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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은 아랫배에 위치하며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을 일시적으로 저장하였다가 배설하는 기능을 합니다. 방광에 소변이 차면 풍선처럼 부풀었다가 배뇨 후에는 다시 작아지게 됩니다. 방광은 여러 층의 근육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근육층의 안쪽에는 이행상피나 요로상피라고 하는 점막조직이 있습니다. 방광암은 대부분 이행상피(요로상피)에서 발생하므로 이행세포암이나 요로상피암이라고도 말합니다.
2002년 한국중앙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방광암은 우리나라의 10대 암 중 하나이며 남성암 중에서는 다섯 번째로 많은 암입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이에게는 극히 드물게 발생하고 40대 이후의 성인에게서 주로 발생합니다.
최근에는 젊은 성인이 발병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른 암들은 해당 장기를 적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라면 방광암은 종양의 뿌리가 깊지 않다면 방광의 적출 없이 내시경 수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재발률이 높은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어 환자와 의사 간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추적관찰을 해야 합니다.
방광암의 발생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흡연입니다. 남자 환자의 50%, 여자 환자의 31%가 흡연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흡연할 때 체내로 흡수되는 발암물질이 소변으로 배출되어 방광에 계속 접촉을 하게 되므로 암이 발생하게 됩니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4배나 위험성이 높으며 흡연량이 많을수록, 흡연한 기간이 길수록 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며 흡연을 중단한 기간이 길수록 그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원인이 산업장에서의 발암물질에 대한 노출인데 염료, 고무, 가죽제품, 페인트, 유기화학약품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방광결석이나 만성 방광염증 등도 방광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유전적 요인이 일부 밝혀져 있지만 대부분 유전적 요인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으며 환경적 요인과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위험 요인
염료, 고무, 직물 및 화학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나프틸아민(2-naphthylamine), 아미노비페닐(4-aminobiphenyl), 벤지딘(benzydine) 등 방향족 아민계열 물질에 노출될 때 방광암 발생의 위험이 증가하게 되는데 암의 발생까지 평균 22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담배 연기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흡연 역시 방광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위험도를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증가시킵니다. 이때 방광암의 발생은 흡연 양과 기간, 흡입량에 비례하여 증가합니다. 실제로 방광암의 1/3가량이 흡연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금연을 하면 위험도는 다시 감소하게 됩니다. 그러나 비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이 되려면 금연한 지 20년은 지나야 하므로 애초에 피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많은 양의 인공감미료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방광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진통제 남용도 일부의 진통제가 방광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과 유사한 분자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가능성을 높인다고 합니다.
만성적인 방광의 염증이나 도뇨 등에 의한 자극 또한 방광암을 일으키는 원인입니다. 자궁경부암 등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도 방광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극히 드물지만 이집트의 나일강 주변은 주혈흡충이라는 기생충 감염으로 인하여 방광암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커피나 차는 별다른 영향이 없습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 가장 흔한 증상으로 85%에서 나타납니다. 이를 혈뇨라고 하는데 혈뇨는 붉은 색을 띠지만 때로는 간장 빛깔을 보이기도 합니다. 대개는 통증이 없이 혈뇨가 나오는 것이 방광암의 특징이며 또 다른 특성은 혈뇨가 지속적인 경우보다는 간헐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입니다.
혈뇨는 일회성일 수도 있으며 간헐적으로 2~3회 반복되다가 저절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혈뇨가 자연적으로 멈추어서 병원을 찾지 않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를 종종 보게 됩니다. 때로는 주변에서 구한 지혈제를 복용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혈뇨는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치료가 된 것이 아니며 원인을 모른 재 지혈제를 복용하는 것 역시 병을 키우는 것에 불과합니다.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방광에 생긴 암이므로 배뇨 증상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암조직이 방광 내부를 자극하여 소변이 급하거나 자주 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암 덩어리가 소변이 배출되는 통로를 막은 경우에는 소변을 보고 싶으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과 소변을 본 뒤가 개운하지 않은 이른바 잔뇨감을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많이 받음에 따라 소변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현미경적 혈뇨(맨눈으로는 보이지 않고 현미경을 통한 소변 검사에서만 발견되는 혈뇨)의 원인을 검사하다가 방광암을 발견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혈뇨의 원인으로는 감염, 염증, 결석, 암 등이 있는데 요검사 및 요세균배양검사를 통해 요로의 염증 및 감염 여부를 확인합니다. 만약 방광암이 의심되면 방광의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방광경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방광 종양은 대개 유두상 병변(브로콜리처럼 생긴 것) 등과 같이 특징적인 모양을 보이므로 방광경 검사의 정확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전형적인 모양이 아닌 경우나 의심스러운 병변이 있을 때에는 조직검사를 하여 확진하게 됩니다. 한편 방광경 검사를 보완하기 위하여 요세포검사를 병행하게 되는데 이는 소변에 떠다니는 암세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혈뇨가 있는 경우 방광만을 검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혈뇨의 원인이 방광뿐만 아니라 신장 그리고 신장과 방광의 연결통로인 신우와 요관도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 배설성요로조영술(IVP), 초음파(US)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과 같은 영상의학검사를 필요에 따라 병행하게 됩니다.
방광암은 처음 진단 시 표재성 방광암인 경우가 많으며 표재성 방광암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경요도적 방광암절제술이라는 내시경수술로 치료하게 됩니다. 그러나 다발성으로 생겼을 때, 특히 개수가 많고 큰 방광암은 완전한 절제를 하기 위해서는 수술 경험이 많고 좋은 술기를 지닌 전문가가 수술해야 합니다.
표재성 방광암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자주 재발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방광암에 대한 완전한 절제와 함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와 정밀한 추적 검사가 필요합니다. 비뇨기종양 클리닉에서는 항암제를 방광 내에 주입하는 항암화학요법이나 BCG 를 이용한 면역요법을 시행하여 재발을 억제하며 주기적인 방광경검사와 요세포검사 종양표지자 검사 등을 시행하여 수술 후에도 철저하고 면밀하게 추적 검사합니다.
침윤성 방광암은 대표적 치료 방법인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시행하며 이와 함께 일부 환자에게는 경요도적 방광암절제술과 방사선 치료 및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여 방광을 보존하는 방광보존 치료를 하고 전이가 된 방광암에 대한 치료도 합니다.
-수술 요법
방광암의 외과적인 치료에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표재성 방광암은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이라는 내시경 수술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절제경이라는 특수 내시경을 이용하여 전기칼로 방광 안의 암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표재성 방광암은 전체 방광암 환자의 70~80%를 차지하므로 많은 수의 환자들이 이러한 내시경 수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근육층을 침범한 침윤성 방광암, 다시 말해 종양의 뿌리가 깊을 때는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로는 치료가 불가능하여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시행합니다.
전신마취를 한 상태에서 골반내의 림프절을 적출하고 방광을 적출하는데 남성의 경우에는 전립샘과 정낭을, 여성의 경우에는 자궁을 같이 적출합니다. 방광을 적출하고 나면 소변 저장 기능이 없어지고 요도로 소변을 볼 수 없으므로 요로 전환술을 시행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복부에 항상 소변을 모으는 특수 백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장의 일부를 이용하여 인조방광을 만들어 주는 수술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인조방광은 요로전환술 없이 수술 전과 거의 동일한 배뇨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모든 환자에서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합니다.
-방광 내 약물주입 요법
표재성 방광암은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이라는 내시경 수술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반수 이상이 재발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 침윤성 방광암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고위험 표재성 방광암에서는 재발과 진행을 방지하기 위해서 내시경 수술 후 방광 안에 약물을 주입하기도 합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은 결핵 백신으로 알려진 BCG입니다. BCG는 독성을 줄인 결핵균인데 방광의 면역체계를 향상시켜 항암효과를 가지게 됩니다. 대개는 1주일 간격으로 6회 주입하는 것을 한 주기로 치료가 진행됩니다. 이 밖에도 마이토마이신(mitomycin)이나 에피루비신(epirubicin) 등과 같은 항암제를 주입하기도 합니다.
-방사선 요법
방광적출술은 비교적 큰 수술로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시행할 수 없습니다. 또한 요로 변경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방사선 치료를 실시하거나 방사선 치료와 화학요법을 같이 시행하여 방광을 보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방사선은 병소 주위의 정상조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광이 위축되어 소변이 자주 나오거나 직장에서 출혈하거나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등 부작용도 따릅니다.
-항암화학 요법
진단 당시에 이미 전이가 되어 있는 진행된 방광암은 화학요법으로 치료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이가 없는 방광암도 근층을 넘어 침윤해 있거나 주변 림프절에 전이가 되어 있을 때는 재발이나 원격전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수술 이전이나 이후에 화학요법을 추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술 전후 단독으로 또는 방사선 치료와 함께 시행하기도 합니다.
- 경과 및 예후
방광암의 약 70%는 표재성이고, 20%는 방광에 국한된 침윤성이고, 10%는 전이성입니다. 표재성 방광암은 약 70%가 재발하는데 이때 대부분에서는 표재성 방광암으로 재발하고, 10~15%는 침윤성이나 전이성 방광암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표재성 방광암의 약 30%는 재발도 하지 않고 예후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치료에도 불구하고 침윤성 내지는 전이성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표재성 방광암의 특성을 하나의 질병 양상을 보이는 집단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다양한 예후적 성질을 가지는 여러 소집단이라고 보면 됩니다. 진단 당시에 방광암의 약 30%는 근육층을 침범한 침윤성 암으로 나타나는데 그 중 2/3는 실제로 방광에 국한되어 있지만 나머지 1/3은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침윤성 암의 문제는 사방으로 퍼지는 것인데 그 양상은 △직접 종양 주위로 퍼지거나 △림프관을 통하여 퍼지고 △혈액을 통하여 간, 폐, 뼈 등으로 퍼집니다. 침윤성 암에서 전이 여부에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인자는 분화도와 근육층 침범 정도입니다. 분화도가 나쁠수록 침윤도 깊고 또 림프나 다른 장기에 전이될 가능성도 높아지며 생존에도 나쁜 영향을 줍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빈뇨, 요급, 배뇨통 등의 증상이 있을 때에는 비뇨기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아울러 흡연가이면서 나이가 40세 이상이거나 발암 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많은 작업현장에 있는 사람은 정기적 진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흡연은 방광암을 일으키는 확실한 주범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금연을 하는 것이 방광암 예방의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현재까지는 식사 습관이나 음주가 방광암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지만 과도한 커피의 섭취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