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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그러자 세존께서 들어가신 지 오래지 않아 그 비구들에게 이런 [의논이] 생겼다.
"도반들이여, 세존께서는 우리에게 '비구여, 어떤 것을 원인으로 사람에게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가 일어나는데,
그것에 대해 즐거움과 환영과 집착이 없으면
그것이 바로 바로 탐욕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적의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견해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의심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교만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존재[有]의 탐욕에 대한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무명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그것은 몽둥이를 들고 무기를 들고 싸우고 말다툼하고 논쟁하고 상호비방하고
중상모략하고 거짓말하는 것의 끝이니 여기서 이런 나쁘고 해로운 법들이 남김없이 소멸한다.'라고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시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처로 들어가셨습니다.
세존께서 이처럼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시지 않은 것에 대해
누가 참으로 그 뜻을 상세하게 분석해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그 비구들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마하깟짜나 존자는 스승께서 칭찬하셨고, 지혜로운 동료 수행자들이 존중합니다.
세존께서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지 않으신 것에 대해
마하깟짜나 존자가 참으로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마하깟짜나 존자에게 다가가서 이 뜻을 질문합시다."
11. 그때 비구들은 마하깟짜나 존자에게 다가갔다. 가서는 마하깟짜나 존자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환담을 하고서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비구들은 마하깟짜나 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도반 마하깟짜나여, 세존께서는 우리에게 '비구여, 어떤 것을 원인으로
사람에게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가 일어나는데,
그것에 대해 즐거움과 환영과 집착이 없으면 그것이 바로 바로 탐욕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적의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견해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의심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교만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존재[有]의 탐욕에 대한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무명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그것은 몽둥이를 들고 무기를 들고 싸우고 말다툼하고
논쟁하고 상호비방하고 중상모략하고 거짓말하는 것의 끝이니
여기서 이런 나쁘고 해로운 법들이 남김없이 소멸한다.'라고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시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처로 들어가셨습니다.
세존께서 이처럼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시지 않은 것에 대해
누가 참으로 그 뜻을 상세하게 분석해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그 비구들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마하깟짜나 존자는 스승께서 칭찬하셨고, 지혜로운 동료 수행자들이 존중합니다.
세존께서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지 않으신 것에 대해
마하깟짜나 존자가 참으로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마하깟짜나 존자에게 다가가서 이 뜻을 질문합시다.'
그러니 마하깟짜나 존자는 우리에게 분석해주십시오."
12. [마하깟짜나 존자는 말했다.]
"도반들이여, 예를 들면 심재(心材)가 필요하고 심재를 찾는 사람이 심재를 찾아 이리저리 다니다가,
심재를 가지고 튼튼하게 서 있는 큰 나무의 뿌리와 줄기를 지나쳐서
잔가지와 잎사귀에서 심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도반들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스승께서 면전에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분 세존을 제쳐놓고 제게 그 뜻을 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참으로 그분 세존께서는
알아야 할 것을 아시고, 보아야 할 것을 보시는 분이며,(*1)
우리의 눈이 되시고, 지혜가 되시고, 법이 되시고, 으뜸이 되시며,(*2)
[사성제를] 말씀하는 분이시고, [오래 진리를 꿰뚫으시면서] 선언하는 분이시고,
뜻을 밝히는 분이시고, 불사를 주는 분이시며, 법의 주인이시며, 여래이십니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그때 바로 세존께 그 뜻을 여쭈었어야 했습니다.
그때가 바른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세존께서 그대들에게 설명해주신 대로 잘 호지했어야 했습니다."
13. "도반 깟짜나여, 그렇습니다. 참으로 그분 세존께서는 알아야 할 것을 아시고,
보아야 할 것을 보시는 분이며, 우리의 눈이 되시고, 지혜가 되시고, 법이 되시고,
으뜸이 되시며, [사성제를] 말씀하는 분이시고, [오래 진리를 꿰뚫으시면서] 선언하는 분이시고,
뜻을 밝히는 분이시고, 불사를 주는 분이시며, 법의 주인이시며, 여래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때 바로 세존께 그 뜻을 여쭈었어야 했습니다. 그때가 바른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세존께서 우리들에게 설명해주신 대로 잘 호지했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마하깟짜나 존자는 스승께서 칭찬하셨고, 지혜로운 동료 수행자들이 존중합니다.
세존께서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지 않으신 것에 대해
마하깟짜나 존자는 참으로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마하깟짜나 존자는 귀찮다 여기지 마시고 우리에게 분석해주십시오."
14. "도반들이여, 그렇다면 이제 그것을 들으십시오.
듣고 마음에 잘 새기십시오. 나는 설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도반이시여."라고 그 비구들은 마하깟짜나 존자에게 응답했다.
마하깟짜나 존자는 이렇게 말했다.
15. "도반들이여, 세존께서는 저희에게 '비구여, 어떤 것을 원인으로 사람에게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이 일어나는데, 그것에 대해 즐거움과 환영과 집착이 없으면
그것이 바로 탐욕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적의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견해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 여기서 이런 나쁘고 해로운 법들이 남김없이 소멸한다.'라고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시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처로 돌아가셨습니다.
세존께서 이처럼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시지 않은 그 뜻을
나는 이와 같이 상세하게 압니다."
16. "도반들이여, 눈과 형색을 조건으로 눈의 알음알이가 일어납니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觸]입니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受]이 있습니다.
느낀 것을 인식하고(*3) 인식한 것을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사량 분별하고
사량 분별한 것을 원인으로 하여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눈으로 알아지는 형색들에 대해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가 사람에게 일어납니다.(*4)
도반들이여, 귀와 소리를 조건으로 귀의 알음알이가 일어납니다. …
도반들이여, 코와 냄새를 조건으로 코의 알음알이가 일어납니다. …
도반들이여, 혀와 맛을 조건으로 혀의 알음알이가 일어납니다. …
도반들이여, 몸과 감촉을 조건으로 몸의 알음알이가 일어납니다. …
도반들이여, 마노와 법을 조건으로 마노의 알음알이[意識]가 일어납니다.(*5)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觸]입니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있습니다.
느낀 것을 인식하고 인식한 것을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사량 분별하고
사량 분별한 것을 원인으로 하여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마음으로
알아지는 법들에 대해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가 사람에게 일어납니다."(*6)
(*1) ‘알아야할 것을 아시고, 보아할 것을 보시는 분이며’의 원문은 jānaṃ jānāti passaṃ passati이다.
주석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세존께서는 오직 알아야할 것을 아시고, 오직 보아야할 것을 보신다.
세존께서는 어떤 사람이 전도된 것을 취하여 알지 못하고,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과는 다르다.
세존께서는 알면서 반드시 아시고, 보면서 반드시 보신다.”(MA.ⅱ.76)
(*2) “‘눈이 되시고(cakkhu-bhūta)’라는 것은 봄에 대한 지도자라는 뜻에서 눈이 된다는 말이다.
‘지혜가 되시고(ñāṇa-bhūta)’라는 것은 사물을 드러내신다는 뜻에서 지혜가 된다는 말이다.
‘법이 되시고(dhamma-bhūta)’라는 것은 본성이 전도되지 않았다는 뜻에서
교학(가르침)으로서의 법을 펴시고 가슴으로 생각하신 뒤 말로 법을 설하시기 때문에 법이 된다는 말이다.
‘으뜸이 되신다.(brahma-bhūta)’에서 으뜸으로 옮긴 bhahma는 으뜸가는(saṭṭha)의 뜻으로 사용되었다.”(MA.ⅱ.76)
(*3) 「교리문답의 긴 경」(M43) §9에서
‘느낌(vedanā)과 인식(saññā)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사리뿟따존자는 설명하고 있다.
“도반이여, 그런데 느낌과 인식과 알음알이라 하는 이 법들은 결합되어 있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법들을 잘 분리하여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느끼는 그것을 인식하고 인식하는 그것을 분별해서 압니다.”
(*4) “토대가 되는(nissaya-bhāva) 눈의 감성(cakkhu-pasāda)과
대상이 되는 [업·마음·온도·음식의] 넷에서 생긴 밖의 물질을 반연하여(paṭicca)
안식(眼識)이 일어난다.
이 셋이 화합하여 감각접촉[觸]이 일어난다.
그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함께 생긴 조건[俱生緣, sahajāta-paccaya] 등에 의해
감각접촉을 조건한 느낌[受, vedanā]이 일어난다.
그 느낌이 느낀 바로 그 대상을 인식[想, saññā]이 인식한다.
인식이 인식한 바로 그 대상을 생각[尋, vitakka]이 생각한다(vitakketi).
생각이 생각한 바로 그 대상을 사량 분별(papañca)이 사량 분별한다(papañceti).
‘원인으로 하여(tato-nidāna)’라는 것은 이러한 눈과 밖의 물질 등을 원인(kāraṇ)으로 하여 라는 뜻이다.
이러한 원인을 통달하지 못한 ‘사람에게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가 일어난다
(papañca-saññā-saṅkhā-samudācaranti).’
여기서 감각접촉과 느낌과 인식은 안식과 함께 생기고,
생각(vitakka)은 안식을 틈없이 뒤따름[無間緣] 등을 가진, 생각이 함께 한 마음에서 보아야 한다.
사량 분별의 부분(papañca-saṅkhā)은 속행(javana)과 함께 생긴다[俱生緣].
만약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과거와 미래의 물질들을 언급했는가?
거기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눈의 문을 통한 사량 분별이 눈과 현재의 밖의 물질과 감각접촉과 느낌과 인식과 생각을 조건으로 일어나듯이,
눈으로 알아지는 과거와 미래의 밖의 물질에서도 사량분별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언급했다.”(MA.ⅱ.77)
(*5) “여기서 마노[意, mano]란 잠재의식(bhavaṅga-citta)을 말하고, 법은 삼계의 법인 대상을 말한다.
마노의 알음알이[意識]은 전향이나 속행을 말한다.
전향을 취할 때는 감각접촉과 느낌과 인식과 생각은 전향과 함께 생기고, 사량분별은 속행과 함께 생긴다.
속행을 취할 때는 전향과 함께한 잠재의식을 마음이라 하고 그 다음에 감각접촉 등
모든 법들이 반드시 속행과 함께 생긴다.
마음의 문에서는 과거 등으로 분류되는 모든 대상들이 있기 때문에 과거, 미래, 현재라고 말했다.”(MA.ⅱ.77)
(*6) 인간의 정신활동을 6근-6경-6식-6촉-6수-6상-6심-6사량분별-6사량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라는
9지 연기로 해체해서 설명하는 마하깟짜나 존자의 이러한 상세한 분석은
역시 마하깟짜나 존자의 상세한 분석을 담고 있는 「마하깟짜나 존자와 지복한 하룻밤 경」(M133)과 괘를 같이한다.
여기서도 존자는 존재를 6근-6경-6식-6탐-6희로 해체해서 설명하면서
이런 과정으로 인간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바라고 현재의 현상들에 정복당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17. "도반들이여, 눈이 있고 형색이 있고 눈의 알음알이가 있을 때
감각접촉[觸]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1) 것은 가능합니다.
감각접촉이라는 개념이 있을 때 느낌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가능합니다.
느낌이라는 개념이 있을 때 인식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가능합니다.
인식이라는 개념이 있을 때 일으킨 생각[尋]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가능합니다.
일으킨 생각이라는 개념이 있을 때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가 일어남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가능합니다.(*2)
도반들이여, 귀가 있고 소리가 있고 귀의 알음알이가 있을 때 …
도반들이여, 코가 있고 냄새가 있고 코의 알음알이가 있을 때 …
도반들이여, 혀가 있고 맛이 있고 혀의 알음알이가 있을 때 …
도반들이여, 몸이 있고 감촉이 있고 몸의 알음알이가 있을 때 …
도반들이여, 마노가 있고 법이 있고 마노의 알음알이가 있을 때
감각접촉[觸]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가능합니다.
감각접촉이라는 개념이 있을 때 느낌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가능합니다.
느낌이라는 개념이 있을 때 인식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가능합니다.
인식이라는 개념이 있을 때 일으킨 생각[尋]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가능합니다.
일으킨 생각이라는 개념이 있을 때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가 일어남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가능합니다."
18. "도반들이여, 눈이 없고 형색이 없고 눈의 알음알이가 없을 때
감각접촉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감각접촉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 느낌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느낌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 인식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식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 일으킨 생각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일으킨 생각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의 일어남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도반들이여, 귀가 없고 소리가 없고 귀의 알음알이가 없을 때 …
도반들이여, 코가 없고 냄새가 없고 코의 알음알이가 없을 때 …
도반들이여, 혀가 없고 맛이 없고 혀의 알음알이가 없을 때 …
도반들이여, 몸이 없고 감촉이 없고 몸의 알음알이가 없을 때 …
도반들이여, 마노가 없고 법이 없고 마노에 의한 알음알이가 없을 때
감각접촉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감각접촉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 느낌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느낌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 인식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식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 일으킨 생각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일으킨 생각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 사량 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의 일어남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19. "도반들이여, 세존께서 저희에게 '비구여, 어떤 것을 원인으로
사람에게 사량분별이 함께한 인식이 일어나는데,
그것에 대해 즐거움과 환영과 집착이 없으면
그것이 바로 바로 탐욕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적의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견해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의심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교만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존재[有]의 탐욕에 대한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무명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그것은 몽둥이를 들고 무기를 들고 싸우고 말다툼하고 논쟁하고
상호비방하고 중상모략하고 거짓말하는 것의 끝이니
여기서 이런 나쁘고 해로운 법들이 남김없이 소멸한다.'라고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시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처로 돌아가셨습니다.
세존께서 이처럼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시지 않은 그 뜻을 나는 이와 같이 상세하게 압니다.
그런데 그대 도반들이 원한다면 직접 세존을 찾아뵙고 이 뜻을 다시 여쭈어보십시오.
그래서 세존께서 설명해주신 그대로 호지하십시오."
20. 그러자 그 비구들은 마하깟짜나 존자의 설법을 크게 기뻐하고 감사드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을 뵈러 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아서 그 비구들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저희들에게 '비구여, 어떤 것을 원인으로
사람에게 사량분별이 함께한 인식이 일어나는데,
그것에 대해 즐거움과 환영과 집착이 없으면
그것이 바로 탐욕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적의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견해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의심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교만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존재[有]의 탐욕에 대한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무명의 잠재성향들의 끝이요, 그것은 몽둥이를 들고 무기를 들고 싸우고 말다툼하고
논쟁하고 상호비방하고 중상모략하고 거짓말하는 것의 끝이니
여기서 이런 나쁘고 해로운 법들이 남김없이 소멸한다.'라고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시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처로 돌아가셨습니다.
세존께서 이처럼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시지 않았는데,
누가 참으로 그 뜻을 상세하게 분석해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다시 저희들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마하깟짜나 존자는 스승께서 칭찬하셨고, 지혜로운 동료 수행자들이 존중합니다.
세존께서 이처럼 간략하게 요약만 설하시고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주지 않으신 것에 대해
마하깟짜나 존자가 참으로 상세하게 그 뜻을 분석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마하깟짜나 존자에게 다가가서 이 뜻을 질문합시다."
그때 저희들은 마하깟짜나 존자에게 다가갔습니다.
가서는 마하깟짜나 존자에게 이 뜻을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그런 저희들에게 마하깟짜나 존자는 이런 방식과 이런 단어들과
이런 문구들로서 뜻을 분석해주었습니다."
21. "비구들이여, 마하깟짜나는 현인이다.
비구들이여, 마하깟짜나는 큰 통찰지를 가졌다.
만일 그대들이 나에게 이 뜻을 물었더라도 나도 그와 같이 설명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뜻이니 그대로 잘 호지하라."
22.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아난다 존자가 세존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마치 배가 고파 지친 사람이 꿀 덩어리를 얻어서
어느 부분이라도 먹으면 달콤하고 황홀한 맛을 얻게 되는 것처럼,(*3)
그와 같이 성품이 현명한 비구가 이 법문의 뜻을 어느 부분이라도 통찰지로 자세히 살펴보면
기쁨을 얻고 청정한 믿음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법문의 이름을 무엇이라 할까요?"
"아난다여, 그렇다면 여기서 이 법문을 꿀 덩어리 법문이라고 호지하라."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난다 존자는 마음이 흡족해져서 세존의 말씀을 크게 기뻐하였다.
(*1) “감각접촉[觸]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는 것은
’감각접촉이라는 한 법이 일어났다.‘라고
이렇게 ’감각접촉이라는 개념‘을 천명한다. 보인다는 말이다.”(MA.ⅱ.77)
(*2) 위 §16에서는 6근-6경-6식-6촉-6수-6상-6심-6사량분별-6사량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의 9지 연기로 해체해서 설명하였는데,
여기서는 6근-6경-6식-6촉-6수-6상-6심-6사량분별이 함께한 인식의 더미로
6사량분별이 없어져 8지 연기로 해체해서 설명하고 있다.
(*3) “정제된 버터, 사탕수수, 꿀, 설탕, 등에 대해서
‘이것은 이 부분은 맛이 약하고, 이 부분은 맛이 강하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디에나 동일한 맛이다.”(MA.ⅱ.78)
꿀 덩어리 경(M18)이 끝났다.
대림스님옮김 『맛지마니까야』 제1권 479-4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