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no = "869";
나비의 기억
소우주 정석현
밤새 눈물 흘린 이방인이 단오 구경을
군무 자락의 풍물놀이를 본다.
바늘 곱게 꿰어 매는 고운 옷자락에
섶다리를 건너서
김천의 자두와 경산의 대추 맛을 본
까마귀 떼들의 생일 파티를
계정 숲에서 멋들어지게 하는구나!
어머니의 길쌈에
새옷 갈아입고
경산역에서 시화전을 마치며 주머니 속에 시를 담고
새싹이 다시 빵빵 해지면 개화는 오겠지
남매지 앞에 앉아
자인으로 가는 5월은 아주 기분 좋은 날로 생각을 하자
풀빛 판타지아
경산의 수채화를 멋있게 그리며
천상의 영상 합주곡 울려 퍼지는 듯
오늘에야 해국 꽃향기를 맛보았다.
남천 강 둑길을 걸으며
바보 같은 생각을 마음속에 담고
노을이 내려앉는 토산 못 가에서
축제의 계절에 나만큼 정 맞춰 봤어라고
봄 가고 여름이 가는 나날에 가을이 한참 물드는
경산의 문화 향기 속 세계로
활기찬 젊음이 힘찬 나래를 펴는 희망찬 경산
가창오리 떼들의 군무에 덩달아 나비의 춤추는 풍경을 강한 회오리로 휘감고
내 보석함을 열면
국화꽃 향기에 임을 그리는
팔만대장경 경내에 탑돌이를 하며
지난 봄날 하얀 이팝나무꽃 가로수 청춘을 읽어 본다.
어느 봇둑의 기억이 생생한데
라일락 연가를 부르며
당신의 체취에 넋을 잃고
낭만에 대하여 아름다운 추억을 반추하며
옹골찬 새콤달콤한 포도를 맛있게 씹으며
삼성현로 귀길을 화왕계 얘기를 들으며
이방인은 또 어디로 갈 것인가?
아직
나비의 기억은 생생한데!
2015년 10 월15-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