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인공지능연구소장 이윤근
1. 인공지능의 역사와 현재의 기술 동향
인공지능은 1956년 다트머스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의 개념이 처음으로 정의된 이후로 여러 차례 부침의 과정을 거쳐 현재의 발전을 이루었다. 1980년대에는 전문가 시스템이 발전하여 지식 기반 시스템의 기반을 마련했고, 1990년대에는 기계 학습과 통계적 알고리즘이 부상하여 기술적인 혁신을 가져왔다. 또한, 2010년 이후 딥러닝 기술의 부상은 인공지능의 새로운 전기를 열어 놓았다.
최근에는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부상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관심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으로부터 생성되는 언어와 이미지가 인간의 능력과 구별이 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면서 조만간 인공지능이 사람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인류의 생활양식을 바꾸어 놓은 지 20년 이상이 흘렀고,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온 지도 대략 10여 년이 되었다. 하지만 챗GPT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충격은 과거와 다른 듯하다.
2. 인공지능 기술은 왜 중요한가
인공지능 기술은 과거의 기계, 전기, 컴퓨터 등의 기술혁명과는 차별화된 특성을 갖는다. 산업혁명 시대의 증기기관의 발명, 기계의 자동화 등은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으며,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기술은 인간의 정신노동에 도움을 주는 형태로 발전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은 ‘정신노동의 자동화’ 수준에 이르렀으며, 인간의 높은 수준의 인지 기술이 필요한 작업을 대체하기 시작한다. 즉, 의사 결정, 문제 해결, 창작 활동 등 과거 인간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인지적 작업을 수행할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의 의식, 지능, 창의성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3. 인공지능기술의 미래 전망
현재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은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내고 있으나, 이러한 방향성이 곧 일반 인공지능으로의 진화를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은 통계적 학습 알고리즘에 의존하여 데이터를 처리하는 반면, 인간 지능은 훨씬 더 복잡하여 주의, 지각, 기억 및 추론을 포함한 광범위한 인지 과정을 포함한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인간은 인공지능보다 훨씬 빠르게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다. 현재의 인공지능이 단순히 통계적 특성에 의해 작동되는 방식이다 보니 가끔 비상식적인 답변을 하거나 그럴듯한 말로 거짓 정보를 생성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인공지능을 학습하고 운영하는 데는 엄청난 양의 컴퓨팅 인프라와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보다 에너지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새로운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아키택쳐 등의 개발도 필요하다. 더불어 사람처럼 인지, 행동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 성장하는 새로운 방식의 인공지능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도 필요하다.
4.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전략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편리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후 변화, 자원 부족, 공중 보건 위기와 같은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인간의 생존과 풍요한 삶을 도울 수 있다. 또한 동시에 일자리 감소, 불평등 심화, 인공지능 시스템이 유해한 목적으로 오용될 가능성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특히, 인간 노동의 대체와 소수 기업으로의 부의 집중화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대비하고 완화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잠재적인 해결책 중 하나로 기본 소득 시스템이 검토되고 있다. 기본 소득은 사람들이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더라도 자신과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수단을 갖도록 하며, 저임금이나 불안정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안전망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근로자가 새로운 직업 시장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재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함으로써, 인공지능이 자동화할 수 없는 새로운 역할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정부는 이러한 활동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 또는 범국가적으로 부와 정보의 분권화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누진과세, 반독점 규제와 같은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 기술은 분명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며, 인공지능은 점점 인류를 닮아갈 것이다. 이들과 공존하며 살아갈 현명한 방법을 찾는 것은 인류 모두의 숙제이다.
필자소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제어계측공학과 학사
한국과학기술원 정보 및 통신공학과 박사
LG전자기술원 책임연구원
㈜보이스웨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