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팔달산 고인돌의 사연
잠원초 2학년 장민준
안녕! 나는 팔달산 고인돌이야. 예전에는 그냥 쉬어가는 돌이었는데, 이제는 과학자들이 진상을 밝혀 고인돌이 됐어. 나처럼 그런 돌이 있어. 그 돌의 이야기는... 광개토태왕이 백제로 침략했을 때 남쪽에 어떤 비를 세웠대. 그런데 거기 사람들이 그걸 빨래돌로 쓰고 있었대. 너무 놀랍지 않니? 그 유명한 광개토태왕이 세운 돌을 그냥 빨래돌로 쓰고 있다니... 아무튼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있어. 어떨 때는 위대하다가 어떨 땐 버려지고, 지금은 또 위대해졌어. 여기 팔달산에 오면 지금까지 겪은 이야기를 들려줄게. 안녕!
제목 : 궐리사 수호신의 이야기
잠원초 2학년 장민준
아이구! 나를 알아본 사람이 59년 만이네! 나는 이 궐리사의 수호신이다! 다들 예수님을 믿으면 천국, 부처님을 믿으면 극락이야. 그리고 여기는 공자님이 모셔진 오산시 궐리사야!
궐리사는 조선전기 문신이자 공자 64대 후손인 공서린 선생이 세웠어. 중종 2년(1507) 문과 급제하고 공조참의 대사헌들을 지낸 공서린 선생이 후학을 지도할 때 은행나무에 북을 달아놓고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깨우쳤는데 그가 죽자 그 은행나무도 말라 죽었어. 그 뒤 정조가 화산에 서보니 많은 새가 슬피 울며 은행나무 곁으로 모여들었고 이를 괴이하게 생각한 임금이 가까이서 보니 죽은 은행나무에서 새싹이 돋고 있었다 해. 흠. 이제 가야겠군. 안녕!
제목 : 2022년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돌아보며
이주연 (장민준 엄마)
"경회루 개방은 활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존을 위한 것이다." - 2004년 유홍준 문화재청장
올봄, 절친한 가족(변성연,장은홍,장인서,장준혁 가족)의 소개로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소개받았다. 처음에 든 생각은 ‘이런 좋은 활동이 있다니!’었다. 아이가 크고 활동 반경이 넓어지며, 함께 국내 박물관과 문화재를 방문하면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보고 느끼고 있었는데, 내가 사는 수원에서 가족과 함께 문화재를 보고 직접 지킬 수 있는 활동을 알게 되어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게 문화재 보호 활동은 문화재의 보수, 정비 및 복원이나 훼손 방지 등 문화재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활동이었다. 그렇기에 문화재지킴이 활동 또한 수원의 문화재를 방문하고, 해설사님의 설명을 듣고,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반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오래된 기억 속 기사가 떠올랐다. 바로 2004년 ‘경회루 누마루바닥 길들이기’ 관련 기사였다. 오랜 시간 동안 시민들에게 제한되었던 경회루를 개방하는 행사였다. 누마루 바닥은 사람이 직접 밟아주고 손길이 닿아야 더욱 오래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았던 기사였다. ‘사람과 문화유산의 밀착된 일상적 교감을 통해 문화유산에 생명력을 불어넣겠다’는 새로운 활용방식으로, 이는 문화유산에 대한 ‘특성을 파악한’ 활용이야말로 곧 보존과 마찬가지라는 취지의 활동이었다. 문화재 보호란 보수 관리 정도에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활용방식을 통해 그 가치를 새롭게 일깨우고 지켜가야 한다는 것이다. 수원 문화재지킴이 활동도 그러했다. 잘 알려진, 그리고 그렇지 않은 수원의 수많은 문화재들를 찾아 그곳에 맞는 활동으로 문화재를 훌륭하게 지켜나가고 있었다.
한옥은 사람이 살지 않으면 망가지고 사람이 계속 살아야 한옥도 산다고 한다. 아이과 함께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하며, 문화재에 대해 알고, 활용하는 것이 곧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앞으로도 우리 가족이 문화 가족으로서 더욱 성장하길 바라며 2022년 문화재지킴이 활동의 소견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