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2일
수업을 위해 산청 남명기념관 앞에 모인 지리산길걷기반 선생님과 길동무들.
대략 한달의 텀을 두고 만나기 때문인지 만날 때마다 매번 더욱 반갑고 좋기만 합니다. 이렇게 정이 쌓이고.
오늘 수업엔 평소보다 적은 인원이 모여 조금은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입니다.
마중 나오신 기타반 강상곤 선생님 고맙습니다.
백숙도 너무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꾸벅.
지리산학교의 숨은 일꾼이시죠.
수업시작 전 남명기념관 앞에서 단체샷.
단속사지로 이동.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단속사는 옛적에는 규모도 크고 위세가 대단했다고 하는데요.
솔거가 그린 유마상이 있었다고 전하는데 어떤 모습이었을지 사뭇 궁금합니다.
지금은 최치원이 썼다는 광제암문, 당간지주, 금당지와 강당지의 초석, 동탑, 서탑이 남아 있습니다.
"이렇듯 폐사가 되어 절의 흔적이 가뭇해지고 나면, 절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부처님 머문 자리에 풀과 나무가 자라고 물이 고이는가 하면, 눈이 쌓이고 구름이 머문다. 그렇다. 폐사지를 순례하려면 목탁과 염불 그리고 풍경과 범종 소리쯤은 앨범에 끼워 책장에 꽂아두거나 서랍 속에 넣어놓고 다닐 필요가 있다. 절터를 에워싼 채 머무는 자연의 소리는 부처님의 법어와 동격이기 때문이다. 이 순정한 새벽의 맑은 새소리 한줌이 어찌 청량한 부처님의 말씀보다 못하겠는가"
-- 이지누
단속사지 뒤편에 서 있는 정당매.
정당매는 통정공 강회백 선생이 유년 시절 지리산 자락 단속사에서 공부할 때 심은 나무로 1372년경에 심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산청에는 원정매, 정당매, 남명매라는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매화나무가 있습니다. 흔히 산청 삼매라고도 하고요.
매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봄의 조짐을 알려주는 금둔사의 납월매로 시작해서 통도사의 자장매를 보러 가고 선암사의 선암매를 보러 가고 산청의 삼매(원정매 / 정당매 / 남명매)를 보러 가고 그렇게 두르고 둘러서 화엄사의 검붉은 흑매를 만나고 탐매의 여정을 끝내기도 합니다.
聞香千里古山來(문향천리고산래)
향기 찾아 천리길 옛 고향에 찾아오니
萬疊頭流一樹梅(만첩두류일수매)
첩첩한 두류산에 한 그루 매화가 서 있네
如答雲乃追慕意(여답운내추모의)
구름도 추모의 뜻을 표하듯 두둥실 흐르는데
滿天風雪爛然開(만천풍설난연개)
하늘 가득한 눈바람 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었구나. -- 政堂梅(정당매) / 강대곤(姜大崑)
운리마을로 이동.
오늘 걸을 길은 원래 운리에서 덕산까지의 구간이지만 우리는 운리~백운계곡~마근담까지만 걸었습니다.
기나긴 임도를 따라 걷다가 중간에 백운계곡으로 가는 길로 접어듭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저 길 따라 가버린 것이지요.
선생님이 쫓아가서 집 나갔던 지혜안님과 희수님을 찾아 돌아오시고 덕분에 우리는 이정표 읽는 법을 다시 배웠습니다.
공명님과 퀸님이 준비한 방울토마토, 체리, 부반장님이 준비한 오이와 얼음물.
간식을 먹으며 참나무 숲에서 잠시 휴식중.
때마침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 숲에서 느낄 수 있는 상쾌한 공기.
우리가 만나고자 했던 인연.
멧돼지의 흔적.
어쩌면 산은 사람의 공간이 아닌 산에 사는 이들의 영역인데요.
우리는 항상 그 사실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저 길을 내면서 굴착기까지 동원했다고 하니 인간의 이기심이란 끝이 없습니다.
공존.
그리고 이어진 아름다운 숲길.
인간의 손이 덜 미친 자연 그대로의 길이 역시 아름답고 걷기 편합니다.
물론 저 길도 사람이 오고 감으로써 생긴 길이긴 하겠지요.
물 맑고 시원한 백운계곡에서의 꿀맛같은 휴식.
즐거움 가득한 표정들.
계곡에 발만 담그고 있어도 청명한 기운이 온 몸을 감싸돕니다.
이렇게 걸어서 우린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요??
이상지.
나의 이상지는 어디에 있을까요??
마근담.
오늘의 길은 여기까지입니다.
하지만 걷기를 멈추지 않으면 길은 굽이굽이 이어지고 우린 언제나 길 위에 서 있을 거예요.
길에서 만나는 그 모든 인연과 함께 말이지요.
첫댓글 사진으로 글로 첫날의 기억이
살아납니다
감사합니다 박쌤
다음날의 멋진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전체수업 때 못 뵙고 함께 걸을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한 여름날 보내시고 우린 가을에야 다시 뵙겠네요. 아님 번개 때??
다음날의 후기는 사진으로 대신할게요. 쌤이 먼저 올려주셔서.^^
역시...
사진 만큼이나 글도 멋집니다~~
이쁜사진들 감사 합니다~~
늘 좋게 좋게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퀸님의 에너지 몰래 가져왔는데 아실려나요?
대구가 너무 더워서요.^^
정말 ~~~ 글이 너무 멋져요~~^^ 인원이 적으니 사진에 등장을 많이 하네요~~~^^사진 올리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인원이 적어서라기 보단 카메라를 들이대면 잘 웃고 표정이 예뻐서가 아닐까요.
제 카메라가 잘 생기고 예쁜 건 알아서.
그래서 쌤과 길동무들 모두 많이 등장을 했죠.^^
함께 걸어서 행복했습니다.
역시 사진과 글 모두 눈에 속속 아직까지도 걷는기분이 드는건 저만 그럴까요!!!!
수고하셨습니다 무더운 여름 건강하시고 담수업에 뵙겠습니다~~~^^
다치셨다고 하시더니 아랑곳없이 잘 걸으시더군요.
내공이 출중하셔서 그런가봐요.
다음 수업 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사진, 글.. 참 좋아요.. 처음 지리산 갈 때의 첫마음으로 다시 길 위에 서렵니다. ^^
첫마음은 이제 내려놓으시고 지리산에 갈 때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만나는 것은 어떨까요?
@박승욱 그러던지.. 이젠 그런거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
@지혜안(유나연) 오 쎈데요.
그러던지 말던지..
모범생 답게 추가공부까지... 고맙습니다. ^^
불량학생을 모범생으로 만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사진과 글이 있어 더 빛이납니다
승욱씨 재간둥이~~^^
별님과 울림이님이 안 오셔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하모니카 연주도 듣고 싶었는데요.
안분 전해주시고요.
여름 잘 나시고 다음 수업 때는 꼭 만나 뵀으면 좋겠습니다.
길 위에서 만난. 모든 인연과 즐거운 곳이
바로 이상지 아닐런지요....
믓찐 우리 강상곤쌤
그리 연락이 안되더니...ㅋ
그래도 요래 필요하실때 딱 와주시는 쎈쑤!
모처럼 사람이 적어 아쉽다하지만
모처럼 속깊게 이야기도 나누셨을터!
제대로 둘레길 걷는 느낌 나네요.....^^
사진과 글에서
전문가의 포스가~~~!!!
전문가 맞아요. ^^
자주 걷고 좋은 인연들과 함께 걸으니 그저 행복합니다.
이번에도 안 오신 교무처장님!!
@마을지기(임현수) 얼치기죠.^^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박승욱 ㅜㅜ
진짜루 담번에는 길걷기반 모두 뵙고픈데...
@교무처장/高RPM(신희지) 부산에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워낙 바쁘시니....
그래도 뵙고 싶어서요. 저도 그렇게 길동무들도 그렇고.^^
걷기반 멋져요~사진도 글도 잘보고 갑니다~
걷기반 멋지죠? 부럽죠.^^
고맙습니다.
멋쟁이 승욱씨 화이팅!!!. 재우씨 함께해서 고마웠습니다.
임샘님, 그리고 우리 걷기반 여 회원님들 수고 맣이 하셨고요 감사했습니다
고문님 잘 올라가셨는지요?
늦게 오셨다가 일찍 가시는 바람에 함께 식사도 못하고 헤어졌네요.
쌤이 중심을 잡아주고 계서서 늘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10월에는 일찍 오셔서 함께 걸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