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제2형 당뇨병 유병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KNHANES 자료를 근거로 발표한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4'에 의하면, 우리 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13.1%가 제2형 당뇨병(diabetes)이고, 36.1%가 당뇨전단계입니다.
당뇨전단계(prediabetes)는 아직 당뇨병으로 진단되진 않았지만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가 정상범위를 넘어선 상태로, 방치하면 5년 내에 당뇨로 진행될 가능성이 아주 높답니다.
게다가 65세 이상의 노년층은 29.3%가 제2형 당뇨병이고, 47.7%가 당뇨전단계인데, 둘을 합하면 77%로 엄청난 수치입니다.
사실 노년층의 당뇨와 당뇨전단계 유병율은 관련 기관에서도 그 집계 자체를 조심스러워 한다는 기사도 있었는데, 요즘 제 주위의 친구들만 살펴봐도 당뇨가 아닌 친구를 찾기 어렵더라구요.
우리 조상들 중의 다수는 수렵·채집시대를 거쳐 오랜 세월 유목생활을 해오다가 4,000년 전쯤부터 한반도로 내려오기 시작하면서 농경생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단백질과 지방을 주로 섭취하는 유목생활에서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은 농경생활로 비교적 급격히 전환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죠.
아무튼 현재에 와서는 그런 유전적 소인과 과도한 탄수화물(특히 밥) 섭취, 운동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세포막 인슐린 수용체들의 down regulation과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면서 우리가 제2형 당뇨병에 취약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예전에는 소갈병이라고 불리던 당뇨 환자가 그리 많지 않았고, 부자병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아랫사람들을 쉽게 부릴(다른 사람을 시켜 대신 일하게 할) 수 있던 부자집 안방마님들이 주로 걸렸답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소갈병 환자도 세종대왕님입니다. 평소 학문에 열중하시느라 신체활동은 좀 멀리 하시고 고기음식을 많이 즐기셔서 우리가 익히 아는 모습과는 달리 비만체형이셨다네요. 22세에 즉위하셔서 30세쯤에 소갈 증세를 보이셨는데, 훈민정음 창제(1443년 음력 12월)를 위해 몰두하셨던 40대 중반 이후에는 당뇨합병증으로 시각장애와 족부괴사가 심해져서 54세로 돌아가실 때까지 정상적인 집무가 어려우셨다는 기록도 남아 있죠.
저는 어릴적에 외할머니댁 머슴아저씨들이 식사 때 한 손을 밥그릇 옆에 대고 드시던 모습을 기억하는데, 밥을 하도 높게 쌓아서 넘어질까봐 그러시던 것 같았어요. 하지만 탄수화물 섭취가 그렇게 많았는데도, 그 분들은 신체활동을 많이(과하게?) 해서 근골격계 질환은 있었겠지만 아마도 당뇨로 고생하진 않았을 것 같네요.
사실 우리 조상들은 살면서 신체활동을 지겹도록 많이 해왔을 겁니다. 기본적인 생업 이외에도 대부분의 여성들은 빨래터에서 매일같이 빨래를 해야 했고, 남성들은 지게지고 산에 올라 땔 나무를 구해오고 장작을 패야 했습니다.
그러면 세탁기와 보일러의 도움을 받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한국인들은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시간 내서 잘 하고 있을까요? 혹시 옛날 부자집 안방마님들처럼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물론 수억년 이상의 세월을 힘들게 생존해온 우리 유전자의 기억 속에서 규칙적인 운동은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쓸데없이 낭비하는 것으로 가급적 피하고 싶은 것으로 아직 남아있죠. 사람들에게 운동을 가장 하기 싫은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대다수가 운동하러 나가기 직전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운동하기 싫은 생각이 들 때마다 곧바로 앉은 자리에서 과감하게 떨치고 일어나야 합니다!! 운동하기 싫더라도 현관에서 운동화를 신으면 운동하기 싫은 생각의 90%는 바로 없어지고, 다음번에는 운동하는 것이 조금 덜 하기 싫어지죠.
하지만 오늘 하루쯤은 운동을 빼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자신의 유혹에 넘어가 자신이 정했던 운동계획을 깬다면, 다음번에 운동해야 할 때는 더 하기 싫어집니다. 그게 그런 거예요.
자신이 정한 운동계획이 깨지면서 자연스럽게 운동으로부터 멀어지더라도, 규칙적인 운동을 아예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Don't stop trying again!
물론 반대 의견도 있겠지만, 아주 바쁘거나 몸 상태가 별로라고 느껴질 때라도 아예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는 운동 지속시간이나 강도를 아주 많이 줄여서 좀 하는 척이라도 하는 게 운동습관 유지에는 결정적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혼자 하는 운동의 장점들도 많지만, 규칙적인 운동은 누군가와 함께 하거나 그룹으로 하는 게 좋은 게 자신을 운동습관에 얽어매주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그럼 이쯤에서 우리나라 당뇨의 95%를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운동을 꼭 해야만 하는 이유를 조금은 생리학적으로 살펴볼까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은 혈당 조절에 매우 중요하고, 특히 AMPK와 GLUT4는 이러한 운동의 효과를 설명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AMPK(AMP-activated protein kinase)는 세포 내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는 효소. 운동 중에는 근육 세포에서 ATP 분해가 증가해 AMP 수치가 높아지고, AMPK가 활성화됩니다. 활성화된 AMPK는 여러 경로를 통해 세포 내로 포도당 흡수를 촉진하는데, 그중 하나가 GLUT4의 기능을 강화하는 거죠.
아래 단순화된 그림에서처럼 GLUT4는 세포 안에 동그랗게 말린 채로 머물다가 인슐린이 세포막의 인슐린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에 반응해서 세포막으로 이동해 펼쳐져서 혈액 속의 포도당(glucose)을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는 운반단백질입니다.
AMPK는 GLUT4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세포막으로의 이동을 촉진해서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즉, 운동을 통해 AMPK가 활성화되면 GLUT4가 더 많이 더 효과적으로 일하게 되어 혈액 속의 포도당(glucose)이 효과적으로 세포막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니까 혈당 수준이 감소하게 되는 거죠.
결론적으로, 인슐린수용체들이 많이 망가져 인슐린 저항성 상태인 제2형 당뇨병 환자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AMPK가 활성화되고, 이는 GLUT4의 작용을 증진시켜 인슐린 없이도 또는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더 많이 흡수되게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전반적인 혈당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고 당뇨합병증 예방에도 필수적인데,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면 제2형 당뇨병이신 분들도 자신의 기대수명만큼 충분히 잘 살아가실 거예요.
그리고 AMPK나 GLUT4(글룻포) 같은 용어들은 조만간 누구나 알아야 할 상식의 범주에 속하게 될 것 같네요~
김병완 교수의 비전 강의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사정이 이렇다보니 실력 있는 운동·체육·건강·스포츠 전공자들의 미래가 밝고 긍정적인 것도 사실일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 우리 대전대 스포츠과학 관련학과 학생들은 다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운동과학 이론 공부에도 더 몰입해서, 곧 다가올 자신들의 시대를 준비해야 해요.
저는 어제밤 늦게 둘둘 말아입고 밖에서 90분 동안 걸었답니다.
모자와 장갑은 필수!
아주 춥거나 비올 때도 잘 갖춰입고 우산쓰고 일부러 더 열심히 걷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나쁜 상황에서도 운동했었는데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하는 생각을 나중에 하게 되더라구요.
극기훈련이 그래서 필요한 건가봐요. 그만두자는 자신의 유혹을 이겨내는..
그리고 런닝머신보다는 밖에서 어느 한 곳을 향해 30분 정도 걸어가시는 게 좋아요. 왜냐하면 다시 돌아와야 하니까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1시간 걷기가 되는거죠~
전문지식은 없어도 운동이 삶에 필수라는건 인정합니다.다만 어릴때 운동하는애들이 대부분 껄렁패여서 그게 아직도 부정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는게 흠입니다.
나이들어 더욱 필요성을 느끼기는 하는데,맘대로 잘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좋은 자극제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왕산님 반갑습니다.^^
실제로 옛날엔 그런 운동선수들이 꽤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학기 중에는 말할 것도 없고, 방학 때도 새벽운동 오후운동으로 지치지만, 미래를 위한 자격증 취득을 위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랍니다. 껄렁거리던 옛날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반듯한 요즘 학생들입니다.
@김병완 아 그렇군요.좋은현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