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바람과 함께한 왕송호수와 백운호수의 여름 아침
1. 일자: 2023. 7. 22(토)
2. 장소: 왕송호수, 백운호수
금요일 오후가 되면 주말에는 어디를 갈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설렘도 있지만 선택은 늘 만만치 않다.
새벽에 일어나 읽던 책을 펴 든다. '절문을 나서며 어젯밤의 화두를 다시 떠올려 봅니다. 언제 어디서건 매양 해는 떠오르는 법인데, 나는 왜 먼길을 떠나 향일암을 가는가? 향일암이 내게 말합니다. 내가 발 딛고 선 그곳에서 맞이하는 해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라. 그것이 향일(向日)의 참뜻일지니.' 이 아침 내가 가야 할 곳을 암시해 주는 듯 했다.
호수 뒤로 떠오르는 해와 물에 비치는 일출의 기운을 맞으려 왕송호수로 향한다. 연꽃은 덤이라 여겼는데, 푸르게 펼쳐진 연잎과 수줍게 꽃망울을 터트리는 연꽃을 보자 길을 나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건, 수련의 개화였다. 다음 주가 절정일 듯하다. 곧 관곡지를 찾아야겠다.
철길 따라 해바라기, 나리, 백일홍과 함께 해바라기가 활짝 피어 있다. 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아침 바람, 천국이 따로 없다. 아침 햇살을 안고 왕송호수를 한바퀴 돈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요즘 같이 절실하게 다가온 적이 없었기에 이 아침이 더욱 빛난다.
왕송호수 걷기 만으론 부족해 새로 오픈한 백운호수 데크길도 거닐었다. 햇살에 비친 호수의 윤슬이 멋졌다. 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완공되면 볼거리가 더 많아질 것 같다. 그래 맞다. 호수는 둘레가 5km 정도는 되어야지 걸을 만 하다.
꽃과 바람과 함께한 호수의 아침, 잘 쉬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