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0도16796 판결
[수사기관이 작성한 압수조서에 기재된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자백 진술 부분에 대해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 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에 의한 증거능력 유무(소극) / 위 규정에서 정한 ‘그 내용을 인정할 때’의 의미 /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 부분은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구 형사소송법(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2조 제3 항에 의하면,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였 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 내지 문서가 수사기관의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면 그 서류나 문서의 형식과 관계없이 피의자신문조서와 달리 볼 이유 가 없으므로, 수사기관이 작성한 압수조서에 기재된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자백 진술 부분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증거능력이 없다. 한편 위 규정에서 ‘그 내용을 인정할 때’란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내용이 진술 내용대로 기재되어 있다는 의미가 아니고 그와 같이 진술한 내용이 실 제 사실과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 부 분은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수사기관에 제출된 변호인의견서에 피의자가 당해사건 수사기관에 한 진술이 인용되어 있는 경우, 그 진술이 수사기관의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의 진술이 기재된 신문조서나 진술서 등’으로부터 독립하여 증거능력을 가지는지 여부(소극) / 피고인이 피의자였을 때 수사기관에 한 진술이 기재된 조서나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서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 수사 기관에 제출된 변호인의견서에 기재된 같은 취지의 피의자 진술 부분을 유죄 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수사기관에 제출된 변호인의견서, 즉 변호인이 피의사건의 실체나 절차에 관 하여 자신의 의견 등을 기재한 서면에 피의자가 당해사건 수사기관에 한 진 술이 인용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변호인의견서에 기재된 이러한 내용의 진 술은 수사기관의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의 진술이 기재된 신문조서나 진술서 등’으로부터 독립하여 증거능력을 가질 수 없는 성격의 것이고, ‘피의 자의 진술이 기재된 신문조서나 진술서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경 우에 변호인의견서에 기재된 동일한 내용의 피의자 진술 부분을 유죄의 증거 로 사용할 수 있다면 피의자였던 피고인에게 불의의 타격이 될 뿐만 아니라 피의자 등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변호인의 지위나 변호인 제도의 취지에도 반하게 된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의자였을 때 수사기관에 한 진술이 기재된 조서나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서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면 수사 기관에 제출된 변호인의견서에 기재된 같은 취지의 피의자 진술 부분도 유죄 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