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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설명(1)
대적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치려는 음모를 꾸밉니다. 대적들은 자기 원수라고 하는 사람들이 무너질 때까지 음모를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격합니다. 유다가 점점 회복되어 가는 것을 저해하기 위해서, 유대인의 대적들은 지도자인 느헤미야를 먼저 처리하려 했습니다.
1산발랏과 도비야와 아라비아 사람 게셈과 그 나머지 우리의 원수들이 내가 성벽을 건축하여 허물어진 틈을 남기지 아니하였다 함을 들었는데 그 때는 내가 아직 성문에 문짝을 달지 못한 때였더라(1)
느헤미야와 백성들의 헌신으로 말미암아 성벽 재건공사가 많은 진척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제 예루살렘 성문에 문짝을 다는 일만 남겨놓은 상태입니다(1b). 주위의 대적들, 즉 산발랏, 도비야, 아라비아 사람 게셈과 나머지 원수들은 이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해서든 진행 중인 작업을 중단시키고자 안간힘을 씁니다. 아라비아 사람 게셈은 고고학적 자료에 ‘게델의 왕(총독)’이라는 칭호로 소개되고 있어 당시 팔레스틴 남부와 델타 지역까지 흩어져 살고 있던 게델 민족들(연합족속)의 총독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성벽 재건으로 인한 유다의 요새화는 사마리아, 암몬, 아라비아 지역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주위의 총독들이 연합하여 느헤미야의 성벽 재건 공사를 중단시키려 한 것입니다. 이것은 왜 게셈이 느헤미야의 일에 참견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1b절의 그 나머지 우리의 원수들은 이들에게 동조한 사람들인 암몬과 아스돗 사람들을 가리킵니다(참조 4:7).
산발랏과 게셈의 음모(2-9)
성벽을 쌓는 일도, 공동체를 세우는 일도 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젠 다 됐다고 마음을 놓을 만한 때부터 방해와 위협은 더 교묘해지고 거세집니다. 성벽을 틈새 없이 잘 쌓았듯이 마음에도 악이 들어올 만한 조그마한 틈새도 허락하지 않아야 합니다. 느헤미야에게는 대적들은 매우 집요하게 공격해 옵니다.
2산발랏과 게셈이 내게 사람을 보내어 이르기를 오라 우리가 오노 평지 한 촌에서 서로 만나자 하니 실상은 나를 해하고자 함이었더라 3내가 곧 그들에게 사자들을 보내어 이르기를 내가 이제 큰 역사를 하니 내려가지 못하겠노라 어찌하여 역사를 중지하게 하고 너희에게로 내려가겠느냐 하매 4그들이 네 번이나 이같이 내게 사람을 보내되 나는 꼭 같이 대답하였더니 5산발랏이 다섯 번째는 그 종자의 손에 봉하지 않은 편지를 들려 내게 보냈는데 6그 글에 이르기를 이방 중에도 소문이 있고 가스무도 말하기를 너와 유다 사람들이 모반하려 하여 성벽을 건축한다 하나니 네가 그 말과 같이 왕이 되려 하는도다 7또 네가 선지자를 세워 예루살렘에서 너를 들어 선전하기를 유다에 왕이 있다 하게 하였으니 지금 이 말이 왕에게 들릴지라 그런즉 너는 이제 오라 함께 의논하자 하였기로 8내가 사람을 보내어 그에게 이르기를 네가 말한 바 이런 일은 없는 일이요 네 마음에서 지어낸 것이라 하였나니 9이는 그들이 다 우리를 두렵게 하고자 하여 말하기를 그들의 손이 피곤하여 역사를 중지하고 이루지 못하리라 함이라 이제 내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 하였노라(2-9)
성벽 재건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자 산발랏과 그 일당은 전략을 수정하여 공격의 대상을 전적으로 느헤미야 한 개인으로 집중시킵니다(3-4장에서는 성벽의 건축자들을 향했다). 그리고 대적들의 방해도 더욱 교활하고 치밀한 방식으로 바뀌어갑니다(지금까지의 방법은 조소, 공갈, 협박 등이었다). 산발랏과 게셈은 느헤미야에게 사람을 보내 오노 평지의 한 마을에서 만날 것을 제안합니다(2a). 오노 평지는 예루살렘에서 북서쪽으로 약 25마일쯤 떨어져 있는 지역으로 사마리아(산발랏이 통치하고 있는 지역)와 아스돗(블레셋 지역)의 중간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산발랏과 게셈이 오노 평지를 선택한 이유는 그 지역이 산발랏의 고향(벧 호론)과 지리적으로 가까웠기 때문이거나 중립 지역이기 때문에 느헤미야를 안심시킬 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은 평화 회담을 제안한 것처럼 위장해서 느헤미야를 은밀히 해치려 했습니다(2b).
그렇지만 느헤미야는 이들의 회담 제의를 즉시 거절합니다(3a). 공사의 완공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3a) 책임자인 자신이 현장을 떠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3b). 느헤미야의 말(3c)로 추측해볼 때, 느헤미야는 이들의 제안에 의심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산발랏과 게셈은 포기하지 않고 네 번이나 느헤미야에게 초청장을 보내지만(4), 느헤미야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느헤미야가 응하지 않자, 산발랏은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 번에는 신하를 시켜 느헤미야에게 ‘봉하지 않은 편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5). ‘봉하지 않은 편지’는 누구나 읽어 볼 수 있는 흑색선전용 편지를 말합니다. 봉하지 않은 편지를 사용한 것은 느헤미야에게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입니다. 이번에는 유언비어를 이용해서 성벽 재건을 중단시키려는 것입니다. 편지 내용에 의하면, 느헤미야가 유대인의 왕이 되고자 아닥사스다 왕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느헤미야가 응하지 않자, 산발랏은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 번에는 신하를 시켜 느헤미야에게 '봉하지 않은 편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5). ‘봉하지 않은 편지’는 누구나 읽어볼 수 있는 흑색선전용 편지를 말합니다. ‘봉하지 않은 편지’를 사용한 것은 느헤미야에게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입니다. 이번에는 유언비어를 이용해서 성벽 재건을 중단시키려는 것입니다. 편지 내용에 의하면, 느헤미야가 유대인의 왕이 되고자 아닥사스다 왕에게 반역을 꾀하고 있다는 소문이 유다와 이방 사람들 가운데 떠돌고 있다는 것입니다(6). 이미 느헤미야가 예언자들의 지원 아래 유다 왕으로 즉위할 준비를 마쳤다는 것입니다(7a). 아닥사스다 왕에게 편지를 써서 유다 지도자를 참소하는 것은 수년 전 방백 르훔과 서기관 심새가 예루살렘 재건 공사를 멈추기 위해 사용했던 방식이기도 합니다(참조 에스라 4:7-16), 산발랏은 아닥사스다 왕이 강 건너편 영지의 불안정한 정세에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산발랏은 이 소문이 머지않아 아닥사스다 왕에게 알려질 수 있음을 알리면서, 함께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합니다(7b). 그렇지만 느헤미야의 반응은 단호합니다. 그 소문이 산발랏이 지어낸 허구라고 하면서 산발랏의 제안을 묵살합니다(8b). 느헤미야는 이미 산발랏이 자신과 유다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어 공사를 중단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입니다(9b). 느헤미야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합니다(9b).
도비야와 거짓 예언자들의 음모(10-13)
‘믿는 도끼에 발등 찍는다.’는 말은 가장 신뢰할 만한 사람들에게 속을 때 하는 말입니다.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 일을 막는 경우가 있어서 가장 힘들게 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겸손하고 하늘로부터 오는 지혜 가운데 살아가야 합니다.
10이 후에 므헤다벨의 손자 들라야의 아들 스마야가 두문불출 하기로 내가 그 집에 가니 그가 이르기를 그들이 너를 죽이러 올 터이니 우리가 하나님의 전으로 가서 외소 안에 머물고 그 문을 닫자 저들이 반드시 밤에 와서 너를 죽이리라 하기로 11내가 이르기를 나 같은 자가 어찌 도망하며 나 같은 몸이면 누가 외소에 들어가서 생명을 보존하겠느냐 나는 들어가지 않겠노라 하고 12깨달은즉 그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바가 아니라 도비야와 산발랏에게 뇌물을 받고 내게 이런 예언을 함이라 13그들이 뇌물을 준 까닭은 나를 두렵게 하고 이렇게 함으로 범죄하게 하고 악한 말을 지어 나를 비방하려 함이었느니라(10-13)
느헤미야를 해하려 한 음모가 수포로 돌아가자 대적들은 내부의 인물들(스마야와 여선지 노아댜)을 통해 느헤미야를 제거하려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도비야의 이름이 먼저 언급된 것으로 보아(12b), 이번에는 도비야가 주도적으로 행동한 것 같습니다. 산발랏과 도비야는 당시 유다의 지도층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참조, 느헤미야 13:4-5, 28). 도비야는 예루살렘 제사장들과 유대 관계에 있는(참조. 13:4) 자신의 위치를 활용해서 느헤미야와 제사장 그룹을 이간시키려고 합니다. 도비야는 예루살렘에 거주하고 있는 스마야라고 하는 사람을 시켜서 느헤미야를 성전으로 유인하려고 합니다. 스마야의 정체에 대해서 본문이 침묵하지만, 문맥상 성전 예언자였던 것으로 보입니다(참조. 12b). 10b절의 스마야의 말은 예언자의 선포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느혜미야는 스마야가 두문분출하자 그를 찾아갑니다(10a). ‘두문불출하다’는 다양한 의미(‘감금하다’, ‘저지하다’, ‘억제하다’)로 사용되기 때문에 ‘스마야의 두문불출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 치는 않습니다. 정황상 스마야가 예언자적 황홀경 상태에 있는 것을 가장해 느헤미야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혹자는 스마야의 행동이 느헤미야의 위험을 알리는 행위예언으로 보기도 합니다. 느헤미야가 소문을 듣고 스마야를 찾아오자, 스마야는 느헤미야에게 대적들의 암살 음모를 알리며 성전에 숨어 있을 것을 제안합니다(10b). 그렇지만 느헤미야는 곧 스마야의 예언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님을 알아차리고 스마야의 제안을 거절합니다(11). 느헤미야는 자신이 성전에 숨을 수 없는 이유를 제시합니다(11a). ‘나 같은 자가 어찌 도망하며’라는 말은 ‘사명을 맡은 자가 자신의 신병을 위해 그 자리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나 같은 몸이면 누가 외소에 들어가서 생명을 보존하겠느냐’는 말은 제사장이 아닌 자가 성전에 들어감으로 제의 규정을 어길 수 없다는 뜻입니다. 비록 총독의 신분이라 할지라도 제사장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은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스마야가 종교적인 규율을 어기도록 하면서까지 성소로 은신하게 하려는 것을 보고 그의 예언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이 아님을 확신한 것 같습니다. 결국 스마야가 도비야와 산발랏에게 뇌물을 받고 자신을 속이려고 했다는 것이 느헤미야에게 알려지게 됩니다(12b). 느헤미야로 하여금 제의 규정을 어기도록 해서 제사장들의 적대감을 사도록 의도했던 것 같습니다(13).
느헤미야의 기도(14)
이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일꾼들이 세상의 게략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은 하나님과 사람 앞에 진실하고 순결하되, 하늘의 지혜로 무장해야만 합니다. 느헤미야는 교만하지 않고 끝까지 하나님의 지혜를 구합니다.
14내 하나님이여 도비야와 산발랏과 여선지 노아댜와 그 남은 선지자들 곧 나를 두렵게 하고자 한 자들의 소행을 기억하옵소서 하였노라(14)
이번에도 느헤미야는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대적들을 하나님의 심판에 맡깁니다(참조, 로마서 12:19). 여기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의식하며 살았던 느헤미야의 신앙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면서 느헤미야는 자신을 공격하는 일에 가담했던 여 선지자 노아댜와 다른 선지자들을 언급합니다(14b). 산발랏, 도비야, 게셈의 위협이 외부로부터의 공격이라면, 여선지자 노아댜와 성전 내 거짓 선지자들은 내부의 적들입니다. 대적들은 페르시아 왕의 재가로 시작된 성벽 재건 공사를 공식적으로 방해하는 데 한계가 있어 공동체 내부 인사들과 연계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과업을 이루기 위해 안팎의 방해 세력과 싸웠던 것입니다. 꿋꿋하게 하나님만 바라보고 맡은 일을 이루어가는 느헤미야의 지도력이 돋보입니다.
주의 일꾼은 순결하되 순전해서 안 됩니다. 지금도 악의 세력은 거룩한 사역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악한 세력을 물리칠 지혜와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느헤미야는 순결하면서도 지혜로움이 탁월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는 명령을 하셨습니다. 주의 일꾼들에게 그러한 지혜롭고 순결한 모습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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