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전집) - 096 - 擬古(의고) - 陶淵明(도연명)

[대태양]

擬古(의고) 옛 시를 본뜨다            陶淵明(도연명)

東方有一士(동방우일사)하니 被服常不完(피복상불완)이라

三旬九遇食(삼순구우식)하고 十年著一冠(십년착일관)이라

辛苦無此比(신고무차비)나 常有好容顔(상유호용안)이라

我欲觀其人(아욕관기인)하여 晨去越河關(신거월하관)이라

靑松夾路生(청송협로생)이요 白雲宿簷端(백운숙첨단)이라

知我故來意(지아고래의)하고 取琴爲我彈(취금위아탄)이라

上絃驚別鶴(상현경별학)이오 下絃操孤鸞(하현조고란)이라

願留就君住(원류취군주)하여 從今至歲寒(종금지세한)이라

동방에 한 선비가 있으니, 입은 옷은 언제나 남루하였다.

한 달에 아홉 끼니가 고작이고, 십년을 갓 하나로 지내었다.

고생이 이에 짝이 없으련만, 언제나 좋은 얼굴이더라.

내 그 분을 보고자 하여, 아침에 강나루를 건너갔었네.

푸른 소나무는 길을 끼고 우거졌고, 흰 구름은 처마 끝에 걸려 있더라.

내 일부러 온 뜻을 알고, 비파를 끌어와 날 위해 타누나.

윗줄에서 별학(別鶴)곡을 퉁기더니, 아랫줄에서 고란(孤鸞)곡을 타는구나.

바라건대 여기에 그대와 함께 머물러, 이제부터 늙도록 조촐하게 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