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시장 긴급진단 : 낙관론] 원화가치 떨어져 수출 호재…실적 개선 땐 주가 오를 것 / 05.14(토) / 중앙일본 일본어판
"시장에 공포가 확산될 때가 우량주를 싸게 살 기회다. 신뢰성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견뎌내야 한다."
장기 경험에서 비롯된 투자 조언으로 '개인투자자의 멘토'로 불리는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증시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평가한다. 그는 "코스피가 정점에서 20%가량 하락하는 조정은 2년에 한 번씩 일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등 금융시스템을 흔드는 대형 사고가 난 게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박 대표는 신한BNP파리바운용, 한화운용, 인피니티투자자문 등으로 27년간 시장을 체험한 실전 투자 전문가로 알려졌다.
Q : 현재 증시를 진단하면.
A :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을 때 종종 나타나는 조정국면이라고 생각한다. 2003년 사스 유행을 거쳐 이듬해 4월까지 코스피는 83% 상승했다. 경기가 과열되자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그해 6월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때 코스피는 두 달 새 24% 하락했다.이후 조금씩 상승했던 코스피는 같은 해 8월 연준이 두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서자 다시 그간의 저점을 밑돌았다. 지금과 아주 비슷한 상황이다. 이렇게 조정을 거치면 증시는 강하게 오르곤 했다.
Q : 이번에도 상승 국면이 오는가.
A : 핵심은 한국 기업의 실적이다. 실적이 좋아도 투자심리가 악화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통해 투자심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보는 이유다. 다음으로 기업 실적이 뒷받침하느냐가 관건이다. 지금 환율이 1달러=1280원대가 이처럼 원화가치가 낮아졌을 때는 수출 위주의 대형주가 호실적을 내기도 했다. 코스피에서 수출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달러=1300원을 넘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1300원을 넘으면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금융시스템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다고 봐야 한다.
Q : 최근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이유는.
A :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연준이 금리를 올렸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안전자산에 관심이 커졌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쟁은 예측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물가에 대한 공포는 지금이 절정이라고 판단한다. 올해 인플레이션이 워낙 급격히 나타났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보더라도 내년에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걱정할 가능성이 높다.
Q : 경기 침체로 증시가 하락할 수도 있는데.
A : 2019년에도 미국 공급관리협회가 발표하는 제조업지수(PMI)가 둔화됐다. PMI는 제조업 분야의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지수다. 경기 상황이 악화됐다는 것인데 같은 해 S&P500은 28.8% 올랐다. 2015년부터 우상향이었던 물가상승률이 2019년에는 2%대에서 보합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멈췄다. 안도 랠리가 나온 것이다. 한국도 경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코스피는 7% 이상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0% 이상 올랐다. 결국 경기침체 자체보다는 한국 기업이 경기침체에 대응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Q : 개인투자자의 대응방법은.
A : 이럴 때일수록 우량 기업을 가져야 한다. 판단 기준은 간단하다. 사업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인지 따져보는 일이다. 여기에 하나만 추가하면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시장은 레드오션이 되기도 했다. 매출이 떨어져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런 기업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