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선생
나는 먼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의 이름으로 알리 압두살람 트레키 박사 선생이 유엔총회 제64차 회의 의장으로 선거된 것을 축하합니다.
아울러 당신의 능숙한 사회 밑에 본 총회가 성과적으로 진행되리라는 기대를 표시합니다.
의장 선생
유엔총회 제64차 회의는 인류가 커다란 기대와 포부를 안고 맞이한 새 세기의 첫 연대를 마감하는 회의로 됩니다. 첫 연대를 공정하게 총화하고 앞길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올해의 유엔총회의 주되는 과업의 하나로 될 것입니다.
전쟁이 없는 평화롭고 평등한 세계에서 번영하려는 인류의 숙원은 아직 숙원으로 남아 있습니다. 인류의 지향과 염원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심각한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이 마무리되지 못한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핵군축 협상이 막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핵군비 경쟁의 찬바람이 먼저 불어오고 있습니다.
조류독감이 완전히 제압되지 못한 가운데 새로운 AH1N1형 독감이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올해의 세계는 지난해보다 더 더워진 지구를 느끼고 있으며, 도처에서 더 침체된 경제와 더 늘어난 실업자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더 횡포에 젖으며 그러하여 국제관계가 더 불평등해지며 이중기준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새 세기의 첫 연대 총화에서 이러한 현 실태들에 대한 신중한 주목이 돌려져야 할 것입니다.
의장 선생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영도 따라 국가 건설의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국력이 강하고 모든 것이 흥하며 인민들이 세상에 부럼없이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우리는 '강성대국'이라고 합니다.
그런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 우리 인민의 위대한 김일성 주석의 필생의 염원이었으며 '김일성 주석의 탄생 100돌이 되는 2012년에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자'는 것이 우리 공화국 정부와 인민의 드팀없는 의지입니다.
앞으로 3년동안 우리 앞에 나서는 주되는 과업은 강성대국 건설의 마지막 고지인 경제강국 건설에 모든 힘을 총집중하는 것입니다.
조선반도는 아직 정전상태에 있지만 이제는 우리가 믿음직한 핵억제력을 보유함으로써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세기 이상 적대세력의 핵위협과 전쟁 위험에 시달리며 사탕알보다도 총알을 먼저 만들어야 했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마음 놓고 경제강국 건설에 주력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서 펼치시는 선군정치의 빛나는 결실입니다.
우리가 경제강국으로 되면 지역의 경제발전에도 새로운 활력을 조성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경제건설 노력은 유엔 천년기 개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있어서도 의의있는 구성요소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의장 선생
우리는 조선반도와 세계의 비핵화를 부정한 적이 없습니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세계의 비핵화는 인류의 오랜 염원입니다.
조선 인민은 자기 역사 발전의 특수성으로부터 세계의 그 어느 나라 인민이나 민족보다도 나라의 자주권과 평화를 귀중히 여깁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나라의 평화적 통일을 실현하며 조선반도에서 핵 위협과 전쟁의 근원을 없애고 평화와 안정을 마련하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였습니다.
우리는 동북아시아 비핵화와 조선반도 비핵화를 발기하였으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데 대한 제안과 조-미 불가침조약 체결 제안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은 미국의 호응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미국은 조선문제를 미국의 대아시아전략의 견지에서만 보고 있으며 조선반도 전체가 비핵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에 대한 핵 위협은 더욱 증대되기만 하였습니다.
미국은 우리나라는 평화적 위성 발사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전횡을 부리고 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이 전횡에 도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도달한 결론은 미국이 핵정책을 변경시키려 하지 않고 있는 현 단계에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면 우리의 믿음직한 핵보유로 지역의 핵균형을 보장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핵정책이 변하는가 변하지 않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조선반도 비핵화가 실현되자면 미 행정부가 낡은 대결관념을 버리고 최근에 여러 번 성명한 대로 '변화'의 입장을 실천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의장 선생
우리는 핵군비경쟁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보유한 핵무기의 사명은 전쟁 억제에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나라에 대한 군사적 공격과 그 위협을 억제할 수 있을 만한 핵 억제력만 보유할 것입니다.
유럽과 기타 다른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조선반도에서도 위협과 억제력은 정비례 관계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동안 핵무기의 관리와 사용, 전파방지와 핵군축 문제들에서 책임적으로 행동할 것입니다.
우리는 핵전쟁을 반대하고 핵군비경쟁을 반대하며 핵무기 전파를 반대하는 블럭불가담 나라들을 비롯한 모든 평화 애호적인 나라들과 입장을 같이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핵억제력을 보유하였다고 하여 유엔의 이름으로 제재가 가해지고 있습니다.
상기시키건대 유엔은 핵무기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나라에서 태어났으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들은 모두가 핵보유국들입니다.
이 나라들이 이미 전부터 핵군축에 성의를 보여왔더라면, 그리고 다른 나라의 평화적 위성 발사까지 선택적으로 걸고드는 전횡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세계의 핵 관련 정세는 달리 발전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자주권을 중시하고 평등을 중시하는 나라입니다.
헌장에 규제된 자주권과 평등의 원칙은 우리가 유엔에 가입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제재는 결코 인정되지도 접수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대화에는 대화로, 제재에는 핵 억제력의 강화로 대처하는 것이 우리 공화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미국이 제재를 앞세우고 대화를 하겠다면 우리 역시 핵억제력 강화를 앞세우고 대화에 임하게 될 것입니다.
의장 선생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도량 넓은 결단에 의하여 조선반도의 북남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었습니다.
지난 1년 남짓한 기간 북과 남 사이에는 유엔총회가 인정하고 지지한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입장 차이가 생겨 서로의 관계에서 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진지하고 아량 있는 노력에 의하여 이제는 이 통일대강들에 대한 공동 인식이 이룩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개성공업지구 운영을 비롯한 북남 경제협력이 다시 자기 궤도에 들어서게 되고 흩어진 가족들이 다시 상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화국 정부는 우리민족끼리의 기치 밑에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실현하고 나라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하여 앞으로도 계속 모든 힘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의장 선생
유엔을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개혁하여야 한다는 것은 모든 유엔 성원국들의 공통된 인식입니다.
지금 유엔에서 가장 시대착오적인 기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입니다. 강대국이 약소국들을 지배하던 반 세기 전의 불평등 관계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구성이며 민주주의가 제일 발달되지 못한 것이 이 이사회의 절차 규정입니다.
오늘 유엔에서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정확히 반영될 수 있고 민주주의가 보장될 수 있는 곳은 총회입니다.
시대의 요구와 변천된 정세에 맞게 유엔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안전보장이사회를 철저히 민주화하는 것과 함께 총회의 권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전보장이사회를 개혁하는 데서는 유엔 성원국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블럭불가담 및 기타 발전도상 나라들의 대표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원칙에서 비상임이사국 확대 등 실현가능한 문제들부터 논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총회의 권능을 높이는 데서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들, 특히 유엔 헌장의 주권 평등의 원칙과 관련되는 모든 결정들은 유엔 총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문제가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유엔은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기준과 원칙을 바로 가져야 합니다.
유엔 헌장은 민족 자결권과 선택권, 내정 불간섭의 원칙을 인정하고 있으며 국제인권협약들은 모두가 '인권의 비정치화'를 초보적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유엔 안에서의 일련의 문제 토의는 이와 배치되게 흐르고 있습니다. 이른바 '인권 옹호'의 미명 하에 특정한 나라의 제도를 문제시하고 내정에 간섭하는 것 그 자체가 그 나라 인민의 제도 선택권 자체를 부정하는 인권 침해 행위입니다.
유엔은 지금 자기의 인권 의정에 큰 나라들이나 서방과 유럽 나라들에 대해서는 하나도 없고 작은 나라들의 문제만 올라있는 사실에 주의를 돌려야 할 것입니다.
국제무대에서 블럭불가담 나라들을 비롯한 발전 도상 나라들의 역할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 응당한 주목을 돌려야 합니다.
천년기 개발목표를 달성하며 세계의 경제위기와 기후변화와 같은 유엔의 중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은 블럭불가담 운동과 같은 광범한 발전 도상 나라 집단의 적극적 참여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의장 선생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대외정책은 어제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듯이 앞으로도 자주, 평화, 친선의 이념으로 할 것입니다.
공화국 정부는 이 이념에 따라 모든 유엔 성원국들과의 친선 협조 관계를 더욱 강화 발전시키기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며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 데서 자기의 모든 책임을 다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박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