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5187]退溪先生-狎鷗亭卽事[압구정즉사] 四首
七月望日[7월망일]狎鷗亭卽事[압구정즉사] 4首
退溪 李滉[퇴계 이황]
7월 보름날 압구정에서 즉흥적으로 읊다.
時書堂有故[시서당유고]稟啓移寓於此[품계이우어차]
때마침 서당(호당)에 까닭이 있어 품계하고 여기로 옮겨 거처하였다.
奔雲陣陣度簷楹[분운진진도첨영]
: 한바탕 무리지어 달리던 구름이 맞선 처마를 지나고
雨過長江一半明[우과장강일반명]
: 긴 강에 내리던 비가 지나가니 잠시 반 쯤 밝아지네.
隱几笑看爭渡客[은궤소간쟁도객]
: 책상에 기대 다투어 건너는 사람들 웃으며 바라보다
漢江樓下雪山傾[한강루하설산경]
: 한강의 누각에서 내려서니 비스듬한 산이 고결하구나.
望日[망일] : 望[망]이 되는 날, 陰曆[음력] 보름날.
狎鷗亭[압구정] : 정자 이름.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 한강 가에 있었다.
조선 世祖[세조] 때 韓明澮[한명회]가 창건하였다.
한말에 홍수로 유실되었다.
書堂[서당] : 글 방, 湖堂[호당] : 조선 시대, 젊고 유능한 문관에게
휴가를 주어 오로지 학업을 닦게 하던 서재, 讀書堂[독서당]
歸舟搰搰上前灘[귀주골골상전탄]
: 돌아가는 배는 힘쓰고 힘 써 여울 앞을 오르는데
忽掛風帆萬里閒[홀괘풍범만리하]
: 홀연한 바람에 돛을 매어다니 만리에 한가롭구나.
總把向來牽挽力[총파향래견만력]
: 모두 잡아 힘써 당기며 이끌어 앞으로 나아가니
一時酣寢浪花間[일시남침랑화간]
: 잠시 때마침 취하여 쉬려니 꽃 사이로 물결이 이네.
江中風起雨冥冥[강중풍기우명명]
: 강 가운데 바람이 일며 어둑 어둑하게 비가내리니
葉上靑蛙止復鳴[엽상청와지부명]
: 잎파리 위의 청개구리는 그쳤다가 다시 우는구나.
兩兩漁舟依別岸[양량어주의별안]
: 둘이 짝짓던 고기잡이 배는 떨어져 언덕에 기대고
晩來收釣入柴荊[만래수조입시형]
: 해 저물자 낚시 거두어 누추한 집으로 들어가는구나.
柴荊[시형] : 섭과 가시나무로 문을 단 집, 누추한 집.
望中奇變忽無蹤[망중기변홀무종]
: 바라보는 중에 기이하게 변하여 돌연 자취도 없고
日照西雲淡夕容[일조서운담석윤]
: 햇살 비추는 서쪽 구름 어렴풋한 저녁 받아들이네.
未露四圍靑黛色[미로사위청대색]
: 사방이 드러나지 아니하고 검푸른 빛으로 고요한데
唯看千頃白銀鎔[수간천경백은용]
: 다만 은빛으로 녹인 밝고 아름다운 이랑을 바라보네.
원문=退溪先生文集卷之一 / 詩
退溪先生文集卷之三[퇴계선생문집3권] 詩[시]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인용.
七月望日。狎鷗亭卽事。四首。 狎鷗亭=
時書堂有故。稟啓移寓於此。
奔雲陣陣度簷楹。雨過長江一半明。
隱几笑看爭渡客。漢江樓下雪山傾。
歸舟搰搰上前灘。忽掛風帆萬里閒。
總把向來牽挽力。一時酣寢浪花間。
江中風起雨冥冥。葉上靑蛙止復鳴。
兩兩漁舟依別岸。晩來收釣入柴荊。
望中奇變忽無蹤。日照西雲淡夕容。
未露四圍靑黛色。唯看千頃白銀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