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유럽 문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현재에 와서는 아시아 문화가 세계 여러 각국의 사람들에게 붐을 일으키면서 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홍콩, 베트남, 대한민국의 사례를 들어 어떻게 아시아가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홍콩에서는 '와인 앤 다인 페스티벌'이 인기가 많은데, 홍콩 사람들의 와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와인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홍콩 내에서 와인이 많이 소비되고 무역될 정도로 정부에서도 와인산업을 밀어주고 있는 추세인데, 그렇기 때문에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수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홍콩 길거리에 가보면 과거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그런데 왜 굳이 그 흔적들을 없애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 수 있다. 본래 아픈 기억은 빨리 잊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 아니겠는가. 우리나라만 해도 김영삼 정부 때 조선총독부를 폭파하여 일제의 잔재를 없앴던 과거가 있다. 당시 이와 관련하여 찬반여론이 많았는데, 아무리 식민통치의 잔재라고 해도 후손들에게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훈을 줄 수 있는 조선총독부를 그대로 두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끝내 조선총독부는 폭파되었다. 홍콩의 사례를 보면서 굳이 꼭 식민통치의 잔재라고 해서 없애버리는 것만이 옳은 방법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홍콩은 예술의 도시로 유명한 만큼 곳곳에서 전시들을 하는데, '드 사데 갤러리'에서는 많은 예술가들의 전시가 진행되는가 하면 홍콩 최대 아트 페어인 '홍콩 아트바젤'에서는 미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진행되어 모든 예술가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베트남에서는 '후에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이 페스티벌은 서유럽 국가에 베트남 전통 스타일인 '아오자이'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아오자이 패션쇼'가 인기 많은데, 영상을 보면서 '아오자이'를 한 번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아름다웠다. 특히 후에라는 곳은 베트남 최초의 통일왕조이자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 왕조'의 수도로, 경주와 같은 역사문화도시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2007년에는 베트남 중앙정부로부터 페스티벌 도시로 지정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탄띠엔 마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마을은 본래 사라질 뻔한 전통마을이었지만 '후에 페스티벌'로 인해 '종이꽃 마을'로 알려지게 되어 축제 기간 동안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유명하다. 이처럼 베트남 후에는 전통문화 콘텐츠를 복구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이를 관광산업에 접목시킴으로써 문화예술도시로 성장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전라남도 광주에서는 아시아의 과거와 현재의 문화예술과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콘텐츠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교류될 수 있도록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건립했는데, 2015년 11월에 개관되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 친구들과 함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간 적 있는데, 장소 하나하나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받고 왔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구 전남도청 건물을 활용했고, 실제 가 보면 '5·18 민주평화기념관'이 있다는 점이다. 갔을 때 당시에 '5·18 민주평화기념관'의 내부가 수리중이어서 아쉽게도 안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구 전남도청을 바라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광주에 대해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장소라고 대답할 만큼 민주화의 도시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러나 2년마다 광주 비엔날레가 열리게 되면서 광주는 점차 예술의 도시로 변모해 가기 시작했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건립으로 점차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영상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커뮤니티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안나 리스폴리가 전남대 기숙사 학생 600명 그리고 관현악반 학생들과 함께 만드는 빛의 퍼포먼스 '집에 가고 싶어'였는데, 보는 내내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진 무대였다. 특히 이 퍼포먼스를 준비한 안나 리스폴리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문화예술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속한 도시의 마인드가 가장 필요하다. 홍콩, 베트남,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가 문화예술도시로 성장하는 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