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 적혈구 표면에 나와 있는 항원과, 혈액 속에 들어 있는 항체에 의해 발현된다. 크게 A형, B형, O형, AB형이라는 4가지 형태로 나타나며, A형은 적혈구 표면에 A형 항원(또는 응집원)을 가지고 B형은 B형 항원을 가지고 있으며 AB형은 A, B형 항원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리고 O형은 적혈구 표면에 A형, B형 항원이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혈액 속에는 항체가 들어있는데 A형은 항 B형 항체(또는 응집소)를 가지고 있으며 B형은 항 A형 항체, O형은 이 두 가지 항체를 모두 가지고 있고 AB형에게는 이 두 가지 항체가 모두 없다.

ABO식 혈액형은 1900년에 오스트리아의 의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K. Landsteiner)에 의해 발견되어 1901년에 공표되었다. 카를 란트슈타이너는 처음 A, B, C형이라는 3개의 혈액형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이듬해인 1902년 AB형이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발견되었고 이후 C형은 O형으로 바뀌었다.
수혈과 ABO혈액형
혈액형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것은 수혈 등을 통해서 혈액을 섞었을 때, 같은 형의 적혈구 항원과 혈액 항체가 만나서 발생하는 응집 현상 때문이었다. 혈액 속의 항체는 일반적으로 IgM(면역글로불린M) 형태를 띠고 있는 강력한 항체로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항원을 공격하는 것이 근본적인 목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이 왜 A형이나 B형과 같은 적혈구 표면의 항원을 공격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 이유가 알려져 있지 않다.
수혈을 할 때는 일반적으로 적혈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적혈구 표면의 항원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O형인 사람은 항원이 없기 때문에 A, B, AB형 모두에게 수혈을 할 수 있다. 하지만 A형인 사람은 A형 항원이 있어서 항 A형 항체와 만나면 안 된다. 그러므로 A형, AB형에게만 수혈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B형인 사람은 B형 항원이 있어서 항 B형 항체와 만나면 안 되기 때문에 B형, AB형에게만 수혈을 할 수 있다. AB형인 사람은 A, B형 항원이 모두 있기 때문에 항 A, B형 항체가 모두 없는 같은 AB형에게만 수혈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일 혈액 속의 액체 성분인 혈장(血漿:blood plasma, blood serum)을 수혈하는 경우라면 이 혈장 안에는 항체가 들어 있기 때문에 적혈구 수혈 시와 완전히 반대가 된다. 즉 O형은 O형에게만, A형은 A형과 O형에게, B형은 B형과 O형에게, AB형은 모든 혈액형에 혈장을 공급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수혈시에는 자신과 같은 혈액형에게서 수혈을 받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다른 혈액형에서 수혈을 받는 것은 부득이한 경우로 한정된다.
ABO식 혈액형의 유전
혈액형은 멘델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면서 유전되지만, 우성 인자가 두 개(A, B)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유전 양상과는 조금 다른 특이한 유전 방식을 보인다. 유전자형에서 O는 열성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열성 유전과 동일한 형태로 유전된다. 하지만 A와 B는 동등한 입장에 있는 우성 유전자로 O에 대해서는 우성으로 발현되지만 서로 간에는 불완전우성 관계가 되기 때문에 중간유전 방식으로 유전된다. 결국 A, B, O 세 개의 유전자형이 만드는 대립유전자형은 AA, AO, BB, BO, AB, OO 모두 6가지가 있으며 AA와 AO는 A형, BB와 BO는 B형, AB는 AB형, OO는 O형으로 표현형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경우에 이 유전 법칙을 통해 간단한 부모 자식 간의 확인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 두 사람이 모두 O형이라면 그 밑에서는 O형 자손만이 나오게 되며, AB형 아버지와 O형 어머니가 결혼하면 A형이나 B형 자손만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혈액형 법칙은 완벽한 것은 아니며, 발현 방법에 따른 희귀 혈액형의 경우에는 이 법칙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 두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