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 남아 있는 백성 중에 / 예레미야 40:7
하나님께서 그 나라에서 태어나게 하셨기에, 그 나라 국민을 위해 사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예레미야는 제사장 힐기야의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특별히 나라와 민족에 대한 사랑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나라의 미래를 예언하게 되었고, 이를 모든 백성과 왕실에 전했습니다. 당시 유대의 왕이었던 시드기야는 직접 예레미야 선지자를 불러 하나님의 뜻을 물었습니다. 예레미야는 진실만을 말하기로 약속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했습니다.
왕의 통치 9년 10월, 하나님께서는 이 나라를 바벨론 왕에게 넘겨줄 것이며, 그들의 군대가 예루살렘을 침공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만약 왕과 신하들이 항복하면 목숨을 건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포로로 잡히고 예루살렘은 불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을 들은 다른 백성과 신하들은 "예레미야가 우리의 사기를 떨어뜨리니 죽여야 한다"고 왕에게 요청했습니다. 이에 왕은 "예레미야가 너희 손에 있으니, 내가 너희를 막을 수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군중들은 예레미야를 체포해 어떤 지하감옥에 가두었다가, 다시 꺼내어 깊은 구덩이에 던졌습니다. 시드기야 왕이 이 소식을 듣고 사람을 보내 예레미야를 구출해 시위대 뜰에 머물게 했습니다.
예언대로 왕의 통치 9년 10월, 바벨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왕을 사로잡은 뒤 도시에 불을 질렀습니다. 예레미야도 다른 백성들처럼 쇠사슬에 묶여 바벨론으로 끌려가다가 라마에 도착했을 때, 바벨론의 장관 느부사라단이 그의 쇠사슬을 풀어주며 위로했습니다. 장관은 "당신은 하나님의 예언을 전했지만 이 백성들이 듣지 않아 이렇게 된 것이니, 이제 당신에게 자유를 주겠습니다. 바벨론으로 가고 싶으면 가도 좋고, 유대의 새 총독 그달야를 따라 유대로 돌아가고 싶으면 그래도 좋습니다. 원하는 대로 선택하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뜻이므로 반드시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선지자를 이렇게 예우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했습니다. 바벨론으로 끌려가는 백성들의 처지도 걱정되었지만, 유대에 남아있는 백성들을 지도자 없이 방치하는 것은 더욱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총독을 따라 고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대체로 바벨론에 잡혀간 사람들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바벨론이 그런 유력자들을 데려가고 난 뒤, 남은 사람들은 모두 굶주리고 헐벗은 채 위로받지 못하는 처지에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을 바라보니 잿더미만 남아있었고, 큰 건물들은 모두 불타버렸으며 성전과 왕궁도 모두 불에 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백성들은 무엇을 믿고 살아야 할지 모른 채 슬픔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예레미야는 이들의 처지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마치 고통받는 백성에게 달려갔던 모세처럼, 예레미야도 남은 백성들에게 가겠다고 청했습니다. 전에 예레미야를 '낙심한 선지자'라고 비난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이런 상황을 직접 겪어보니,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인도하기에 좋은 때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