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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카페 게시글
....................♡ 쵸니기자 스크랩 씨앗의 자존심, 건드리면 "앙~대여!"
호박조우옥 추천 0 조회 9 14.04.05 00:5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이제 햇살 따스하고, 봄기운 살랑살랑 느껴지기 시작하니

농부인 저는 밭에 씨를 뿌리고픈 충동이 살며시 이네요. ^^

 

 

마을 이장님이 한 날..전자저울 좀 쓰자고 전화 하셨네요~
그러시라고 했더니 마을의 또 다른 분과 함께 오셔서 봉지를 뜯어 저울에 재시네요.

 

근데 이리 재고, 저리 재고...자꾸만 덜었다 보탰다가..
공평하게 둘로 나누려고 여러번 올리시는 거에요~~
그래봤자 50g~52g인데 1g차이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으니 여러번을 재시더라고요~

 

한 알에 천원짜리....엄청 비싼 오이씨앗입니다 !

 

이까짓걸 뭐 그리 정확하게 재야 하나...하면서 속으로 웃었는데,
알고보니 이 씨앗이 오이씨앗인데, 씨앗값만 자그마치 50만원이더라구요.
그니깐 반으로 나누면 50g에 자그마치 25만원 정도?
그러면 한 알에 대략 천원꼴 되나?

하여튼 씨앗 가격이 어마어마하니 이렇게 잴 수 밖에 없는 거였더라구요. @.@

 

결국은 이장님이 더 적은 쪽을 가져가시고 나서야 씨앗 나누기는 끝이 났네요. ^^
예로부터 농사의 가장 큰 일은 '씨앗 간수'라고 했는데,
요즘은 이렇게 소독처리된 씨앗이 나오니 편리해졌지요.

 

 

남편과 아들이 며칠 전부터 밭의 비닐 걷어내고, 논 갈고, 모자리터 만들고
농사준비하느라 바빠지니 저도 씨앗 본 김에 뭐한다고, 이제 슬슬
봄 농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장에 나갔어요.

 

 

시장에서 씨앗을 파시는 아저씨예요.
해마다 저희 서석장에 오시는데 다양한 씨앗을 갖고 오시죠.
왼쪽은 꽃씨, 오른쪽은 채소씨 요렇게요.


그런데 꽃씨로는 눈이 안가고 오로지 야채씨로만 눈이 가네요.
어쩔 수 없는 농부의 아낙입니다. ㅎㅎ

 

우리 막내아들이 초등학교 다닐때, 급식 시간에 너무너무 근대 타령을 해서
학교 급식소에서 조리하시는 동네 형님이 저 볼때마다
근대좀 심어서 먹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녀석이 근대무침 하는 날은 세번도 넘게 타간대요.


그래서 막내아들 생각나서 근대도 사고, 샐러드 용으로 양상치도 사고,
우리 서방님 좋아하는 고들빼기도 둑방에 좀 뿌려놓으려고 샀지요.

 

그리고 아저씨더러 가격을 여쭤보니 개당 2천원씩 6천원이랍니다.
아저씨가 저더러 2천원짜리만 기가막히게 고른대요. 3천원 짜리도 있는데...ㅋ


" 아저씨, 이거 세개에 오천원해주심 안돼요?? "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아줌마 아니랄까봐 무조건 깎고보는 습관이...
게다가 무엇을 사든 흥정은 기본이잖아요.)

 

 

"(정색을 하시며) 안돼요, 안돼. 씨앗은 값을 깎으면 안나와."
손을 설레설레 젓습니다.


"엥?"


"얘들도 자존심이 있어서 값을 깎으면 자존심 상해서 안나와.

기분 나빠한단 말야."


"정말요??"

 
저도 어쩐지 속는 듯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씨앗이 기분 나빠할까봐,
혹시라도 자존심 상해서 안 나올까봐...그래서 결국 고스란히 제값에 사왔어요.

 
아...생각할수록 대단한 달변의 소유자이신 씨앗파는 아저씨......

 
저도 특산물 장터나 축제때 나가서 마을의 물건을 팔긴 하지만
깎아달라면 맘 약해서 잘 깎아드리거든요.
얼릉 머릿속으로 원가와 수수료와 출장비와 마을 운영비 계산해 가면서요.
때론 요렇게 생각하고 원가보다 너무 밑지지 않으면 저렴한 가격에 넘길 때도 있지요.

 
어쨌든 이 아저씨한테 한 수 배웠어요.
다음부터 제가 판매 나갔을 때 누가 깎아달라 그러면 그래야겠어요. ㅎㅎ

 
"안돼요, 안돼. 농산물은 깎으면 맛이 없어져요. 얘들도 자존심이 있지,
자기네 깎아내리면 기분 나빠서 제 맛을 내겠어요??
대신에 최고로만 드릴테니깐 많이 사가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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