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전하는 말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 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이해인 수녀 시인>
1945년 강원 양구 출생 (본명 이명숙)
1964년 부산성베네딕도 수녀회 입회
월간지 <소년>에 해인이라는 필명으로 시 투고
시집 : 민들레 영토,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등
첫댓글 비가 전하는 말을 잘 들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