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머니 속에 담긴 사랑
-이재업-
내 주머니 속에
당신을 넣고
그립고 보고 싶을 때
가끔씩 꺼내어본다.
내 주머니 속에
사랑을 넣고
힘들고 지처 있는 날에
손을 넣어 만져본다.
내 주머니 속에
행복을 넣고
우울하고 가슴 답답할 때
꺼내어 펼쳐놓는다.
내 주머니 속에 넣어 둔
당신의 사랑을
매일 밤 꺼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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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년이 흘러도 끊이지 않은 사랑
이재업
사람들은 바다냄새에 이끌려
파도소리가 들리는 바다로 가지만
나는 바다 냄새를 따라
파도 소리를 들으려 영월로 간다.
천혜의 아름다운 비경 앞에
눈이 멀어도 좋을
영월 그곳에 가면
5억 년 전 바다 울림을 들을 수 있다
강 언덕에 똬리를 틀고 앉은
서강 화석박물관
그곳에 가면
5억년 동안 끊이지 않은
애잔한 사랑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
두 눈을 가리고
마음으로 느끼는 짜릿한 바다
두 귀를 막고
가슴으로 듣는 사랑노래
심장을 울리는 감동이다
그곳에 가면
5억 년 전
영월 땅이 바다였던 그때
갯바위에 부딪혀 낸
바다울림의 여운이 있고
5억년을 쉼 없이 이어 온
끈질긴 사랑의 하모니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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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셋 마흔둘
이재업
그해 겨울은
화롯불을 끌어안은 것 보다
더 따뜻했었네
보는 것은 다 아름다웠고
가는 곳마다 추억이 되어
가슴 한 켠에 차곡차곡 쌓였지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숲도
바람이 쓸어간 텅 빈 들판도
날카로운 발톱을 들어내고
미친 듯이 달러드는 바다에서
비린내를 온 몸에 묻혀도 좋았지
지금은 돌아갈 수 없는
두 번 다시 올 수도 없는 날들
그래서 더 아름답고
가슴 따뜻한 추억이 되어버린
서른셋 마흔둘
그해 겨울은 참 따뜻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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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 너는 아니?
이재업
가을아!
너 그거 아니?
너로 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리움을 앓고 있다는 걸
너로 하여
나도 그들처럼
외로움에 젖고 있다는 걸
너를 보고 있으면
눈이 아파서
어쩔 줄 몰라 한다는 걸
네가 가까이 올수록
시려오는 가슴속에선
찬바람이 분다는 것을
네가 오는 길목에
그리움이 마중하고 있음을
너는 알고 있니
가을아!
너는 왜!
외로움을 안고 쓸쓸히 와서
그리움을 남기는 거니
가을아!
너는 알고 있겠지?
너로 인해 이 가을
많은 사람들이
가을앓이를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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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이 그놈
이재업
샘에서 갓 길러왔을 때는
맑고 깨끗한 물이였다
아무도 지나간 흔적 없는
새하얀 눈길에
조심스럽게
첫 발을 내딛는 다는 것은
설렘이었다
어쩌나
하얀 눈밭에
시뻘건 흙탕물이 튕기니
얼룩이 무늬가 되고
맑고 깨끗한 물도
더러운 구정물 통에 담으니
썩은 냄새가 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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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업 강원도 영월 출생
자유문예 등단 [시부문 신인상 수상]
영월문협 동강문학회 회원, 수주 주천 문화사랑회 회원,
자유문예 문인협회, 작가협회 회원,
자유문예 문인협회 강원지회장 역임
자유문예 작가협회 강원지부장 역임
동인시집 : "아름다운 동행" "가고 싶은 기다림이 있다."
동인문집 : "동강에 뜨는 별" "영월문학" 외 다수
시 카페 "시와 별 그리고"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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