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특히 시 주석이 6년 7개월 만에 미국에 방문하였기에 얼어붙었던 양국의 관계가 해빙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회담이 열린 장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40km 떨어진 파일롤리 에스테이트인데, 캘리포니아 굉장히 부유한 곳의 사유지라고 합니다.
우선 양국의 관계가 악화일로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두 정상의 회담은 상당히 날이 서있거나, 껄끄러운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정상은 우려와 달리 회담 장소에서 4시간여 머물며 나란히 산책로를 걷고, 오찬까지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군사적 대화를 재개하고,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단속 협력을 위한 실무그룹 출범 등 사안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미국과의 군사 대화를 중단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바이든은 시진핑에게 ‘군대군(軍對軍) 대화’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청했고, 시 주석은 이를 위한 조치에 합의한 것입니다.
이에 양국은 국방부 고위급 소통과 더불어 국방부 실무회담, 사령관급 전화 통화 등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경우, 예전부터 해당 원료가 중국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유입됐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에 미국 사회에서는 펜타닐에 대한 문제가 급부상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정책·사법 공조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양국의 관계에 훈풍이 불 것처럼 보였지만,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었습니다.
우선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분명히 지켜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시 주석은 “미국은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현해야 한다”며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바이든은 대만의 내년 1월 총통 선거 절차를 존중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사실상 대만의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리고 두 정상은 경제 갈등 문제에서도 대립하였습니다.
시진핑은 “미국이 수출통제, 투자 검토, 일방적 제재 등 지속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조치를 해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중국의 과학기술을 억압하는 것은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고 중국 인민의 발전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중국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일방적 제재를 해제해 중국 기업에 공평·공정하고 비차별적인 환경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바이든은 중국의 비(非)시장 경제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쉽게 말해 양국간 경제 경쟁의 장이 공정하지 않고, 중국이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해 투자자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수출통제 등의 경제 조치 역시 앞으로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영속적 공약과 한국·일본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을 방어한다는 의지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회담이 끝나고 바이든은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주석은 1980년대 이래로 독재자였다고 언급했으며, 그는 공산당을 이끄는 남자라고도 말했습니다.
양국이 경제와 대만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바이든이 시진핑을 독재자라고 칭하면서 화해의 무드가 다시가 얼어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