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집 소리샘벨콰이어의 첫 공연을 기대하며
의령사랑의집 원장 김일주
3옥타브 핸드벨을 손에 들고 연주하는 것은 사랑의집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우리들의 꿈이 이루어진 2010년은 나에게 잊지 못할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가족들의 음악활동을 지원해주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간 사랑의집에서 사용했던 2옥타브에 미치지 않는 20음의 뮤직벨을 이제는 연습용으로 돌리고, 3옥타브(37음)핸드벨을 구입했으며 이와 더불어 가족들의 오랜 소망이었던 악기연주를 핸드벨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경우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핸드벨 소리는 천상의 소리라 표현할 만큼 맑고 아름다운 신비의 소리가 난다. 핸드벨의 가장 큰 매력은 같은 음을 연주하는 공감의 형성이다. 핸드벨의 유래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자면 핸드벨은 말 그대로 손으로 치는 손종이다. 핸드벨이 음악적인 용도로 처음 등장한 것은 16세기경이다. 당시 체인지링(Change Ringing)이 유럽, 특히 영국에서 유행 되었는데, 이것은 교회 탑에 달아 놓은 커다란 종들이 일정한 순서에 따라 울리도록 하는 방법을 말한다. 체인지링의 연습용으로 고안된 것이 핸드벨이었다. 후에는 타워벨의 연습뿐만 아니라 멜로디도 하모니도 연주할 수 있을 만큼 벨의 수가 많아져 갔다. 그리하여 독자적인 악기로 발전되어 교회나 성당에서 성가를 연주하는 핸드벨 콰이어가 조직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지적장애인의 음악적 활동은 현실적인 제약이 많으며 특히 단체연주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 그리고 교육환경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사랑의집에서는 핸드벨 연습을 통하여 작은 변화가 생겼다. 먼저 핸드벨 연습에 참여한 가족들의 경우, 연습은 일정시간 동안 선 채로 진행되고 각기 다른 무게의 핸드벨을 울리기 위해 팔을 움직여야 함으로써 신체적인 면에서는 부족한 운동량을 채워주고 있으며 악보를 보면서 집중력이 강화 되며 성격적인 면에 있어 자기순서를 기다리면서 어느 정도의 인내심을 기르게 된다. 특히 공동체생활에 꼭 필요한 서로에 대한 배려심과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자연스럽게 습득되며, 음악활동과 악기연주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을 배우게 된다.
사랑의집 소리샘 벨콰이어는 8명의 연주자와 1명의 지휘자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연습중인 곡은 『도레미송』으로 경쾌하고 화려한 곡이다. 『도레미송』은 31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연주자 1명이 3~5개의 핸드벨을 들고 연주해야 하는데 이러한 훈련연습은 비장애인도 하기 어려운 고난이도의 연습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순서에 여러 음이 동시에 한 소리를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훈련이다. 벨의 크기도 다르고 연주자 자신이 느끼는 시작점도 다르기 때문에 가야할 길이 순탄치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 한다.
음악은 소리를 통해 감동을 주는 것이다. 감동이 없는 일정한 기계음은 듣는 이로 하여금 피로감만 줄 뿐이다. 그리고 귀에 익숙지 않은 음악은 감동은 전해줄 수 있지만 여운은 남기지 못한다. 그래서 사랑의집 소리샘 벨콰이어가 지향하는 음악은 대중적인, 만인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선곡하려 노력한다. 특정 계층을 위한 음악이 아닌 모든 관중이 호응할 수 있는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이다. 핸드벨은 단순히 들려주는 음악에서 그치지 않는, 아름다운 손동작과 제스처를 통해 보여주는 음악이기도 하다. 들려주는 음악만이 아닌 보여주는 음악에도 충실하고자 아름다운 모습으로 연주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으며, 한곡을 연주하더라도 개성 넘치는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계획한다.
우리는 감동과 여운을 주는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고 싶다. 지적장애인이 연주해서 감동을 주는 음악이 아닌 천상의 소리라 불리는 핸드벨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소리 깊은 연주를 하고 싶다. 눈과 귀가 즐거울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을 하나 되게 만들, 그런 음악을 우리는 연주하며 보여주고 싶다. 의령사랑의집 소리샘밸콰이어의 첫 공연을 기대하며 9명의 연주자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의령사랑의집 소리샘밸콰이어 파이팅!
10-11-22 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