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을지전망대의 관람대에서 보면 날씨가 좋을때엔 금강산까지 희미하지만 눈에 들어온단다.
전망대의 뒷편에는 6.25전쟁 당시 남한과 북한이 치열하게 뺏고 빼앗기기를 반복했던 중요한 지역이었던
일명 펀치볼이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펀치볼이란 화채그릇 모양을 본떠 만든 말인데 전쟁당시
종군기자가 높은 봉우리에서 이 마을을 바라보고 화채그릇과 같이 높은 봉우리들에 둘러쌓인 너른 평야와
같은 분지의 모습을 보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얼핏 보기에도 그 이름에 공감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그 분지인 펀치볼, 즉 해안면에는 평화롭게 주민들이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한다고 한다.
이런 오지에서 할것이라곤 농사일밖에 없을텐데, 공기좋고 물맑은 이곳의 땅에서는 일교차가 큰 날씨덕에
맛좋고 씨알좋은 농산물들이 생산되어 인기가 괜찮다고 한다. 이곳 을지전망대와 비슷한 곳이 파주의
오두산전망대와 도라산전망대, 철원의 승리전망대, 고성의 통일전망대가 있는데, 물론 북한땅은
오두산전망대가 가까울 수 있지만 이곳은 가장 높은곳에 있어 그 보이는 풍경자체는 다른곳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파노라마같은 시원한 모습을 보여준다.
을지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맑은 날씨면 이곳 전망대에서 금강산도 보이고 북한군 초소와 병사들까지 보인다고 하지만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선지 점점 시계가 나빠진다. 하긴 이곳에서도 맑게 개여
뻥뚫린 전망을 볼 수 있는 날이 손에 꼽는다고 하니. 을지전망대나 4땅굴 등은 민통선을 한참 지난
DMZ 지역이라 미리 양구통일관에서 사전 출입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도 한참을 가파른 봉우리를 돌고 돌아야만 가칠봉 능선에 있는 전망대로 갈 수 있다.
을지전망대로 오르는 길 옆의 풍경은 이곳이 치열한 격전지였으며 북한이 바로 코앞에 있다는 현실을
말끔하게 잊게할 만큼 평화롭고 한적한 풍경을 보여준다. 시야가 좋을땐 북한군이 직접 삽과 호미를 들고
밭을 일구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그들에게도 최전방인 이곳 또한 식량배급이 제대로 안되는 모양이다.
깊어가는 가을이라지만 이곳 을지전망대는 벌써 초겨울로 진입한듯한 날씨를 보인다.
겨울의 절정일 때에는 영하 40도까지도 떨어진다니 이곳 최전방의 철책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은
무척이나 힘들것같다. 이곳과 같은 칼날같은 추위가 엄습하는 지역에 아들을 군대로 보낸 부모님들은
또 겨울에 얼마나 마음을 졸일까. 방문한 날에도 사병들이 철책을 보수하고 진지를 새롭게 만드는
사역을 하고 있었다. 저 경비초소에서 보는 풍경은 어떨까.
전방 경계근무를 하는 사병들이야 항상 비슷한 전망을 보는것이 참 지겹기도 할테지만.
삼면의 통유리로 된 전망대내에는 대형LCD TV와 관측용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을지전망대 홍보장교가 홍보용 화면을 보여주며 이곳 저곳의 내력과 모습들에 대해 설명해준다.
망원으로 찍었는지 먼거리까지 마치 눈앞에 있는듯 보여 한층 실감난다. 비가 오고 흐린날씨에 정훈장교의
브리핑과 TV에서 나오는 맑은 날씨에 찍은 영상을 보면서 이곳의 상황에 대해 감으로 이해를 해본다.
북한과 남한이 각각 2km씩의 비무장지대를 설정해 놓았다지만 험준한 산들이 있는 지형에서는
그 거리가 70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은곳도 있단다. 이곳에서는 남한 측의 가칠봉 초소와 도솔산,
금강산의 비로봉, 일출봉 등이 맑은 날에는 사방으로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살짝 남한군 측의 정찰초소만 보였다가 이내 짙은 운무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이곳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군시절 근무했던 을지부대가 관할한다고 한다.
고구려의 명장인 을지문덕의 이름을 딴 그 부대.
이 전망대는 올림픽이 열리던 88년 전경련의 지원으로 가칠봉 능선에 안보관광지이자 교육의 장으로
세워졌는데, 한때는 북한측이 매봉에 있는 선녀폭포에서 여군들이 목욕도 하고 수많은 대남유세를
펼쳤던 곳이기도 하다. 한창 남한과 북한이 치열하게 대립했을때엔 서로 유치한 모습으로 홍보성 멘트를
퍼부었다는데, 우리측도 이곳에 수영장을 만들고 미스코리아 수영복 심사를 하여 북한군들의 이목을 끌기도
하였다니깐. 지금은 그런 시설들은 모두 한때의 추억으로 남긴했지만 말이다. 이런 높은 산정상의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기분은 어떨까.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아래로 보면서 수영하면 아마 황홀감이 가득할 것 같다.
살짝 바라본 을지전망대 전면의 모습. 하지만 북한쪽이 아니고 남한측의 초소가 있는 산봉우리라고 한다.
점점 안개가 산아래 남방한계선에서부터 산정으로 올라와 시야가 흐려지고 있다.
이 높은 산등성이의 철조망을 순찰하는것도 장난 아니겠다. 곳곳에 지금은 감시용 CCTV가 감시의
한축을 도와주고 있다. 사실 전망대에서 전방으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이곳은 군부대의 관할이고 그들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을지전망대에서 전방지역을 관람하고 전망대 뒷편에 있는 펀치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갔다.
하지만 열악한 기상여건은 펀치볼을 두눈에 담는것을 거부했다.
비오고 안개 자욱한 펀치볼의 희뿌연 잔영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높은 봉우리들이 둘러싼 마치 떡메로 평지를 딱 눌러 만든듯한 신비로운 모습의 분지의 모습이 보인다.
그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산너머 북한에 고향을 두고온 실향민들도 꽤 많으리라.
해안면에는 원래 뱀들이 많았는데, 돼지를 키운뒤로는 뱀들이 사라지게 되면서 마을이 편안해져 해안면으로
불리게 되었단다. 어째튼 지금도 돼지들을 많이 키우는 것 같은데, 돼지가 정말 뱀의 킬러일지는 의문이
남는다. 하긴 돼지들이 워낙 식성이 좋아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먹어버려 돼지니까.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안면은 한없이 평화로워보인다.
날씨가 맑고 시야가 좋을때엔 전망대 뒷편에서 펀치볼의 모습을 이렇게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진짜 1000여m의 험준한 고봉들이 에워싼 해안면 펀치볼이 구름도 머물다 갈듯한 평화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을지전망대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산의 높이만큼이나 가파르고 구불거리니 최대한
느린걸음으로 천천히 가야한다. 이곳은 경사가 심하기에 속도를 최대한 줄이고 저단기어를 사용해야 한단다.
마치 옛날 꼬부랑 꼬부랑 마음을 졸이며 넘어가던 대관령길과 모습이 닮았다.
첫댓글 헉,,아래로 쫙이네요,ㅋㅋ
많은 분량을 한꺼번에 포스팅하셨나보군요,존경스럽습니다,ㅋ
전,,,아침에 사진만 올려놓고,,,그거 정리해야하는디,,여기서 이러고 있다는,,ㅋ
ㅎㅎ 블로그에 올렸다가 복사만해서 올리면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