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7-08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 부자유로부터의 해방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아이엄마와 함께 저녁예배를 드리는데 거의 마칠 즈음에 전화벨이 울려왔다. 일반집전화로 받지 않자, 곧이어 휴대폰에서 전화벨소리가 계속하여 울려왔다. 예배를 마친 후에 휴대폰을 열어 누구에게서 전화가 왔나 살펴보니, 부모님 댁에 가 있는 작은아이로부터 전화가 온 것이었다. 어머님 댁에 전화를 했더니, 작은 아이가 곧바로 받았다. 작은아이 하는 말이 “아빠 밖에 있는 햄스터 훈이 지금껏 살아있지, 아빠 밥 주기 불편할 테니까, 그냥 훈이네 집 위에다 뿌려줘. 아빠 알았지. 나는 그 전화를 받는 동안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아니 슬펐다는 말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언제나 전화를 하는 그 둘째아이의 목소리는 너무 해맑다. 그 해맑은 목소리가 때로는 나를 너무 슬프게 한다. 나는 조금 후에 현관 쪽에 놓여있는 햄스터에게 다가갔다. 우리 아이들이 집을 비운지 꽤 여러 날이 되어, 그간에 함께 해주지 못했는데도 어둠 속에서 꼼지락거리는 그 햄스터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아이의 바람대로 그 햄스터에게 밥을 듬뿍 가져다주었다.
우리 식구들은 계속하여 밤마다 기도한다. 그것은 세상에서 전쟁으로 인하여 매일 매일을 불안과 초조함 속에서 지내는 이들이 어서 그 전쟁이 종식되어 자유 한 가운데서 편안하게 지내기를 위하여, 그리고 다른 민족과 또 다르게 남북이 계속해서 서로 대치(對峙)되어 있는데, 그 상태가 끝이 나고 평화 속에서 한민족을 이루어가기를 위하여, 지금은 그런 일을 이루어보고자 대통령이 방북을 하려 하는데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기를 위하여, 그리고 아프카니스탄에 피랍되어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복음과도 같은 반가운 소식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겪어보지를 못한 일인데, 세상에서 굶주림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드린다. 굶주리는 사람이 배불리 먹게 되는 그 시절이 어서 도래하기를 위하여, 그것이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세상에서 제일 부유하다고하는 미국(美國)이라는 나라는 오늘도 식량이 남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 잉여농산물(剩餘農産物)을 태평양이나 대서양 앞바다에 내던지고 있단다. 이러한 모순이 세상에 그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와 처지가 같은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하여 기도한다. 다른 노래에서 말하였던 것처럼, 그 분들의 참세상 자유를 위하여.
세상에는 웃을 일도 많지마는, 그 반면에 울어야 될 일도 많다. 가까운 사람이 육신이 몹시 아파 견디지를 못해할 때 나는 화장실에 가서 하나님을 찾으며 통곡한다. 그 반면에 외로움에 잠 못 이루는 공동체 식구들을 위하여 나는 얼마나 울었던가? 스스로를 생각하여 볼 때에 위선자, 이런 위선자도 없을 것이다. 등에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를 안타까워하는 여인들에게 그분은 그런 말씀을 하셨다. “예루살램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하셨다(누가복음 23:28). 나는 애초에 새터공동체를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뜻으로 시작하였다. 우는 사람들과 같이 울고, 웃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자 말이다. 며칠 사이에 그 동병상련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앓아누워있는 병원에 있으면서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우선 앓아 누워있는 내가 절실(切實)함이고, 그러면서 같은 처지의 옆 사람을 보게 되고, 그리고 옆 사람이 필요로 할 때 내 남아있는 다른 손길이 그에게 가닿는다. 그런데 지금껏 지내오면서 생각해보니 나는 어떠한 사람이었던가? 어떠한 사람으로 딱히 된 것은 없고, 다음의 노래처럼 그와 같은 사람은 되지를 못하였다.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그렇게 살순 없을까, 욕심도 없이 어둔 세상 비추어 온전히 남을 위해 살듯이...... 예수님처럼 바울처럼 그렇게 살순 없을까, 남을 위하여 당신들의 온 몸을 버리셨던 것처럼, 주의 사랑은 베푸는 사랑 값없이 그저 주는 사랑, 그러나 나는 주는 것보다 받는 것 더욱 좋아하니, 나의 입술은 주님 닮은 듯 하나 내 맘은 아직도 추하여, 받을 사랑만 계수하고 있으니 예수여 나를 도와주소서” 예수는 그가 세상에 오신 목적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누가복음 4:18-19). 예수 그 분은 자유로운 세상으로의 여행을 원하셨다. 그런데 이런 노래와 말씀이 나를 슬프게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용기도 북돋아 준다.
공동체 이야기
붉은 고추
노래 아침이슬이 있다. 노래 가운데 그런 가사가 있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2007년 8월 19일 주일 예배에 다음과 같은 광고를 했다. ‘예배 후에 점심을 함께 잡수시고 움직일 수 있으신 분들은 고추밭에 올라가서 고추를 따면 어떨까요?’ 그 얘기와 함께 고추를 따기로 하였다. 우리는 점심 후에 나이 제일 많으신 박 선생님을 시작으로 다함께 모여 고추밭으로 오르기 시작하였다. 한낮에 찌는 더위라 다들 수건을 목에 걸었다.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漫漫)한 노릇이 아니다. 더군다나 지체장애인, 정신지체장애인들에게는 더욱 그러한 노릇일 것이다. 우리들은 한 시간 가량을 고추 따기를 하다가, 박 목사 부모님이 일을 도우러 오는 바람에 자연스레 흩어졌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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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주송례. 진영택. 김정화. 박소웅
박정임.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무래. 박종만. 박병민. 진선미
박한솔. 박진솔
* 2007년 7월 29일에 희망의 언덕(회장:유상현 선생님)에서 주최한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여름바다 나들이가 경남 남해에서 있었는데 공동체에서 함께 다녀왔습니다.
* 2007년 8월 19일에 우리민족의 전래 칠석(七夕) 명절을 맞이하여 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 정인구 총무님 외 2인께서 맛있는 백설기 떡을 해가지고 오셨습니다.
* 2007년 8월 20일에 신평교회 최영득 장로님께서(충만농장) 가을배추 육묘를 주셔서, 진주문교회 여전도회(유운걸 목사님)가 함께 해주셔서 밭에 심었습니다.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추부제일교회.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손연화).김포중앙교회여전도회.이원교회.김기홍.정무래.최영애.라홍채.박종만.수영교회.이병덕.동춘교회6여전도회.양오석.최선희.진영택.채윤기(박현실).대전충남지방통계청.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1인).세광교회.대전성남교회.진명구.금성교회.대덕교회.금산푸드뱅크.박선희.금산주부클럽(4인).살림교회(박상용외9인).김철우.김종택.김태훈.화평교회(안병률외3인).신건태.최영관.순창세광교회(조종국외3인).한국도로공사무주지사(10인).대전노회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