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빨리 되고 싶었던 시간이 있었다.
어릴 때 나는 어른은 나이를 먹으면 그저 자연스레 되는 건 줄 만 알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구나 어른은 될 수 있지만 좋은 어른,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건 본인들 각자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함을 나이가 든 다음 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게는 좋은 어른은 나이가 많이 들수록, 공부를 많이 할수록 그리고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그것에 맞게 인품 또한 좋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한 해 한 해 세상을 겪어내면서 그런 나의 편협한 생각들은 하나 둘 씩 깨지게 되었고, 그건 나의 잘못된 편견이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좋은 어른 진짜 어른은 무엇일까 의문을 가지며 좀 더 진중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그리고 나 또한 그에 걸맞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무던히도 애를 써왔고 지금도 여전히 애를 쓰고 있다.
명확하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막다른 골목에 다 다르면 좀처럼 그 혼란에서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세상 경험부족으로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기 위해, 그리고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체험하기 위해 나는 책을 읽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간접경험을 시도한다. 그 속에서 그들의 삶을 나에게 이입해보고, 보이지 않는 이면의 감정들을 알아차리려 노력한다. 또, 나의 상황에 적용시켜보며 나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며 답을 구해본다.
불편한 현상을 만나게 되거나 혹은 직접 연루되었다면 나는 그것을 부정하며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상대가 진심이 아니었다고 상대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그런거라하며, 지금 내가 너보다 신간이 편한 것일 테니 내가 참아야지 하며 언제나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절대 저런 과오를 범하지 말 자며 나의 행동과 말을 뒤돌아보며 내 삶을 성찰하곤 했다.
내겐 진심의 씨앗은 진심의 밭에서만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신념이 있다. 진심이란 작은 씨앗 하나는 각자의 마음 밭에 가서 심어지지만 그것은 밭의 본질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내어준다. 따뜻한 품성의 비옥한 마음 밭에서는 진심을 진심으로 봐주기에 진심 어린 꽃을 피우며 주변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향기를 뿜어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본인을 포함한 타인 까지에게도 독이 되어 서서히 사라져 가는 슬픔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내는 그 이치는 때때로 진심과는 별개로 참 많이도 다르다. 어른이 된 지금도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을 정의 내리기 쉽지 않고 헷갈린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것은 내게는 참 어렵기 그지없다. 그래서 나 또한 그것의 참된 정의를 내리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이제 거의 반 백 살을 살아오면서 내가 깨달은 것은...
내가 나를 그 누구보다 더 사랑해주어야 한다.
좋은 게 좋은거지 라는 생각에 무조건적으로 참고 인내하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다. 내 안에 다 담아두고 나를 아프게 하는게 아니라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하고 사리분별있게 내가 나를 지켜내야만 한다.
나 조차도 나를 믿지 못하고 사랑해주지 못한다면 과연 나를 한없이 사랑해 줄 사람은 있을까? 부족함이 많은 나일지라도 조목조목 따지지 않고 한껏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며 포용해주고 사랑해주는 것이다. 나에게 온 집중하며 내 안의 내가 하는 말까지도 귀 기울이면서 나의 또 다른 자아를 보듬어 줄 때 비로소 우리는 안정되고 편안하며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을 장착하게 된다.
파랑새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언제나 내 맘 속에 있다.
후회하는 과거는 나를 불행으로 떨어뜨리고 즐기는 현재는 행복으로 인도하게 된다. 그러므로 지나간 과거를 곱씹으며 후회 말고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미리 하지 말며 오로지 현재의 나의 일상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하자.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나를 가꾸고 보이지 않는 나를 탐구하며 몰두한다면 나조차도 몰랐던 내 안의 거인이 꺼내어져 나를 다른 세상으로 연결해 줄 것이다. 그런 삶속에서 스스로를 반성하고 묵상하며 되돌아보는 시간들이 많아진다면 나는 어느새 진짜 어른이 되어 있을테지~~
나와 네가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한다.
다름이 인정된다면 서로 다른 생각일지라도 나만의 입장만 고수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서로에게 상처 되지 않게 포용할 수 있게 된다. 회유할 수 있게 되고 부드럽게 거절할 수 있으면서 좀 더 세련되게 되어지는 것이다. 세상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나를 인정하고 상대를 인정해야 해야만 하는 것이다. 마치 하나의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보단 저마다의 소리로 화음을 내며 하나의 소리가 되어지는 오케스트라와 같이 말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때로는 위로를 받게 되고 때로는 희망을 품게되며 저절로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래서 음악이 치유의 손길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인지 사람들은 저마다 악기를 배우려 한다. 악기를 배운다는 것은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혼자만의 연습하는 그 시간안에서 피와 땀을 흘리는 노력으로 성공의 열매도 실패의 쓴맛도 그리고 좌절과 감사까지도 알아지게 되는 경험들을 맛보게 된다. 하나 둘 씩 생긴 나만의 노하우가 쌓이다 보면 그것은 곧 나의 재산이고 나의 무기가 되어주는 것이다.
Everyday may not be good, but there is something good in every day. 매일매일이 행복하고 좋을 수 만은 없다. 그러나 나의 일상은 의미가 있기에 비록 헛되게 보낸 시간일지라도 그건 낭비된 것이 아니라 다 무언가의 초석이 될 뿐이련다. 내가 보내는 하루하루가 보잘 것 없을지라도 그것은 곧 하나 하나의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입체가 된다. 그 총합은 곧 내가 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가보지 못한 길은 어렵고 무서울 따름이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하더라도 우리는 두려워하며 움츠리고 있기보단 그 무거운 두려움 자루를 짊어지고 저벅저벅 나아가야만 한다.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내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을테고 나도 몰래 무르익어져 어른으로 변모되어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