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에녹’이라는 동명이인 이야기
Text Gn 5,18-27
(18)야렛은 백육십이 세에 에녹을 낳았고 (19)에녹을 낳은 후 팔백 년을 지내며 자녀들을 낳았으며 (20)그는 구백육십이 세를 살고 죽었더라 (21)에녹은 육십오 세에 므두셀라를 낳았고 (22)므두셀라를 낳은 후 삼백 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자녀들을 낳았으며 (23)그는 삼백육십오 세를 살았더라 (24)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 (25)므두셀라는 백팔십칠 세에 라멕을 낳았고 (26)라멕을 낳은 후 칠백팔십이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7)그는 구백육십구 세를 살고 죽었더라
1. 예년보다 늦기는 했지만 이제 확실한 가을 날씨를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는 매일 잎이 떨어져 쌓이고 있고 저희가 사는 동네에서는 대추 수확이 한창입니다. 좀체 물러가지 않던 여름 무더위도 드디어 기세가 꺾이고 수확의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그리고 머잖아 겨울도 올 것입니다. 이런 계절의 변화는 우리 각 사람의 인생에도 어김없이 가을을 지나 겨울이 올 것을 가르쳐줍니다. 또한 이 세상도 끝이 나고 장차 완성되어 나타날 주님의 왕국도 있음을 기억하여야 하겠습니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주님의 왕국을 기억하라는 목적으로 제정된 교회력의 마지막 절기인 왕국절(추수감사주일 다음 주일이 왕국주일) 제 6주일이 오늘입니다.
우리 모두는 장차 닥칠 주님의 왕국에서의 삶을 위해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준비를 잘해야 하겠습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합니까? 더 좋은 믿음을 갖고, 한 단계 더 차원 높은 신앙생활을 하고자 하는 마음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매일, 한 걸음씩 걸음을 걸을 때마다, 어제보다 더 나은 믿음을 가지고자 하는 마음은 우리 성도들을 뒤로 물러가 침륜에 빠질 자가 아니라 구원을 받을 자가 되게 할 것입니다.(히10,38-39) 히6,7-8에서, 땅이 그 위에 내리는 비를 흡수하여 밭 가는 자들에게 합당한 채소를 내면 하나님께 복을 받지만, 만일 가시와 엉겅퀴를 내면 버림을 당하고 저주함에 가까와 그 마지막은 불사름이 된다고 한 말씀과 같습니다.
이 말씀을 창4장과 5장에 나오는 두 명의 에녹을 살펴보면서 확인하고자 합니다. 확인하고, 셩경이 권하는 대로,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결단이 세워지기를 기도합니다.
2. 오늘 받은 본문 18-20절을 보면, 에녹은 아담의 셋째 아들 셋의 4대손 야렛이 162세에 나은 아들입니다. 즉 아담의 6대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창세기 4장에는 또 다른 에녹이 나옵니다. 그 에녹은 아담의 첫 아들 가인에게서 난 사람입니다. 즉 아담의 2대손입니다. 이 두 에녹은 동명이인인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에 기록된 내용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담이 930세를 살았기 때문에 셋의 후손 에녹이 태어날 당시에도 아담이 생존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계산해 보면, 당시 아담의 나이가 492세였습니다. 창세기 4장의 에녹이 가인에게서 태어날 때 아담의 나이는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창세기 4장의 에녹과 창세기 5장의 에녹은 동명이인으로 모두 생존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에녹은 동시에 생존하고 있었지만, 그 사는 모습은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가인의 아들 에녹은,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후,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벌을 내리자 여호와 앞을 떠나서 에덴 동쪽 놋 땅에 거주하던 중에 낳은 아들이었고, 거기에 가인이 성을 쌓고 아들의 이름으로 에녹이라 하였습니다. 에녹이라는 성은, 인간이 세운 첫 번째 성으로, 타락한 인간 문명과 문화의 시작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가인의 후손들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폭력과 부도덕성을 드러내며 살았음을 보여줍니다. 창세기 4장에 나오는 가인의 아들 에녹은 이러한 혈통의 일원으로서, 그의 이야기는 불신과 타락의 역사와 연결됩니다. 가인의 에녹은 인류가 죄와 불신 가운데 어떻게 문화를 발전시켰는지를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그는 죄로 인해 타락한 인류의 대표로서, 성경에서의 주제인 타락과 구원의 필요성을 알게 합니다.
반면에, 창세기 5장의 에녹은 아담의 셋째 아들인 ‘셋’의 후손으로 태어난 인물로, 65세에 아들 므두셀라를 낳은 후 300년 동안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았으며, 365세에 하나님께서 산 채로 데려가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창5,24) 셋의 후손 에녹의 삶은 신앙의 깊이를 나타냅니다. 그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하며, 그것이 어떻게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히11,5에서는 그의 믿음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다고 설명합니다. 가인의 아들 에녹과 동시에 살고 있었던 셋의 후손 에녹은 인류의 타락 속에서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점점 더 발달된 신앙생활을 하며 산 인물입니다. 그의 삶은 하나님께서 주신 신앙의 본보기로서 사람이 하나님과 얼마나 깊고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여러분, 신앙생활은 단순히 신념을 가지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그 믿음을 실천하고 자신을 변화시켜 나가는 여정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며, 더 좋은 신자가 되기를 힘써야 합니다. 롬12,2은 우리에게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라고 말씀합니다. 성도는 더 좋은 신자가 되려는 노력,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의식적으로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작은 변화에서 시작하여 점점 더 깊은 변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또한, 요13,34-35절에서 예수님은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셨습니다. 사랑은 신앙의 본질입니다. 성도가 깨달은 하나님의 사랑은 성도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마음의 변화, 심령의 변화는 인격의 변화와 생활의 변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렇게 이어지도록, 역시,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어려운 이들을 돌보는 삶을 살아감으로써 더욱 좋은 신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심령의 변화가 사랑의 행동으로 나타나게 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게 됩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는 같은 시대에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고기가 흐르는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며 살 듯이, 깨어 있는 성도, 영생을 가지고 사는 성도는 타락한 세대 속에서도 더 깨끗한 생수의 근원지를 찾아 올라가며 삽니다, 가인의 아들 에녹으로 살 것입니까? 셋의 후손 에녹으로 살 것입니까?
3. 셋의 후손 에녹처럼 사는 신앙생활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합니까? 본문 21-23입니다. “(21)에녹은 육십오 세에 므두셀라를 낳았고 (22)므두셀라를 낳은 후 삼백 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자녀들을 낳았으며 (23)그는 삼백육십오 세를 살았더라” 가인의 후손 에녹은 도시를 건설하고 인간의 문명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동쪽으로 이주하여 세운 도시 문명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하나님과 관계없는 타락한 인간의 인간성이 그대로 드러난 반신앙적이고 비신앙적인 문명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그렇게 세속에 물든 타락한 인격이 드러난 문명입니다.
반대로, 셋의 후손 에녹은 육십오 세에 므두셀라를 낳기까지는 특별한 진보가 없는 평범한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셋의 아들 에노스는 인류의 범죄와 타락 이후 최초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른 사람입니다. 에노스의 후손들은 모두 하나님의 이름을 찾으며 살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에노스의 4대손이었던 에녹은 65세에 아들 므두셀라를 낳으면서 신앙생활에 큰 변화를 가집니다. 므두셀라(Methuselah)는 ‘그의 죽음 이후에’ 또는 ‘죽음이 올 때까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므두셀라는 성경에서 가장 오랜 수명을 기록한 인물로 969세를 살았습니다. 그의 긴 수명은 하나님의 인내와 인류의 타락 이전의 시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므두셀라의 이름은 그의 죽음이 큰 사건인 노아 대홍수와 연관이 있으며,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마지막 경고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아들의 이름으로 그렇게 지은 것으로 보아 에녹은 그때부터 그냥 하나님의 이름을 찾으며 사는 정도에서 더 나아가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신앙생활은 어떤 신앙생활입니까? 그것은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한 가지는 하나님 말씀을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구약 성경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 한 가지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고 지키는 것,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라 합니다. 신10,12-13은 “(12)이스라엘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이냐 곧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의 모든 도를 행하고 그를 사랑하며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고 (13)내가 오늘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라 하고, 요일5,2-3은 “(2)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들을 지킬 때에 이로써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를 사랑하는 줄을 아느니라 (3)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의 계명들을 지키는 것이라 그의 계명들은 무거운 것이 아니로다”라 합니다. 시119,105절은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라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말씀을 묵상하고 그 뜻을 따라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방향을 알게 되고 신앙은 더욱 깊어집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신앙생활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이며 하나님과의 친밀한 대화는 우리의 신앙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십니다. 범죄하고 숨은 아담의 음성을 듣고자 하나님은 네가 어디 있느냐고 부르십니다. 시편 곳곳에서는 우리의 음성을 들으시고 음성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신약 빌4,6-7절에서는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아뢰라”고 말씀합니다.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분의 응답을 경험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대화 자체를 하나님은 기다리시고 좋아하십니다. 하나님과 대화를 하는 기도를 생활화할 때, 성도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더 좋은 신자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가장 높은 단계의 믿음은 완전한 신뢰에 의한 순종과 사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완전한 신뢰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최선의 길로 인도하신다는 확신을 갖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시든지 그분의 뜻을 순종하고 따릅니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할 때의 모습처럼, 즉각적으로 지체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순종을 넘어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까지도 즐거이 하나님께 드릴 수 있습니다. 주님을 본받아 자신의 유익보다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으로 무엇이든 이웃을 섬기려는 마음을 가집니다. 심지어 고난 속에서도 그것을 하나님이 주신 기회로 보고 기뻐합니다. 욥처럼 감사하며 인내합니다. 약1,2-4 말씀처럼 시험을 만나면 그 시험을 기쁘게 여깁니다.
여러분, 에녹이 그랬듯이 여러분도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계기가 생기기를 축복합니다.
4. 한 가지 더 말씀드립니다. 24절,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고 하였습니다. 25절 이하의 말씀을 보면, 에녹이 65세에 낳은 므두셀라는 백팔십칠 세에 라멕을 낳았고 라멕을 낳은 후 칠백팔십이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그는 구백육십구 세를 살고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므두셀라가 187세에 라멕을 낳을 때, 아담은 744세로 생존해 있었고, 라멕이 노아를 낳던 때, 즉 아담이 926세로 아직 생존해 있을 그때, 아담보다 먼저 에녹은 하나님께 들림을 받은 믿음의 의인이었습니다.
타락하고 퇴폐스러운 도시와 문명을 건설한 가인의 후손 에녹이 라멕을 낳고, 그 오염된 문명 속에서 살던 라멕이 두 아내 아다와 씰라에게, “(23)...아다와 씰라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라멕의 아내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 (24)가인을 위하여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는 벌이 칠십칠 배이리로다...”라며 탄식할 때, 셋의 후손 에녹은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다가 세상에서의 죽음을 겪지 않고 승천하였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누고 있는 주제는 ‘신앙 발달’입니다. 신앙의 여정은 때로는 도전과 시련을 동반하지만,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는 더욱 성장하고 성숙하여야 합니다. 처음 고향과 친척을 떠나 내가 지시할 땅으로 가라는 부름을 받았을 때, 아브라함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너를 복의 근원이 되게 하리라’는 약속 하나를 믿고 나섰습니다. 아브라함은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믿고 순종했습니다. 그 이후에 여러 일을 겪으며 ‘내 앞에서 행하여 온전하라’는 하나님의 명령까지 받들었습니다. 그렇게 성장하고 성숙하여 아브라함은 신앙의 조상으로 불리며, 그의 믿음은 후손들에게 이어졌고, 많은 신앙의 위인들이 태어났습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믿음의 시험을 통해 성장하며, 행동으로 믿음을 증명하며 더 나은 믿음의 사람이 되고자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신앙이 다음 세대에 전해질 때, 하나님의 나라가 더욱 확장될 것입니다. 오늘부터 진정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면서 신앙의 발달을 위해 힘쓰며 살기를 결단합시다. 주님의 은혜가 여러분의 삶을 풍성하게 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