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아이들이 축구하자고 조른 것이 시작이었다.
"허당샘 오늘 축구해요"
전에도 있었던 일이라 그러자고 대답하고 숟가락을 놓자마자 운동장으로 나갔다. 바람,다온샘이 나오고 아이들도 하나둘씩 모인다.
"오늘은 쌤들과 학생으로 해요."
선생님들은 공익 성민까지 4명. 아이들은 셀 수 없을만큼 많은 수. 그렇지만 벌써 경기는 시작되었다. 그것도 아이스크림 내기로. 아이들은 거의 30여명. 오늘따라 6학년도 많이 나왔다. 숫자는 적지만 덩치도 훨씬 큰 샘들인데, 거기다 살살 찰 마음은 죽어도 없으니 경기는 팽팽하다. 하지만 경기결과 6:5로 졌다. 경기도 지고 체력도 바닥나고.
"오늘은 전반전이다. 내일 후반전"
바람샘의 한마디에 아이들이 그런게 어딨냐고 난리다. 하지만 거기까지.
다음날 후반전 시작. 오늘은 새라, 옹달, 열매, 조은 등 여선생님들까지 나왔다. 천군만마. 헤딩골은 두점이라 했으니 헤딩골을 노려보자. 드디어 다온샘의 헤딩골, 성범이의 자책골 등으로 동점으로 끝났다. 다행이다.
목요일, 아침부터 학교가 축구 이야기로 요란하다. 정말 이기면 아이스크림을 사주냐고 묻고 오늘 결판내자고 한다. 1학년 아이들은 괜히 선생님 편이 되었다고 투덜거린다.
이틀 축구했더니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 걷기도 힘들다. 그래도 나가야한다. 서있기라도 해야지. 연장전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여선생님들과 제임스 원어민샘도 나왔다. 공다루는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오늘은 골이 나지 않고 팽팽하게 흘렀다 아이들 편에도 여학생들이 많이 나와 장벽이다. 거의 끝날무렵 우리 골문앞에서 혼전상황에 골이 들어가고 말았다. 종은 울리고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오늘은 연장전 전반이다"
바람샘이 한마디하자 아이들이 난리다.
"샘! 그럼 안되지요. 오늘 결판내기로 했는데 그럼 사기죠"
오늘은 아이들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국 5학년 남학생들은 교무실복도까지 와서 항의다
"아이스크림을 사내라. 아니면 파업한다"
구호까지 외쳐댄다. 선생님들은 그 모습이 이쁘다고 몰래몰래 웃는다.
결국 유치원까지 전교생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삼우초에서 가장 재미있고 행복했던 축구 전쟁이 끝났다. 덕분에 한의원 침대에 누웠다.
'조금만 젊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