밝아진 마음은 오늘도 지능 도를 높여 부르짖는다
안다고 하는 교만한 내 마음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 하였거늘 임의가 아닌 그 님의 뜻이길 원하라
숨길 수는 있어도 안 할 수 없는 뜨거운 한마디 안개 속 같은 아련한 사랑한다는 그 말입니다.
은혜 하는 마음은 언제나 황홀입니다. 앉고 서는 일상이 기쁨입니다. 살프시 다가서는 그대 숨결은 오늘도 내일도 가슴 떨리는 설레임입니다.
마음의 창
어둠 속 모든 문 닫혀 있을지라도 내 마음의 작은 창 하나 열려 있다네.
세상 빛 어둠에 잠겨도 내 작은 창으로 들어오는 빛 밝고 오묘 하다네.
그 속에 값진 진주 있어 알알이 꿰는 자 자기 몫이라네.
세상 이야기 끝이 있지만 진리 가운데로 흘러가는 그 이야긴 깊고 푸른 하늘 강 건너 내 님 계신 곳 다리가 된다네.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님
시간이 시작 되기 전 태초부터 말씀으로 계시던 분
만유 보다 크시므로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분
그는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며 우주 만물에 가득 하신 분
능력의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시고 만물을 붙들고 계신 분
그는 하나님이 시니 말씀 하나에 천지가 일어 서니라
그가 인간을 구원 하시려고 육신을 입고 오셨으니 예수라
그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 시오 그 본체의 형상이 시더라. 아멘.
각 사람에게 비취는 생명의 빛
죄의 담으로 어둠 속에 있던 인간에게 빛으로 오신 예수님
각 사람에게 생명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 영이신 하나님이 육신을 입고 어둠 속으로 빛이 되시어 오시었더라
혼돈과 흑암 이던 것에 말씀으로 빛을 주신 것 같이 죄의 담으로 어둠 속에 방치 되었던 인간에게 생명의 빛으로 오셨으니
누구든지 귀 있는 자는 들을지니 빛 가운데 거하며 참 빛의 진리 속에서 신령한 은혜를 소유하는 기쁨이 되자.
세월은
남의 서러움도 내 것 인 냥 서럽고 남의 즐거움도 내 것 인 냥 즐거워 지는 건 예쁨 마음이라 그런 건 아니야
남의 영광도 샘나고 남의 애통도 더러 고소하던 땐 그래도 젊음이라 시새움도 많고 희망도 가슴 넘치게 발 돋음하던 시절 이였지
그렇게 나르던 날들도 지난고 이젠 모든 게 둥글게만 보고자 하여지니 지난 세월 그냥 흐른 건 정녕 아니네 그려
세월은 어린 아이를 키우며 열매 맺는 가을을 익히고 자기를 되돌아 보게 하는 명철하신 그 님의 눈빛 이였네.
@한맥문학 6월호 (캐)한국일보 ’01.5.6 게재
오랜 기도
새벽을 열어 동트게 하는 이여 새들을 지저귀게 하고 이슬을 굴리는 이여
오늘도 예쁜 입술만 열게 하소서 떨어지는 말들은 진주가 되게 하시고 움직이는 그림자마다 빛이 되어 일어서게 하소서
누군가를 닮고 싶어 걸음마 하고 옹알이 하는 것들 모두 당신이게 하소서
하늘을 열어 별이 뜨게 하는 이여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 돌아오는 탕자의 길에 밝음이 되는 이여
오늘에 감사할 수 있는 기도만 하게 하소서 얻는 것 마다 희락과 화평으로 주는 것 마다 자비와 양선 이게 하소서
나아가는 길섶에 오래 참아 온유와 절제의 꽃이 피게 하시고 날마다 기쁨으로 주를 증거 하는 자녀 되게 하소서.
육신 속에 갇혀서
풋감 떨어진 풀섶에 실뱀 한 마리 떠나지 않아 나 또 한 떠나지 못한다
오가는 발길을 모두 붙들고 조각난 혓바닥으로 오늘은 무엇을 도모 하려나
햇살은 깊은 수렁처럼 붉고 구원의 하루는 길기만 하구나
세상은 육신 속에서 꿈틀거리고 벗어 버리자 산 속 기도는 눈물이다
가도가도 실뱀 한 마리 갈라진 혓바닥으로 뜨거운 춤을 추고 이제 그만 비상의 몸짓으로 육신의 두터운 허울 벗고 싶다. 벗고 싶다.
밀고 당기기 1
여자란 늘 모자라서(혹은 지나쳐서) 응석으로 시작하여 투정으로 꼭 한바탕 불꽃을 튀기고 보면 막막한게 그냥 저 양반 모습이 좁쌀 만큼이나 작아 보이고 마냥 슬픔이 모여 가슴이 저리다
서러워서 울고 구겨져서 울고 눈퉁이 팅팅 붓게 울고 보면 저 곰탱이 양반 띵 해져 있는데 오늘 밤 안으로 풀어야 하리니
눈물 섞어 안기고 보면 토닥이는 넓고 큰 손등이 태산 만큼 자라서 언제 좁쌀이었나 싶게 따뜻하다
‘분을 품고 침상에 들지 말라’ 가슴에 주신 이 큰 은혜 말씀 부끄럽지 않게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하리.
@밀고 당기기 = 부부싸움
나의 잠언 하나
고기가 썩지 않으려면 소금에 절여지고 얼음에 채워져야 하는 것처럼
오늘의 내 고통이 내일의 희망을 위함이라면 나는 오늘의 이 고통의 뿌리 깊이 까지 감사하며 더욱 더 겸손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나의 잠언 둘
어느날부터 인가 밤 하늘의 별을 세지 않았고 꽃들의 웃음을 붙들지 못하고 입술에서 노래를 잊고 있었다면 가슴에서 행복을 가리고 있는 탓이다
행복은 금고를 여는 것이 아니고 마음을 여는 것이다
마음을 여는 것은 황금 열쇠가 아니고 사랑이다
사랑은 비움으로 채워지는 무의 경지이다.
나의 잠언 셋
하찮은 작은 불씨가 낱가리를 태우고 집을 태운다
불씨가 커 지기 전에 빨리 꺼는 것이 상책이다
마음에 불씨가 있다면 밤을 넘기지 말고 사과 하라 그리하여 용서하여 용서 받자
용서는 용서하는 자의 마음에서 이루어 져야 용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잠언 넷
인간의 욕심은 풍선을 부는 것과 같다
풍선은 불수록 커진다 그러나 멈출 때를 알아야 한다 너무 불면 터진다
터질 듯 터질 듯 멈추질 못하는 욕심이 화근이 되어 풍선은 터지고 허무만 남아 마음을 괴롭히게 된다.
나의 잠언 다섯
불 필요에 마음이 잡혀 있지나 않은지 미련으로 미련스런 아집에 걸려 있지나 않은지 무시로 씻어내는 작업으로 더욱 작게 단순하게 천진했던 원초의 마음으로 미련을 던져 버려라
수도자의 마음으로 비움으로 채워지는 참 나를 찾자.
나의 잠언 여섯
시간은 말 없이 내 곁을 지나지만 속절 없이 가지는 않는다 시간은 나를 생각하게 하고 선택의 기회를 남긴다
시간은 세월이다 시간을 낭비하는 자는 인생을 허비하는 어리석음이다.
꿈 꾸는 그대에게 (빠른 쾌유를 기도하며 문우 어윤순씨에게)
얼어 붙은 계곡의 물도 소리 내어 흐르고 앙상했던 나목들도 새 순을 내었소 저리도 예쁜 소리로 친구 찾는 새소리 어이하여 아니 들린다 고만 하시려오
오늘은 그대와 걷던 번젼 레이크를 걸으며 그대 없이도 그 길을 걷고 있는 내가 미웠소 이끼 낀 단풍나무 비켜 누운 오리나무 모두들 그대 안부를 묻고 있었소 이제 그만 툭툭 털고 어서 일어나시오
싸늘한 밤 하늘의 공기처럼 허공에 눈 맞추는 그대 병실에 차마 눈물 없이는 들어 설 수가 없어서 기도한다 핑계하며 오늘도 나는 그대 곁에 가지 못하오
아직도 못다 꾼 꿈이 있어 아직도 못 그린 꿈이 있어 그대는 아직도 꿈을 꾸는가
새소리 바람소리 모두 꿈으로 피우고 아, 잘 잤다 기지개 한 번 크게 하며 금방이라도 툭툭 털고 일어날 그대 그 날을 위하여 그대 어깨에 덮어 줄 나의 우정 날마다 날마다 떠 가며 눈물로 기도하는 오늘입니다. (캐)밴쿠버조선 2001. 6.23 게재
이별의 여운
불 같은 사랑이라 할 지라도 사랑하는 데는 시간의 계산이 없어도 좋다 그러나 정이 드는 데는 시간이란 세월이 부여 되어야 하는 것이니 가치로 따지자면 정이 아닐까
오랜 시간 정들어 오매불망 하여도 또 다시 맞이하여야 하는 이별 앞에서 눈물이란 치료제로 가슴을 달래야 하구나
최후의 그 영원한 이별을 위하여 우리는 그렇게도 수 많은 그것들과 연습하며 살아가는가 날마다 갖가지 이별과 마주치면서도 항상 익숙한 가슴이 아님은 미련 때문일까
사랑하고 정들고 이별하는 가슴 아픔을 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미련을 꿈꾸는 미련스런 인간이기에 가능한 특권인가 싶으다.
@(캐)한국일보 초대 시 00.10.30. 문학동네. 한민족 작가연합 게재
그리움으로 나는 시를 쓴다
어떤 여인은 일생을 사랑 시만 쓰는데 나는 늘 그리움으로 짙은 록음처럼 세상 모든 것에 그리움의 동산을 꿈꾸며 그리워 시를 쓴다
소망의 날개에 반짝이는 내일의 열정에 살아계신 하나님에 그대와 나의 날에 나의 가슴은 모든 것이 고마웁고 그리웁다
무지개의 날개처럼 내 그리움의 날개는 노래가 되어 때론 파도를 타고 때론 바람을 타고 구름 꼭대기에서 비로 내린다
그리고 흘러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고 또 한 바다가 되어 파도를 탄다
오늘은 어디서 누구를 만나려나 나비가 되어 향기에 묻히고 새가 되어 창공에 날개를 펴 비상의 경지에서 꿈을 꿀까
아, 그리운 모든 것들이여 나를 살아 움직이게 하고 사랑에 빠지게 하고 춤추게 하는 그리움의 은혜는 풀잎 색깔의 풀빛 마음인 것을.
제 5 시집 "꽃비가 되어 흐르네"옮김을 마치며
글 작성 시각 : 2002.07.23 08:10:14
천지에 꽃들이 아득히 피고 오늘은 비가내리니 꽃비가 되어 흐른다. 내 마음에 아득한 꽃닢들이 꽃비가 되어 둥둥 흘러간다.
살아있어 이렇게 시를 쓰고 살아있어 세상을 본다.
우리 떠나 저 하늘 멀리 오르면 누가 남아 이 시를 읽으며 그리워하려나.
밤비가 꽃닢이 되어 흐르고 여기 작은 점인 나
시를 낳는 산고후의 포만과 그 후의 휴유증을 나는 앓는다.
또 다시 나는 시작에 들어 갈 것이고 시와 울며 시와 노래하며 한 세상을 살 것이다. 나의 시를 사랑하는 어머니 그리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보내며.
(2002년 7월에 나의 홈페이지였던 NAVER 에 옮겼던 시들을
오늘 2006년 5월에 Daum으로 이사를 하게 되여 다시 옮기다)
제 5 시집 "꽃비가 되어 흐르네"를 옮기며
글 작성 시각 : 2002.06.01 17:04:54
나의 다섯 번째 시집 "꽃비가 되어 흐르네"는 지난 시집과는 조금 다른 환경에서 쓴 시이다.
첫번째 시집 " 그리움은 안개로 뜨고"나 두번째 시집 "안개의 불"은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상실의 아픔으로 물과 불의 상극 속에서 헤매는 아픔으로 썼던 시였다. 친지들을 울리고 지인들을 울렸던 울음의 시였다.
세번째 시집 "곁에 있어도 그리운 우리는"은 1시집과 2 시집에서 발취한 시들로 묶어서 만든 환영시집으로 우리 정서를 서양에 알리고자 심열을 기우려 미국시인 알렌과의 정서교류에 날밤을 세우며 할 수 있는한 정역으로 가고자 애태우며 만든 시집이다.
네번째 시집 "사랑 안에 꽃이 되어"는 신앙시집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거듭남의 기쁨을 옮겨 전도에 도움이 되고자 쓴 신앙시이다.
이제 다섯번째 시집 "꽃비가 되어 흐르네'는 2002년 4월 20일 '태학사'에서 발행했다.
첫번째 시집 출판기념회는 한국통신공사에서 주최하여 정릉에 있는 '라마다올림피아 호텔'에서 생각보다 성대하여진 축복의 잔치였다. 그 사람을 속절없이 보내고 상실 속에있던 나는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었고 사랑하는 님들이 나를 시인 임을 노래해 주었다. 그리고 7년 나는 새로운 시각으로 현실과 마주하였다. 놀라운 현실 앞에 나의 설 자리는 너무나 나약하고 빈약함이였다. 많은 기도는 나에게 새로움으로 설 수 있는 위안을 주었다. 회성처럼 내게로 온 지금의 나의 동반자는 자상하고 따뜻하여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좋은 분이다. 아름다워 꽃 같은 딸아이 셋은 모두 결혼을 하였고 늦둥이 아들은
지금 라스베가스에서 호텔경영 수업에 몰두하고 있다.
아무런 걱정과 염려가 없는 오직 사랑과 기쁨만이 있는 시절엔 좋은 글이 나오기 힘들다고 말한다. 어쩌나, 나는 지금 행복이란 단어 말고는 떠 올릴 아무런 염려가 없다. 그러나 나는 이 시절에 사랑을 노래하며 새로움으로 시작한 신혼에서 다섯번째 시집을 내게 되었다. 좋은 시를 만들고 싶었다. 좋은 시상이 떠 오르길 원했다.
홈으로 만난 귀하고 좋은 분들의 성원으로 서울의 동성동에있는 "넷가"라는까페에서 출판기념회를 화기애애하게 가졌다. 기쁨이 세배가 되는 아름다운 모임이었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책은 지금쯤 태평양을 무사히 항해하여 내일 모래면 앞뜰이 골퍼필더인 나의 정원으로 들어올 것이다. 창문을 열면 잔설이 하얀 골던이어 뒷산이 한 눈에 환하다. 2천2년 7월 19일 저녁 6시 uncle willy's 에서 (밴쿠버) 출판기념회를 갖도록 주선하여 주시는 님들께 감사한다. 내일은 토요일 주간여성 주말의 향기난에 오늘도 나의 시가 올려져 있을 것이다. 독자들에게서 전화가 오고, 나도 오늘은 만나고 싶다고 말하려 한다. 얼마나 기쁜가. 독자는 나의 선생이요 나의 야당이며 나의 보호자인 것을....
7월 19일 uncle willy's 레스토랑에서 "꽃비가 되어 흐르네" 출판기념회를 무사히 마쳤다. 다정한 친지들의 사랑을 덤북 받으며 향기로운 꽃 속에 쌓여 출판회를 마칠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 여기 인사말을 올린다. (한국에서 출판기념회를 02년 4월 30일 동승동 카페 '넷가'에서 웹친구들고 친지들의 권유로 하고 밴에서 다시 또 하게 되었음 그 때 사진은 동영사이라 잘 올라가질 않아서 못 올리고 있음)
작가인사말
바쁘신 시간을 오늘 제게 허락하신 여러 선생님 그리고 친구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오래 전 고향을 떠나 그리움에 젖다가 오늘 이렇게 그리웠던 사랑을 다 받는 행복에 젖습니다. 저의 부족한 모든 부분을 감싸 주시고 제 詩를 사랑해 주시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오늘 이 자리엔 멀리 LA에서 한민족세계작가연합의 상임부회장이시며 시조월드의 대표이신 김호길 선생님 내외분이 특별히 참석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은 제가 낯선 캐나다에 정착하면서 돈으로는 살수 없는 참으로 귀한 보물 같은 분들이십니다.
언제나 사랑과 감사로 서로 포용해 나갈, 정말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을 좋으신 분들입니다.
오늘 제가 받는 이 행복의 기쁨을 고마운 여러분에게 두고두고 갚아 가겠습니다.
늘 큰 그늘로 포용하시고 제 슬픔과 기쁨을 지켜보아 주시고 아껴주시는 여러 선생님과 친구들, 아직도 철없이 불러도 언제나 다정히 대답해 주시는 팔순의 어머니, 넘치는 사랑으로 보살피고 지켜주시는 남편에게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저를 “행복 하라” 명령해 주시는 참 좋으신 우리 하나님께 또한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