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향기는 은은하게 나에게 도달했습니다.
칭찬하는 말은 많았으나 스스로 자랑하지 않았기에
모시발 가리개 넘어 살짝 살짝 미색을 엿보며 상상하는 정도였습니다.
창경궁만 해도 구경꺼리가 넘칩니다.
온 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 들여 온 기기묘묘 나무와 꽃이
"역시 왕의 정원 답구나" 싶거든요.
그러던중 결국 창덕궁 비원 예매를 하게됩니다.
소문난 잔치에 못가보면 괜시리 뒤쳐지는 느낌이 들어서였어요.
집에서 버스 한번이면 도착하는 창경궁 다음 정류장 창덕궁
시간 여유는 많습니다.
지난번 덕수궁 야행처럼 입구에서 모인다면 10분정도 비원말고 덕수궁 체크인 할 시간이 됩니다.
어,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의달'이라 누구든 무료입장입니다.
그럼 발권시간을 아꼈습니다. 여기저기 사진 찍으며 창덕궁 입구인 돈화문으로 갑니다.
돈화문은 조선 태종 12년 1412년 5월에 건립되어 창덕궁 정문으로 사용됩니다.
돈화문에 설치 된 큰 종은 매일 정오와 오후 10시에 타종하여 시각을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되고 광해군 원년 1609년에 완공되어 현존하고 있습니다.
당황스럽습니다. 비원 해설사분과 일행이 보이지 않습니다.
안내하는 분에게 물으니 300미터쯤 더 가야 후원 입구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게나 크다고요?' 뜁니다.
하지만 궁궐에서 경박하게 전력질주 할 수 없습니다.
한복을 입지 않았으나 왠지 조신하게 걷는 것이 상식일것 같아요.
드라마 슈룹에서 왕비 김혜수씨가 그랬던 것처럼 백조처럼 발을 옮깁니다.
팔은 휘젓지 않으나 발은 정신없이 움직입니다.
땀나도록 뛰는데 팝콘처럼 피어난 홍매화 아래 예쁜 처자들이 인증샷 찍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좋은 저 모습들을 멀찍이서 사진에 담아보고 싶은데 아쉽습니다.
후원에 도착했습니다. 단호하게 입구를 막아놓았습니다.
내 모습을 보더니 "3시지요? 하고 묻습니다."
가로막은 것과는 달리 친절한 미소입니다.
모바일 입장권 확인하고 들여보내며 곧장가면 일행을 따라잡을것이라 알려줍니다.
참 호젓합니다. 그리고 저만큼 앞에 해설사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왔습니다.
내용이 어떨지 몰라도 인기있는 프로그램에 합류한 것이 뿌듯합니다.
창덕궁 비원은 생각보다 좋았으나 감탄할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문뜩 생각나고 자주 이야기하게되고 다시 들여다보니 더욱 좋습니다.
창덕궁 후원은 창경궁의 후원이기도 합니다.
임진왜란 때 대부분 정자가 불탔으나 1623년 인조 때부터 개수, 증축되어 현재의 모습입니다.
어떤 외국인은 중국 '자금성'보다 한국 창덕궁의 '비원'이 더 구경하기 좋았다. 라고 말하더군요.
웅장함보다는 자연에서 배경을 빌려 꾸미고 지은 차경이 맘에 들었나봅니다.
우리나라 국왕들도 정사를 돌보는 법궁인 경복궁보다는 창덕궁에 머물기를 좋아했다 합니다.
창덕궁은 규장각에서 학문을 논하고, 부용지에서 연회를 열고, 괘궁정에서 활쏘기와 군사훈련을 했습니다.
왕과 왕비는 옥류천 부근 농지에서 직접 농사 짓고 누에 치는 행사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저 즐기기 위한 정원이 아닌 다양한 기능을 수행했던 창덕궁입니다.
4개의 골짜기에서 각각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 옥류천 정원이 있고 안으로 들어갈 수록 숲으로 깊어집니다.
후원은 창덕궁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넓어 가끔 호랑이가 나타날 정도였다합니다.
위풍당당 부용정입니다. 미세먼지에 뿌연 하늘이 아쉬운 오늘입니다.
파란하늘에 철쭉이나 가을철 단풍에 쌓였다면 그 화려함이 더욱 당당하겠습니다.
부용정이 우러러보는 주합루는 왕실 도서관인 규장각과 서향각을 좌우로 아루르고 있습니다.
후원 첫번째 중심지로 휴식과 학문, 교육을 담당하던 공개된 장소입니다.
6.25때 외국인이 본 우리나라 모습 특이점에 "가난할지언정 집집마다 책이 있었다"고 적혀있습니다.
책을 보관하는 서각을 이렇게 낭만적으로 대접하며 지은 조선은 지식을 우대하는 나라였겠습니다.
연못 앞에 있는 영화당은 왕이 입회하는 특별한 과거가 치러지기도 했습니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이 답답한 공간이 아닌 왕궁의 화려하고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치러졌네요.
꽤 낭만있습니다. 오늘날 국가고시는 콘크리트벽 교실에서 주로 치뤄지는데 말이죠.
첫번째 공간에서 매료되었습니다.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와 본 사람은 없는 비원일 것 같습니다.
계절마다 와보고 싶습니다.
자랑스런 장영실과 세종대왕님의 합작품 해시계가 있습니다.
창덕궁 금마문입니다.
효명세자가 독서를 위해 만든 소박하고 단출한 전각 기오헌과 의두각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학문과 예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효명세자입니다.
할아버지인 정조의 개혁의지를 품고, 약화된 왕권을 세우기 위해 규장각 근처에 전각을 짓고 독서를 했습니다.
연경당은 효명세자가 아버지 순조에게 진작례를 올리기 위해 건립합니다.
진작례는 신하가 왕과 왕비에게 술과 음식을 올리는 행사입니다.
효명세자는 이 행사를 왕권 강화책으로 이용했습니다.
유능한 왕재의 시도는 강한 반발에 부딪혔는지 국왕 즉위 전날 효명세자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현재 연경당은 1865년 고종이 다시 지었습니다.
서재인 선향재는 중국풍 벽체와 서양풍 차양을 설치했습니다.
연경당으로 들어가는 장락문입니다.
효명세자가 직접 만든 수준 높은 공연을 했던 곳으로
최근에 이곳에서 때때로 공연을 진행합니다.
낙선재 장락문은 이곳을 본 따 만들었어요.
아까부터 따라오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명찰과 유니폼을 보니 이곳 직원입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뒤에서 감시, 관리, 안내하는 역할입니다.
해설사님 설명은 나중에 골라 듣고
한가로이 진달래 옆 툇마루에 앉아 햇살을 즐기며 옛 분들이 기운을 소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인원을 관리하는 분 눈치보며 부지런히 일행들 따라갑니다.
존덕정 안 북쪽 벽에 빽빽하게 쓰인 현판이 있습니다.
정조가 직접 지은 글입니다.
"세상의 모든 시내는 달을 품고 있지만 하늘에 떠 있는 달은 유일하니,
그 달은 곧 임금인 나이고 시내는 곧 너희 신하들이다.
따라서 시내가 달을 따르는 것이 우주의 이치"라는 내용입니다.
신하들과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유했으나 강력한 왕권을 위해 노력했던 그는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가차없었습니다.
옥류천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경치 좋은 높은 곳에 '취규정'이 있습니다.
열공하다 쉬엄쉬엄 하고 또 글 읽고 정진하는거죠.
바위에 세겨진 '옥류천' 이라는 글자는 인조의 친필입니다.
구불구불한 물길 위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짓는 놀이인 유상곡수연을 이곳에서 벌였어요.
농사 권장하며 임금이 친히 모내기 했던 작은 논 옆에는 궁궐에 남아있는 유일한 초가집인 청의정이 있습니다.
궁중에서 생활용수로 사용하던 우물이 보입니다.
그리고 천년이 세월을 지켜 본 느티나무가 아직도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사람 한 평생이 백년이 어렵습니다. 앞에서니 저절로 공손해집니다.
천연기념물인 수령 750년 이상 향나무도 있습니다.
1830년 무렵 창덕궁을 그린 동궐도에도 그려져 있습니다.
향나무는 사람과 하늘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어 제사에 사용됩니다.
거칠어 터졌지만 단단한 노인의 팔뚝처럼 보입니다.
때가되면 부스스 일어나 움직일것만 같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비원 탐방입니다.
그리움이 쌓이기 전에 또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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