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島)원전 사고를 계기로 유럽 각국에 이어 한국도 탈원전, 탈석탄 등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진행되면서 논쟁에 휩싸였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원전은 올해 3월 초 기준 전세계 40개국에서 총 447기가
운영되고 있다. 미국이 가장 많은 99기가 가동되고 있고, 프랑스가 58기, 일본 42기, 중국 36기, 러시아 35기, 한국 25기, 인도
22기, 캐나다 19기 등 순으로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현재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원전은 전세계에 총 59기이다. 중국이 21기를 건설하고 있고, 러시아가 7기, 인도가 5기,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각각 4기, 한국이 3기, 일본과 슬로바키아, 벨로루시가 각각 2기, 프랑스가 1기를 건설하고 있다. 핀란드와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각 1기씩 건설중이다.
현재 원전을 건설하고 있는 국가들 중 상당수 국가는 원전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64기의 원전이 건설될 예정인데,
에너지 소비대국인 중국이 원전 추가 건설에 박차를 가하며 원전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40기의 원전을 더
지을 계획이다.
러시아도 203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 확대 방침에 따라 25기를 더 지을 예정이다. 러시아는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25% 수준에서 30%로 높일 계획이다. 인도는 아시아에서 원전 확대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기의 원전을
건설해 차세대 원전 기술까지 선점하려는 계획이다.
영국은 현재 16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20년 동안 노후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2030년까지 신규 원전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체르노빌 사건을 겪었던 우크라이나도 2012년 가동 원전 15기의 수명을 2030년까지 연장해서 운용 중이다. 스웨덴은 신규
원전 건설 금지 정책을 최근 철회했다.
반면 원전 폐지로 방향을 잡은 국가는 독일과 벨기에, 스위스, 대만 등 4개 국가가 있다. 이들 국가들은 현재 가동중인 원전을
폐쇄, 원전 자체를 줄일 계획이다. 찬반논쟁이 뜨거운 국가도 있다. 대만은 지난해 5월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후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탈원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조갑증이 부른 문제는 이달 초에 발생했다.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기습적인 더위가 대만을 덮치면서
전력예비율이 3.7%까지 떨어져 전력 수급 경고가 발령됐다. 결국 본격적인 여름이 찾아와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대만 원자력위원회는
가동을 중지했던 원전 2기의 재가동을 각각 승인했다.
원전을 보유한 전 세계 나라 가운데 독일은 ‘탈원전’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 독일에서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원전 폐지 논의가 시작됐다. 2011년에는 독일 내 원전 17기의 가동을 모두 멈추겠다는 ‘탈핵’ 선언을 했다. 그러나 순조롭게만 보이던 독일의
탈핵 선로에 뜻하지 않은 복병이 나타난다. 지난 1월 말 독일에 흐리고 바람이 없는 날이 길게 이어지면서 태양광·풍력 발전량이 평소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블랙아웃(대정전)’ 직전의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독일은 남아있던 하나의 예비 발전소를 가동시켜 위기를
넘겼다. 독일 등 탈원전의 길에 먼저 들어선 국가들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까지 길게는 수십년이 걸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탈(脫)원전이라는 방향성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탈원전에 따른 에너지수급계획은 속도조절이 우선이란 생각이다.
기사입력: 2017/07/04 [15:08]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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