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골목은 널찍해서 오가는 사람들에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다.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시장이 유명세를 타는 것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물론 가장 큰 요인이겠으나 천장의 구조에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천장은 돔 형태로 지어져 있는데 우리의 천막처럼 임시방편적인 것이 아니라 콘크리트 구조물 같아 보였다.
그런데도 내부가 어둡지 않은 것은 돔 형태의 천장 바로 아래에 창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곳으로 환하게 햇살이 비쳐들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상가 구조물을 생각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골목을 조금 더 들어가다 보니 가이드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골목은 길게 한 줄로 늘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온 사방으로 뻗어가고 있었다. 그 넓이를 짐작하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정말로 초행길의 여행객은 자칫하면 길을 잃어버리기에 알맞아 보였다. 패스의 메디나에서는 골목 안에서 길을 잃은 여행객을 위해 아이들이 바깥까지 안내를 해주고 사례를 받기도 했었다. 이곳도 아마 그래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떻든 시장에 지붕이 있다는 것은 날씨에 관계없이 영업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상인들은 물론이고 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비로 인한 불편은 피할 수 있으니 시장이 번성하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우리의 재래시장이 모두 골목 위에 지붕을 올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시장은 마치 골동품 가게를 모아놓은 듯 했다. 이슬람 문화답게 양탄자, 동으로 만든 쟁반, 도자기, 스카프 등이 가득했고 관광객을 위한 악세서리 가게도 빠지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시장 전체가 마치 요술램프라도 나올 듯해보였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청와백자라고 한다.
터키 냄비 받침과 스카프는 별로 가격이 비싸지 않아 여행객이 기념 삼아 많이 찾는다고 했다. 터키 냄비 받침은 이즈닉 타일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그 문양이 매우 독특하고 다양했다. 16세기에 오스만 제국은 식물, 나무 등 다양한 문양의 타일로 벽을 장식하였는데 이때 이즈닉에서 생산된 타일이 가장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하여 이즈닉 문양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