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박봉식(朴奉植) - 하나님과 함께 하는 생활 - 2. 죽음의 고개를 세 번 넘어야

[대태양/김현수]

증언(證言) - 박봉식(朴奉植) - 하나님과 함께 하는 생활

2. 죽음의 고개를 세 번 넘어야

1 하루는 하오 늦게 성전에서 기도를 드리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난데없는 널이 성전 문턱에 가로 걸려 있었다. 그래서 나는 “주여 저는 저 널을 넘고는 집에 못 가겠습니다”라며 다시 간곡히 기도를 드렸다.

2 그랬더니 어떤 분이 2층으로부터의 계단을 내려와서 하는 말이 “네가 아무리 잘 믿더라도 죽음의 고개를 세 번 넘어야 나를 만나리라”라고 했다. 그리고 그분은 부탁하기를 “만주에 있는 너희 백성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하면서 3년 후 8월 15일에 해방이 될 것을 알려주셨다. 그러면서 이런 말은 같이 사는 남편에게도 말하지 말고 너만 알고 있으라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분이 문선명 선생님이셨다.
  

3 일본 치하에서 핍박을 받다가 한국이 해방이 된다고 하니 얼마나 기쁜지 몰랐다. 그다음에 3년이 지나서 3월 초하룻날 세시에 음성이 또 들렸다. “이제 몇 달 동안만 더 있으면 너희 나라에서 일본인이 손을 들고 갈 터인데 그것을 위해서 기도 많이 드리라”고 했다. 그래서 이 민족을 위해서 매일 기도를 드렸다.

4 해방이 되던 날, 새벽 3시에 음성이 들리기를 “오늘은 절대로 문밖에 나가지 말고 혼자서 집에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총소리가 들리면서 밖에는 온통 전쟁판이 벌어진 모양이었다. 중국은 담장이 두꺼워서 총소리가 잘 들려오지 않았다. 하오 4시가 되어 나가 보니 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오빠는 나를 고향으로 데려가려고 비행기 표를 사놓았다. 할 수 없이 오빠와 같이 짐을 신의주 고향에 옮겨 놓았다.
  

5 10일 만에 다시 만주에 돌아와서부터는 열심히 기도를 드렸다. 늘 기도는 앞으로 갈 길을 인도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루는 기도하는 중에 음성이 들리기를 “너는 이북으로 나가지 말고 이남으로 나가라”고 했다.

6 그래서 나는 “이북으로 가야 한평생 살 것이 있지, 이남으로 나가면 입을 것 먹을 것도 없는데, 어떻게 갑니까?” 하고 말했더니 사람이 입고 먹는 게 문제가 아니고 생명이 문제라며, 내가 먹여 주고 입혀 줄 테니 이남으로 가라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못 나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7 그다음 날도 이남으로 나가라고 했다. 또 안 가겠다고 했다. 잠시 후 사이렌 소리가 봉천 시내가 떠나가도록 나는데, 계시가 내리기를 “이북에는 공산당이 들어설 테니 이남으로 가라”라고 했다. 나는 또 순종하지 않았다.

8 또 한 번 사이렌 소리가 나더니 내 귀가 꽉 막혔다. 그래서 나는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지만 이후로 6개월간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되었다. 나는 3일간 회개를 하면서 기도를 하고, 봉천서 청진까지 걸어 나와서 다시 인천으로 나오게 되었다.

9 서울에는 오빠가 있어서 여기서 머물기로 하였다. 금호동에 정착해 살게 되었다. 생활은 남대문 시장에서 과자 도매상을 하면서 꾸려 나갔다. 남한에 와서는 장로교회에 나갔는데, 이상하게 몸이 아파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더니 “네가 다니는 교회에 나가지 말고 남산에 가서 기도를 하라”고 했다. 그래서 3년 동안 기도를 드렸다.

10 하루는 기도를 드리는 중에 ”앞으로 한일(一) 자가 들어 있는 교회가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서울 온 장안에 있는 교회는 다 가보았으나 그런 교회는 없었다. 한 번은 재건파 교회에 가게 되었는데, 다 있는 것 같았지만 한일(一) 자가 없었다. 다시 하늘 앞에 기도를 드렸더니, 아직 그런 교회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11 하루는 피난민 천막에 가보니까 만주에서 같이 교회에 다니던 교우는 물론 목사님까지 계셨다. 그런데 키가 큰 남자가 나를 보면서 뭐가 그렇게 좋은지 혼자서 싱글벙글 웃는 것이었다. 이 분이 나를 찾아와 구혼을 했다.

12 그리고 목사님에게 나하고 결혼하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던 모양이다. 목사님도 그분과 결혼하기를 원했다. 일 년 동안 거절하다가 결국에는 같이 살게 되었는데, 그분이 송도욱 장로이다.
  

13 서울서 살다가 6.25를 만나게 되었는데, 피난을 내려가려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으로부터 응답이 오는데 “너는 피난 내려가면 죽으니 절대로 내려가지 말고 여기 있으라”고 했다.

14 서울 장안에 있는 사람들은 피난 가려고 야단들이었다. 서울에서 계속 있다가 강원도 홍천에 가서 빵장사를 하면서 생활했다. 여기서도 한참 전쟁 중이어서 낮에는 폭격 때문에 방공호에 대피하곤 했다. 한 번은 방공호에 들어가 있는데 하늘에서 음성이 들리기를 거기서 빨리 나오라는 것이다.

15 그래서 나오려고 하니까 송 장로님은 자꾸 못 나가게 붙들었다. 그래도 뿌리치고 나오니까 송 장로도 따라 나왔다. 송 장로가 내 치마를 붙들고 나오자마자 그 방공호에 폭탄이 떨어졌다. 이렇게 해서 또 한번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16 송 장로가 서울로 가자는 성화에 못 이겨 홍천에서는 약 3개월간 살았다.
다시금 서울에 살다가 1.4 후퇴가 나서 송 장로와 나는 호남선 마지막 열차를 용케 타고 이리에 도착했다. 이리에서 6개월간 살면서 비누 장사를 하여 많은 돈을 모았다.

17 이후에도 떡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모았는데, 내가 무슨 장사를 하면 큰돈이 따라다녔다. 송 장로는 이때 몸이 뚱뚱해서 가만히 있고 나 혼자 그렇게 돌아다녔다.

[최상덕]

감사합니다 아주

[김수정]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