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장애는 당신 안의 두려움입니다”
팔다리 없어도 희망 그 이상의 복음 전하는 닉 부이치치를 만나다
작은 닭다리처럼 붙어 있는 다리 말고는, 사실상 팔과 다리가 전혀 없는 상태로 태어난 사람에게 세상은 무엇이었을까? 두려움, 8살배기 닉에게 세상은 온통 두려움이었다. 또래 친구와 다른 자신을 확인하기 시작한 닉 부이치치(Nick Vujicic)는 초등학교라는 작은 세상에서 무서웠고, 아주 외롭고 쓸쓸했다. 그는 세상에 이런 모양으로 자기를 내보낸 하나님에게 화가 났고, 사람을 생각하면 온통 씁쓸한 기분이어서 삶은 암담했다. 학교는 가기 싫었고, 살아갈 의미도 미래도 없어보였다.
10살의 닉은 욕조에 가득 물을 채웠다. 처음에는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물속에서 그는 세상과 이어진 생명의 끈의 질긴 강도를 실험했던 것이다. 두 번의 자살 시도를 거쳐 세 번째 또 다시 ‘감행’하려는 순간, 부모님이 떠올랐다. 그를 사랑했고 그가 사랑한 닉의 부모가 학교 보낼 때나 잠자리에서 늘 해주던 말도 생각났다.
“닉,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시고, 너를 위해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시단다!”(Nick, God loves you, and God has a great plan for you!)
자신이 사랑하는 부모에게 상처를 남길 수 없다고 생각한 닉은 마음을 고쳐먹었고, 그 덕분에 지금은 전세계 29개 나라들을 다니며 1,500회가 넘는 강연회에서 수십만의 청소년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죽어가는 영혼에게는 생명의 예수님을 소개하는 복음의 전령사가 우리 곁의 희망으로 살아 있게 되었다! 그의 강연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이미 큰 화제가 되었으며, 국내 공중파(2008년 9월 MBC 'W')를 통해 일반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본명 니콜라스 제임스 부이치치(Nicholas James Vujicic). 만 27세의 청년이 된 그가 최근 한국에 왔다. 세상은 그를 희망전도사로 부르지만, 교회에서 만난 그는 희망 그 이상의 생명을 전하는 진정한 복음전도자였다.
닉은 삶과 모습 자체만으로 희망의 대명사입니다. 닉이 절망에서 희망으로 거듭난 계기가 무엇이었습니까?
저는 1982년 12월 호주 멜번(Melbourne)에서 태어났습니다. 목회자인 제 아버지가 교회를 개척한 지 11개월쯤 될 무렵이었지요. 아버지가 갓 태어난 저를 보고 놀라 분만실을 뛰쳐나가며 “애 팔이 없어요!” 하고 울부짖자, 따라 나온 의사는 “팔뿐 아니라 다리도 없답니다”라고 말하더랍니다. 간호사 출신의 어머니였지만 너무 큰 충격을 받아 4개월이 되도록 저를 안을 수 없었고 아버지가 대신 안고 계셨다고 해요.
부모님은 그렇게 저보다 앞서 절망을 체험했지만 하나님의 섭리를 온전히 신뢰하며 마음의 평정을 얻으셨고,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저를 키우셨습니다. 제게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있다고 날마다 말해주며, 성경을 읽어주고 축복하셨지요. 그것은 마치 농부가 씨를 뿌리는 성경의 비유(마 13:3-8) 같았습니다. 1990년 저는 호주 최초로 일반 학교에 입학한 장애인이었는데, 아침마다 부모님이 축복의 씨앗을 뿌려주셨지만 학교에 가면 놀리는 아이들 때문에 제 마음은 ‘돌짝밭’이나 ‘길가’가 되고 말았죠. 여덟 살 때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열 살 때는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다가 열세 살 때 방송에 나온 고난을 극복한 사람의 이야기에서 감동과 도전을 받았고, 열다섯 살 때,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난 아이가 그와 그 가족의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성경 말씀(요 9:1-7)을 깨닫게 되면서, 제 마음은 치유되었고 삶은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이 뿌린 축복의 씨앗이 열매를 맺은 셈이군요.
저에게 부모님은 영웅이며 기둥 같은 분들입니다. 어느 부모라도 자기 자식을 위해 그 정도는 다 했을 것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어딘가 모자라거나 신체적 어려움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각자의 최선을 다한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가장 위대한 성공을 이룬 것이라고 격려해주라는 것입니다. 제 부모님이 제게 그렇게 말씀하셨거든요. 최선이 바로 성공이라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면 나머지는 하나님이 하실 거라 하셨어요.
그러므로 실패할까봐, 잘 안 될까봐 두려워하는 그 공포심이 사실 팔과 다리가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보다 우리를 더 심한 장애인으로 만들지 않겠습니까? 덧붙여 자녀의 특수한 모습이나 상황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니까요. 성경이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니까요.
닉을 소개한 동영상을 보니 수영을 즐기고 직접 요리까지 하더군요. 어떻게 살아왔고, 요즘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초등학생 시절엔 학생회장도 해봤고요, 호주 그리피스대학에서 회계와 재무학을 전공했습니다. 스케이트보드와 수영과 서핑을 즐기고 축구와 골프도 할 줄 압니다. 부모님 슬하에 제 뒤로 팔과 다리가 다 있는 잘 생긴 남동생과 여동생이 있는데, 제가 더 잘 생겼답니다! 제게는 작은 왼쪽 발이 있고 발가락이 두 개 나 있어 그것으로 글도 쓰고 타자도 배워서 컴퓨터로 이메일도 주고받습니다. 작은 전자드럼으로 비트박스를 연주할 수도 있지요.
이런 말을 먼저 해드리고 싶네요. 만일 세상이 당신에게 “너는 충분하지 못해. 좀 모자라!”라고 한다면, 알아두세요! 그건 죄다 거짓말이라는 걸. 당신이 하나님 안에 있다면, 당신을 통해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실 테니까요!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부터 희망을 전하는 동기부여 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3년 전 미국 LA로 이주해 ‘팔다리가 없는 삶’(Life without Limbs)이라는 비영리 장애인사역단체를 설립했습니다. 홈페이지( www.lifewithoutlimbs.org )를 방문하거나 유튜브(YouTube.com)에서 제 이름으로 동영상을 검색하면 저와 제 사역에 대해 더 자세히 아실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닉의 소명인가 보군요. 그 사명을 깨닫고 받아들인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열 아홉살 때 일입니다. 300여 명의 십대 여학생들 앞에서 처음 강연할 기회가 생겨 손도 떨리고 다리도 떨렸습니다(^o^). 강연한 지 30분도 되지 않았는데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울기 시작했어요.
한 여학생은 아주 큰소리로 울었습니다. 그러더니 “당신을 한번만 안아 봐도 되겠느냐?”고 했어요. 그 여학생이 제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너무 고맙다고, 그때까지 자기에게 아름답다고 말해준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말하더군요. 내게도 참 아름답다고 말해주었고요.
그 순간 그 여학생의 인생이 변했고, 저의 인생도 한 번 더 변한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일인지, 그때 제 눈이 열리며 깨닫게 되었지요.
사람마다 각자 고난이 있다고 말하지만, 닉은 남다른 모습 때문에 고난이 특별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왜 이런 모습으로 닉을 사용하시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까?
몇 년 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강연회 때 일입니다. 강단에 올라간 순간 저는 깜짝 놀라 커진 눈과 벌어진 입을 닫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아래에 저와 똑같이 팔과 다리가 없는, 다리 하나만 살짝 나온 19개월 된 아기가 보였기 때문이지요. 다니엘이라는 그 아이의 아빠에게 아들을 제 옆으로 올려놓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3천 명이나 되는 관중은 일순간 조용해졌지요. 그 순간이 곧 기적이었다는 걸 이해하시겠어요? 나중에 다니엘의 엄마가 제게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제가 하나님께 얼마나 기도했는지 닉은 아마 모를 거예요. ‘하나님,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증표를 보여주세요. 저와 제 아이를 위한 당신의 계획이 있다는 걸 기적으로 보여주세요!’ 하고 기도했는데, 닉, 당신이 바로 하나님의 기적이에요!”
저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다니엘이 저와 함께 땅바닥에서 뒹구는 동안 제 엄마와 다니엘의 엄마가 서로 얼싸안으며 우리 아빠와 다니엘의 아빠가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제가 무엇을 느꼈을 것 같습니까?
사도 바울이 몸의 가시를 없애달라고 기도했던 것처럼(고후 12:7-9), 저는 여덟 살 때 하나님께 제 팔과 다리가 생기는 기적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제 집 신발장에는 그때 신으려고 사둔 신발이 아직 있답니다. 그러나 만약 그때 그 기도가 응답되었다면, 지금 네 살이 넘은 다니엘이 저처럼 수영을 하고 휠체어를 스스로 타고 다니며,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아가는 기적은 일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전 세계 수십만의 청소년들이 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희망을 품는 기적은 또한 없었을 겁니다. 제가 이번에 한국에 올 일도 물론 없었겠지요.
작년엔가 깨달은 생각인데요, (여덟 살 때 팔다리가 생겼다면) 제게 90년간 팔다리가 붙어 있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합니까? 우리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있는데요! 제가 목회자의 아들로 태어나 예수님을 믿었기 때문에 신앙생활 잘하다 죽어서 천국에도 가겠지요. 그러면 “하나님, 제가 살면서 한 가장 큰 실수가 뭐였죠?” 하고 물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대답하실 거예요.
“네가 나보다도 팔과 다리를 더 원한 것이다. 만일 내가 네게 계획했던 대로 팔다리 없는 상태로 살았다면 네가 스물일곱 살 때 이미 수십만의 영혼을 천국 문 앞으로 인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했을 때 일어난 일을 하나 소개하신다면?
언젠가 비행기가 착륙했는데 계류장에 다른 비행기가 남아 있어 30분 정도 기다려야 했어요. 그 순간 하나님이 제게 사람들 앞에 나가 간증하고 복음을 전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불법인 줄 알지만(비행기가 완전히 도착하기까지 안전벨트를 풀면 안 되는데)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해 앞으로 나아가 승무원에게 말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기내 안내 방송 마이크로 20분가량 저를 소개하고 복음을 전했는데, 승객 모두가 비행기 문 앞에서 저를 안아(hug)주고 갔습니다. 저는 악수 대신 안아주기를 좋아하거든요. 그 날 눈이 퉁퉁 부은 어떤 남자가 마지막으로 저를 안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닉, 오늘 당신을 만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은 영원히 변하지 못했을 거예요. 너무 고마워요!”
하나님이 그 사람을 위해 비행기 출구도 잠시 막아주시고, 절더러 뜻밖의 장소에서 간증하도록 하셨던 거지요. 놀랍지 않나요?
사람들은 행복하길 바라지만 언제나 행복하지는 못합니다. 닉은 행복전도사로도 알려졌으니 참된 행복의 비결을 말해줄 것 같군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는 있지만 내게 없는 것에 늘 마음을 빼앗깁니다. 그래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그러나 더 큰 집, 더 좋은 차 같은 것은 일시적인 행복을 줄 뿐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잘 하면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장가가고 싶어요(웃음)! 그렇지만 결혼한 사람들에게 물어보십시오. 결혼해서 인생이 더 수월해지고 행복해졌는지. 당신이 결혼하기 전에 행복하지 않으면 결혼해도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여건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법을 찾아야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에게 “그럼 닉은 언제나 행복하겠군요?” 하고 묻는다면 “아닙니다. 힘들 때도 많습니다” 하고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골짜기에 갇힌 것처럼 절망할 상황이 오면 여전히 힘이 듭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새롭게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면서, 인내심과 저항력이 커지게 됩니다. 그만큼 성장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제 삶을 사랑합니다. 산다는 것이 즐거워요. 저에게 이런 생명을 주신 그분을 사랑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최고의 장애는 두려움이고, 두려워하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성령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주님은 우리에게 두려운 마음을 주시는 게 아니라 능력과 사랑과 근신(절제)하는 마음을 주십니다(딤후 1:7).
하나님은 우리에게 재앙이 아니라 평안과 미래와 희망을 주려고 생각하십니다(렘 29:11). 그런 하나님께 부르짖고 하나님을 구해보십시오. 하나님이 저를 만나주시고 제 삶을 향한 계획을 보여주신 것처럼, 당신을 향한 하나님의 생각을 당신이 알게 된다면 정말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의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더 해주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정체성 불안으로 고민하는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제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외적인 조건과 학업 능력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무 상관없어요. 어떤 마음, 어떤 소망을 품고 사는지가 중요합니다. 반복해 말하지만, 더 큰 장애는 팔다리가 없는 게 아니라 두려움이니까요(Fear is a bigger disability than having no arms and no legs). 그러니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희망을 접지 말아야 합니다.
저 같은 사람을 하나님의 팔과 다리로 사용하실 수 있다면, 당신이 누구이든 하나님이 사용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당신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으신데,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그 놀라운 계획 위에 당신의 계획을 내려놓으면 됩니다. 당신이 하나님을 붙잡으면 하나님이 당신을 붙드십니다. 당신을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