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일(2023. 5. 2. 화) 마타란카(Mataranka)
오늘은 쿠인다에서 옐로 워터 크루즈를 탑승하고 Bukbukluk Lookout을 산책한 후 마타란카로 이동하여 마타란카 온천을 체험하는 일정이다.
오늘은 옐로 워터(Yellow Water) 크루즈를 탑승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오전 6시 20분 Cooinda Lodge Kakadu 앞에서 옐로 워터 크루즈 셔틀버스를 탔다. 새벽 6시 45분 첫 번째로 출발하는 옐로 워터 크루즈를 예약하였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호텔을 출발한 것이다. 셔틀버스는 크루즈 선착장까지 10여분 이동하게 되는데 일반 차량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구간을 통과할 때는 아직 물이 덜 빠져 도로에 물이 출렁거리는 곳도 있다. 우기에 내린 빗물이 아직 덜 빠진 것이다. 이제야 안전을 위하여 일부 도로의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이유를 알만하다.
옐로 워터 크루즈는 카카두 국립공원의 자연생태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생생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현장이다. 함석으로 만든 작은 배를 타고 천천히 흘러가면서 강기슭에 펼쳐진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것이다.
배가 선착장을 출발하자 해가 떠오르려고 동녘이 붉게 물 든다. 잠깐 사이에 번쩍 물 위로 올라온 밝은 태양이 물에 길게 여운을 남긴다. 배는 서서히 강기슭을 이동하면서 안내자는 주변의 생태계와 동물에 대하여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
악어가 서서히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전진하고 있다. 악어의 모습이 자주 보이는 것을 보니 악어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가보다. 물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무와 수상식물들의 모습이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아름다운 새들의 군무도 나타나고 이제 막 부화한 것 같은 작은 새끼를 데리고 먹이를 찾고 있는 예쁜 새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한없이 넓은 강바닥에 하얀 연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그 끝은 얼마나 먼 곳인지 알 길이 없다.
크루즈는 2시간동안 카카두 국립공원의 생생한 자연생태를 관찰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이른 아침 하루의 시작이 상쾌하다.
크루즈를 마치고 1시간을 달려 Bukbukluk Lookout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에서 20분 정도의 간단한 왕복 산책이다. 장엄한 전망대는 아니지만 쾌적한 산책이다. 광대한 지역에 산림이 울창하다. 잠깐의 산책을 즐기고 다시 출발하였다.
시드니에서부터 오늘까지 10,000여 km를 운전하였다. 처음 계획은 다윈에서 엔진오일을 교환할 생각이었는데 다윈의 일정이 주말이라 정비 업소들이 영업을 하지 않아 오늘까지 엔진오일을 교환하지 못하였다. 170km를 달려 캐서린에 도착하여 몇 군데 정비 업소에 들려 엔진오일을 교환하려고 하였으나 예약을 하지 않아서 며칠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오늘의 숙박지인 마타란카까지 110km를 더 달려 한 곳의 정비 업소에 들렀는데 이곳도 예약 없이는 차량의 정비를 할 수 없다고 한다. 담당 직원은 친절하게도 앞으로 우리가 관광을 위하여 거치게 될 일정에 있는 엘리스 스프링스에 있는 정비 업소에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해 주었다. 정말로 친절이 몸에 밴 고마운 분이다. 예약일은 3일 후가 되는 날이라 그때까지 1,100여 km를 더 운행해야 하는데 마음이 가볍지 않다.
차량의 정비 예약을 하고 오늘의 마지막 관광지인 마타란카 온천(Mataranka Thermal Pool and Rainbow Springs)에 갔다. 열대 숲으로 둘러싸인 곳에 속이 들여다보일 만큼 맑은 물과 야자수 그늘이 빚어내는 환상의 노천 수영장이다. 물은 조금 따뜻한 정도인데 별도로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누구든지 자연스럽게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힘든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온천욕을 하고 나니 몸이 가벼워진 것 같다.
어제도 오늘도 와이파이는 안 된다. 숙박업소는 물론이고 내가 준비해 가지고 간 와이파이도 안 된다. 호주 전체에 인터넷이 자유로워지기는 땅이 너무 넓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