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8일 추석명절에 서울에 사는 자녀들이 보금자리를 찾아왔다. 집 인근에 청주예술의전당이 있어 마침 청주시에서 추석명절을 기하여 광장에 민속놀이 도구를 마련해준다기에 광장에 나가 호젓하게 가족끼리 윷놀이와 연날리기를 할 수 있었다. 광장에는 투호(投壺)놀이(화살을 일정한 거리에 놓인 병 속에 넣어서 승부를 가리는 놀이),제기차기, 말뚝이 탈 모양에 구멍을 내고 일정한 거리에서 콩주머니(모래주머니) 또는 작은 공을 던져 넣는'말뚝이 떡 먹이기'등이 있었다. “말뚝아 떡 먹어라”외치고 던진다.

윷놀이 이야기
윷가락을 던졌을 때 나오는 '도, 개, 걸, 윷, 모'는 부여 시대의 관직명에 속하는 4출도를 뜻하는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부여는 우리나라의 고조선(청동기+철기 시대) 다음에 나타난 철기 시대의 국가로, 당시 부여 밑에는 고구려, 옥저, 동예, 삼한(마한, 진한, 변한) 등의 초기 국가가 존재했다. 그 시기의 지도를 보면, 한반도의 백두산 위쪽에 있는 중국 땅이 우리나라(부여) 땅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부여엔 왕 외에 마가(馬加), 우가(牛加), 구가(狗加), 저가(猪加) 등의 족장이 존재해서 나라를 다스렸는데, 윷놀이 때 쓰이는 건 여기에다 양가(羊加)를 합한 것이다. <도-돼지(猪) / 개-개(狗) / 걸-양(羊) / 윷-소(牛) / 모-말(馬)>의 원리에 해당한다. 그 시기의 '부여'에서도 즐긴 윷놀이는 그 이전 시대인 '고조선' 때부터 전해져 내려온 굉장히 오래된 놀이에 속한다.

전통 놀이 <윷놀이>가 '윷+윷판+윷말'의 3가지로 구성된 것은 우리 선조들 고유의 '삼신(三神) 사상'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또한 양(陽)의 이치에 해당하는 앞판, 음(陰)의 이치에 해당하는 뒷판을 기본으로 하는 '도개걸윷모'는 음양 오행에서 말하는 '5행(목화토금수)'를 뜻하는 것이다. <도-수(水) / 개-화(火) / 걸-목(木) / 윷-금(金) / 모-토(土)>의 원리에 속한다.

<윷판> 바깥 외곽을 이루는 큰 테두리는 '하늘'을 상징하고, + 모양으로 된 가운데 구역은 동서남북의 방향을 지닌 '땅'을 가리킨다. 큰 테두리 안에 위치한 '8개의 작은 점'은 '북두칠성이 정중앙에 있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4계절과 4방위를 따라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윷판에 있는 4개의 큰 점과 정중앙 점을 합하여 '오행'의 원리로 보기도 하고, 이것은 '동/서/남/북/중'의 다섯 방향을 가리키기도 한다. '윷놀이'에 쓰이는 <윷판>엔 29개의 점이 찍혀 있다. 이 중 천원점(天元點)이라 불리는 '정중앙에 있는 점'은 세지 않으며, 나머지 28개 점은 28수에 속하는 별자리를 나타낸다. 이것은 '북두의 일곱 별이 어찌 되면, 어떤 사람의 운명이 이러저러하게 된다.'는 우리 나라의 '칠성(七星) 신앙'과 관련이 있다. 북두칠성이 인간의 운명을 관장한다는 사상을 민족 고유의 놀이인 '윷놀이'에 적용시킨 것이다.

'달'을 상징하는 윷말이 윷판을 하나씩 지나는 것은 '우리 민족이 임의로 나눠놓은 천문 28수(달의 공전 주기가 27.32일이라, 28 구역으로 나눈 것임)를 지나가는 걸 상징해서 만든 것'이라 한다. '윷놀이' 할 때 쓰이는 윷 원재료인 박달 나무는 우주의 본체라 할 수 있는 '태극(太極)'이며, 그것을 잘개 쪼개면 '음양(陰陽 : 앞면과 뒷면)'을 지닌 윷가락이 된다. 4개의 윷가락은 '사상(四象)'에 속한다. 윷가락 4개의 앞뒷면을 모두 합치면 '팔괘(八卦)'가 된다. 도/개/걸/윷/모는 '오행(五行)'을 뜻한다. 이러하듯 <윷놀이> 안에 태극/음양/사상/오행/팔괘 등 '우주 만물의 운행 원리'가 다 들어가 있는 것이다. 또한, 놀이 안에 '서로 잡고 잡히고, 흥했다 망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는 인생사의 이치가 녹아 있다. 그 안에 삼라만상의 원리를 다 포함하고 있는 이 '윷놀이'로 농경 사회 때의 사람들은 농사의 풍흉을 점 치기도 하고, 개개인의 길흉을 알아보는 점술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연 날 리 기
연날리기는 원래 정월 초부터 보름까지 계속되는 놀이이다. 지방에 따라 12월 중순부터 시작하는 곳도 있다. 연의 종류도 다양하여, 눈썹연·반달연·치마연·흰연·꼬리연·먹꼭지연·가오리연·방패연 등 70여종이 있다. 연은, 대나무로 얇게 연살을 다듬어, 한지에 엇맞게 붙이고 벌이줄을 맨후 '얼레'(자새, 연실꾸리)의 실과 잇는다. 연놀이에는, 높이 띄우기·재주 부리기·끊어 먹기(연 싸움) 등이 있다. 정초에 연날리기를 하다가 보름이 되면, '액막이'라 하여 연에다 '모생모야신액소멸', '송액', '송액영복' 등의 글을 써서 하늘 높이 올린 뒤 실을 끊어 날려보낸다(액연). 이렇게 하면 액을 연이 가지고 가, 한 해를 탈없이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이제는 추석같은 명절에도 때와 구분않고 민속놀이를 한다. 청주시에서 마련한 이 연은 아마도 '가오리연'을 연상한 '공작연'이라 할까?
















첫댓글 그야말로 예술의 전당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