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택시지원, 사사건건 선거법 위반으로 발목-희망뉴스(09.02.16)

[강원택시조합]

택시 영상기록 장치 지원, 민주당 선거법 위반 주장
나주시, 마을택시 도입도 선거법 위반으로 운행중단    


시도 지자체들이 택시기사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치권과 선관위가 ‘선심성 행정’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어 택시지원책이 중지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정치권이 말로는 택시살리기를 주문하면서도 정작 지자체들이 택시지원책을 내놓으면 택시에 대한 선심행정이라고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다.
택시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택시의 대중교통 편입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의 이해타산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로는 최초로 전남 나주시가 사실상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보고 “산간벽지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돕겠다” 며 무료 마을택시 운행을 시작했지만 나주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 규정에 위반된다”며 사업 중단을 요청해 열흘만에 마을택시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나주시가 시내버스가 들어가지 않은 교통오지 62개 마을에 개인ㆍ법인택시 65대를 투입해 해당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운행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15일. 시는 당시 '나주시 대중교통 활성화 지원 조례'를 만들어 택시업체와 협약을 맺고 이들 업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마을택시를 운영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지난달 22일 "나주시가 마을택시를 계속 운행할 경우 사법기관에 고발하겠다"고 경고한 것.

한편 민주당 경기도당은 경기도가 강행하려는 ‘택시 영상기록저장장치(블랙박스) 설치지원 사업’을 택시에 선심성 사업이며, 혈세 낭비사업으로 규정짓고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경기도는 올해 도내 개인택시 2만4,134대와 법인택시 1,393대 등 모두 3만4,527대에 블랙박스 구입ㆍ설치비를 전액 무상으로 지원키로 하고 이를 위해 사업비 47억3,000여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도 선관위는 도가 사업비를 일부가 아닌 전액 지원한다면 선거법의 기부행위 금지조항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경기도는 택시공제조합측이 일부 자부담하는 방식으로 사업비 충당계획을 수정해 일선 시ㆍ군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각 시도 지자체들이 택시지원책을 내놓는 것은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행정이라기보다 택시의 어려움이 지역에서는 사회문제로 대두될 지경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전국개인택시연합회 유병우 회장은 “택시 영상장치의 경우 승객의 안전과 택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임이 분명하다. 특히 공익적인 측면에서도 택시를 관리하는 정부나 지자체가 반드시 도입해야할 장비임에도 이를 지원하려는 지자체에 대해 ‘택시기사에 대한 선심행정’이라는 주장은 억지다” 라고 주장했다.

의정부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심모(47세)기사는 “정치인들은 말로는 택시를 대중교통이라고 추켜세우고 택시를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자신들 소속이 한일이 아니면 택시지원도 막겠다는 처사” 라며 “죽어가는 택시 앞에서 정치적 셈을 하고 있다”고 흥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