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제 늙어서,
머리카락에 희끗희끗 인생의 서리가 내렸어도 하나님,
나를 버리지 마십시오.
[시편 71:18]
"메멘토 모리 - 죽음을 기억하라."
누구나 죽는다.
어떤 이들은 늙기 전에 죽기도하고, 어떤 이들은 늙어서 죽는다.
백발에 대해,
잠언 16장 31절에서는 '영화로운 면류관'이라고 한다.
백발이 영화로운 면류관인 이유는 '공의로운 길에서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인간 수명에 대해 이렇게 이해를 했다.
초고령화시대가 도래했다.
'과연 축복일까?'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의 소설 <걸리버여행기> 3부 10장에는
왼쪽 눈썹 바로 위 이마에 둥근 빨간 점이 박혀 태어나는 '스트럴드블럭’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것은 이 아이가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절대적인 표지인데, 그 나라에는 1,100명 정도가 살고 있으며, 3년 전에 태어난 어린 여자아이가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걸리버는 불멸의 존재가 된다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온갖 즐거운 상상을 한다.
그런데 그들에 관한 이야기는 이렇다.
30세까지는 보통 사람들처럼 살아가지만,
40세 이후부터는 우울 증상이 생기기 시작하고,
80세가 되면 기억력을 잃을 뿐 아니라,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죽은 자로 분류되어 자손들에게 모든 재산이 상속된다. 그래서 겨우 생계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을 수당으로 받으며 몹시 가난하게 살아간다.
90세가 되면 치아와 머리카락은 다 빠지고, 미각도 사라져서 밥을 먹는 즐거움이나 식욕이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배를 채우기 위해서 먹는다. 게다가 이 나라의 언어는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200년이 지나면, 일상적인 말 몇 마디 밖에는 나누지 못한다.
그래서 불멸의 존재로 태어나는 이들은 모든 사람에게 멸시와 미움을 받는다.
시인은,
내가 늙더라도, 쇠약하더라도(9), 머리카락에 희끗희끗 인생의 서리가 내렸어도(18),
"나를 버리지 마십시오" 청원한다.
인간은 쓸모있음으로 사람의 가치를 논하지만, 하나님은 그냥 우리를 사랑하신다.
그러므로,
우리가 늙고 병들어 쓸모가 없을 때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해주실 것이다.
이것 외에 무엇을 말할 것인가?
기도할 뿐이다.
늙고 병들었을 때에 그저 죽는 날만을 기다리며 두려워하며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늙고 병들었음과 죽음을 받아들이고 품위있게 살아가길 바랄뿐이다.
이 일은 내가 바란다고 되는 일이 아니므로, 하나님께 청원할 수밖에 없다.
내 영역을 넘어선 일이므로 "나를 버리지 마십시오"기도하고,
하나님께서 어느 순간이든,
심지어는 늙고 병들어서 세상으로부터 쓸모없다고 여겨질 때에도,
끝까지 나를 사랑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지키는 것,
그 믿음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하는 것, 그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메멘토 모리!"
늙고 병들어 죽음을 맞이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길...
그렇게 간절하게 원하던 오늘을 살지 못하고 어제 이 땅을 떠난 이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