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신심
마리아에 대한 교리와 공경에서 교회의 원칙은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가. 우리가 하느님에 대해서는 흠숭지례(欽崇之禮), 마리에 대해서는 상경지례, 성인들에 대해서는 공경지례라고 한다. 마리아께서 교회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은 그리스도 다음으로 꼽는다.
마리아에 대한 공경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공경 안에서 이루어진다. 마리아 신심은 마리아 자신을 위한 것이기 이전에 우선적으로 그리스도 신심을 위한 것이며 그리스도교에 대한 진심에 잘 어울려야 한다. 그래서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손을 들어 뭔가를 가리키고 있다면 무엇을 가리키고 계실까?
성모님은 나를 보라고 가리키지 않고 당신의 아들 예수님을 보라고 하실 것이다. 결국 마리아 신심은 자신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향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마리아에 대한 모든 교리는 그리스도에 대한 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부언하면 마리아 신심은 그리스도로부터 기원하고 그리스도 교리 안에서 유효한 것으로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께로 향하는 것이다.
마리아 교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야 한다. 마리아를 드러내는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 마리아에 대한 교리이다. 초기 교회의 교부들이 마리아에 대한 언급은 일반적으로 마리아가 낳고 기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말하기 위한 것이다. 성경에도 마찬가지이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협력하신 마리아에 대한 교리는 마리아 자신 이전에 그리스도와 관련이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기점으로 신학 안에서 마리론을 독립적으로 다루었다.
마리아에 대한 4대 교리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이다. 성령으로 말미암은 예수님을 잉태하신 교리이다. 성모님은 ‘동정’이심을 믿는다. 또한 ‘몽소 승천’하신 분이심을 믿는다. 예수님이 곧 하느님 자신이므로 하느님의 어머니 곧 ‘천주의 성모 마리아’이다. 이는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와 같은 교리는 신자들의 신심에서 나왔기에 자연스럽게 교리로 채택된 것이다. 이는 교회 안에 많은 교리에 이단이 생기고 이단과의 싸움에서 교리를 정립해 온 것이다.
마리아의 승천은 예수님이 승천과 다르다. 예수님은 자신이 바로 승천하셨지만, 마리아는 지상 삶을 마치신 다음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육신과 영혼이 함께 승천하신 것이다. 이 교리는 1950년에 발표된 것이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것도 1854년이다. 이는 신자들의 신앙 감각을 기반으로 선포된 교리이다. 놀라운 교리이다. 신자들이 다 그렇게 믿고 있었기에 교회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면 마리아는 어떤 분이신가? 교회의 어머니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제자들에게 저분이 너희의 어머니시다고 하신 데서 비롯한다.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시려면 십자가를 가까이하는 자녀로서 삶을 살아야 한다.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시는 일은 1차적으로 십자가 아래서이다.
마리아는 기도하는 동정녀이다. 마리아는 처녀의 몸으로 임신을 했다. 당시의 관습으로는 돌 세례를 받을 만큼 큰 죄인이었다. 그러나 친척 언니 석녀인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임신하심을 알고 그 먼 길을 걸어서 갔다. 서로를 위로와 하느님의 은총을 격려하면서 기도했다. 이러한 모습은 그들의 기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 나를 구하신 하느님께 기뻐드리노라.”하고 노래하고 있다. 교회는 성인들의 통공을 믿을 교리로 채택하고 있다. 그들 중 마리아는 그 누구보다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고 계신다.
마리아는 봉헌하는 동정녀이시다.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셨다. 이는 환희의 신비 4단이다. 이는 구세주를 향한 구원의 시위로서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는 만민에 대한 구원의 선포이다.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서 어머니와 아들의 일치는 골고다(해골산)에서 절정을 이루셨다. 마리아는 아들의 십자가 곁에서 아드님을 희생 제물로 바치셨으며 사랑으로 동의하시고 당신 자신까지 영원하신 아버지께 봉헌하셨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제사를 영속하고 있는 미사성제이다.
2024. 11. 17.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 레지오 마리애 특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