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
1. 효(肴), 초(梢), 교(交), 소(巢), 모(茅)
農家秋熟薦新肴, 香果團團滿樹梢.
一曲峨洋鐘子識, 三聲車笠越人交.
塘荷擎雨眞成蓋, 門柳經春已勝巢.
幸免萍鄕爲客斃, 晩年要有蓋蓬茅.
艾
농가에 가을이 익자 새 안주로 제사할 때,
단단한 좋은 과일들 나무 끝에 가득 찼네.
종자긴 아양곡으로 백아를 지기로 삼았고,
월인은 거립을 세 번 외쳐 벗을 사귀었네.
못에 연잎은 비를받들어 지붕을 만들었고,
문앞버들은 봄을 지나자 새둥지가 되었네.
타향에 떠돌다가 다행히 객사는 면했는데,
만년에 초가집을 이을 지붕은 있어야하네.
* 거립(車笠) : 옛 월나라 풍속에 처음 남과 사귈 때 토단(土壇)을 쌓고, 개ㆍ닭을 잡아 제사 지내면서 ‘거립(車笠)’이라는 말을 세 번 외쳐 축원함.
* 아양곡(峨洋曲) : 거문고의 곡조. 백아(伯牙)와 종자기(鍾子期)의 고사가 있음.
2.
山家廚供酒兼肴, 嘻噫秋聲花樹梢.
斜日遲遲新就賦, 麈談媚媚細論交.
虫搖廣舌經宵語, 人似烏衣戀舊巢.
尙貴神仙俱未遂, 數間小屋掩茨茅.
穀
산골 부엌에서 대접할 것은 술과 안주인데,
쓸쓸히 들리는 가을소린 나무 끝에서 나네.
비스듬히 비치는 해에 새로 가을시를 쓰고,
파리채 들고 나누는 말은 사귀는 인정일세.
벌레는 긴긴 이야기로 밤을 새워 조잘대고,
사람은 제비처럼 옛날 살던 고향을 그리네.
신선을 숭상하고 귀히 여기나 이룰수 없고,
두어 칸짜리 작은 집은 띠풀로 지붕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