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윤회를 믿습니까?
우리는 불교를 받아들이며 윤회 사상도 받아들였지만 잘 믿지 않는다.
그와 같은 풍토는 불교를 받아들여 선악 업보는 믿지만 윤회의 굳건한 뿌리는 내리지 못하게 하였고,
조선조에는 제사 문화가 발달하여 절 안에 제사 풍습을 만들었다.
지금도 절에서는 백중이 다가오면 49일 동안 일곱 번 제사를 지낸다.
윤회를 믿는 태국이나 스리랑카 불교에는 제사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윤회를 믿는다면 죽은 부모나 조상들은 이미 어디선가 다시 태어나 살고 있을 터인데.. 그를 그리며 제사를 지낸다고..
제사와 윤회는 두 장님이 코끼리의 다른 부분을 보고 있는 것과 같다.
얼마 전 유명한 스님이 "나는 윤회를 믿지 않아요." 하여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스님은 다음 생 보다 지금 여기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석가모니 부처님 역시 죽은 후가 아닌 지금 여기서 스스로 행복을 구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함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사람들은 불교는 삶은 괴로움이라 보며, 그런 삶에서 회피할 것을 가르치는 종교라고 비난한다.
왜 이런 편차가 생겼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출가라는 말 자체가 보통 사람이 사는 이 사회가 싫어 떠나는 게 아닌가.
석가세존은 윤회하는 지금 여기서 벗어나기를 강조했는데, 과학은 지금 여기서 행복을 추구한다.
21세기 과학은 여기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자는 것을 목표로 삼은 듯.. 건강식품과 의약품과 의료 기술, 쾌락 추구로 보이는 게임기뿐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으로 하루종일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살다 죽으면 윤회를 하더라도 또 다시 즐겁게 살 수 있는 게 아닌가?.
문득 윤회는 고통이 아닌 오히려 행복의 열쇠처럼 보인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대 의학을 포함한 과학의 발달이 인류의 행복한 삶을 보장할까?.
우리의 안이비설신의 여섯가지 감촉기능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무덤덤해지고 싫증을 내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매일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약 중독자는 폐인이 되듯 쾌락의 마지막은 서로를 죽이고 죽는 게임이 된다.
과학은 날로 발전하는데 현대인의 피로는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어서 매일매일 더 증가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과학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양날의 칼처럼 이익 속에 위험이 포함되어 있기에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만 한다.
과학처럼 인간에서 출발한 종교인 불교는 과학의 독소를 중화시키는 힘이 있다.
3박 4일 또는 한 달 절생활인 단기 출가가 인기를 끄는 것은 현대인의 쌓인 피로를 녹여내는 보약임을 알았기 때문인데..
그 보약의 핵심은 바로 환멸문이다.
결국 환멸문을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
환멸문은 2층 건물의 2층처럼 1층인 유전문 위에 있으니.. 성가시더라도 먼저 유전문을 알아야만 한다.
무명 속에 윤회하는 삶은 어떤 것인지.. 그것을 보여주는 12연기법의 유전문을 간단히 살펴보자.
1. 유전문 순관: 무명이 있으면 행이 생기고, 행이 있으면 식이 생기고,
식이 있으면 명색이 생기고, 6입이 있으면,.. 유가 있으면 생이 생기고,
생이 있으면 노사가 생기면서 모든 고통과 슬픔, 괴로움 그리고 행복과 즐거움이 생긴다.
2. 유전문 역관: 노사는 생이 있기 때문에 생긴다. 생은 유[존재]가 있기 때문에 생긴다. 유는 취함이 있기 때문에 생긴다.
취함은 애가 있기 때문이다. 애는 느낌[수]이 있기에 생긴다. 느낌은 촉이 있기에 생긴다.
촉은 안과 색, 이와 성, 비와 향, 설과 미, 신과 촉, 의와 법인 6입이 있기에, 6입은 명색이 있기에,
명색은 식이 있기에, 식은 행이 있기에, 행은 무명이 있기에 생긴다.
시중에서는 역관 설명은 잘 하지 않고 순관이 곧 유전문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는데.. 역관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수행자일 때 12연기법을 발견한 길이다. 따라서 12연기법이 어떻게 발견되는지를 알고 싶으면 역관으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12연기법을 보노라면..
먼저 12개 단어가 껄끄러워.. 보다가 멈추게 된다.
그런데 12연기법 접근을 막는 진짜 이유는 '씨앗이 있으면 꽃이 핀다' 는 식의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생긴다' 는 인과법칙으로
'태어남이 있으면 늙고 죽음이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만..
'무명 있으면 행이 생긴다' , '식이 있으면 명색이 생긴다' 는 12연기법 내용은 물에 녹지 않는 기름처럼 이해되지 않고 떠 다닌다.
무명이 있으면 행이 있다고 하는데.. 무명이 있으면 왜 행이 생긴다는 것인지 금방 이해가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식이 있으면 명색[이름과 모습]이 생긴다고?. 명색이 있으니 식이 생기는 게 아닌가?.
해서 12연기법 해설을 찾아보지만.. 그것을 이해가 되도록 쉽게 설명하는 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10년, 20년 절에 다녀도 12연기법에 대한 이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12연기법이 무엇인지 정말 알고 싶다면..
행이 생기게 하는 무명이란 무엇인지.. 이어서
식이 생기게 하는 행은 무엇인지..
명색을 생기게 하는 식은 또 무엇인지..
6처를 생기게 하는 명색은 무엇인지.. 이것을 알아야 한다.
여기까지 이해가 되면.. 다음에 이어지는 것들은 우리가 이미 상식으로 아는 인과와 연결되어..
12연기법에 대한 바른 이해가 생기게 될 것이다.
불자라 하면서 12연기법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면..
그는 절름발이 불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