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표정이 아니라 마음으로 통하는 것
초동 초등학교 3학년 나반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즐겁게
웃고, 이야기하고, 사랑을 듬뿍 받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담임 선생님이 이상합니다. 아이들이 아무리 재미있는 말을 해도, 행동을 해도 웃지
않습니다. 숙제를 반이 넘게 안 해 와도 화내지 않습니다. 항상 웃지도 화내지도 찡그리지도 않는 무덤덤하고 무뚝뚝한 얼굴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3학년 나반 아이들은 선생님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까만 콩 가면을 쓴 것 같다고 ‘콩가면 선생님’이라고 별명을 지어 주며 이상한
선생님이라고 놀릴 뿐이지요. 아이들은 콩가면 선생님이 절대 웃지 않지만, 말투도 무뚝뚝하지만 자기들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마음으로 느끼기
때문입니다. 자기들을 싫어한다면 집에서 키우는 빨간 점 구피 이야기에, 잔소리쟁이 할머니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맞장구 쳐 주고, 한 명 한 명
같이 앉아서 수학 문제를 풀어 줄 리 없기 때문입니다. 급식 수저를 씻어 오지 않고 친구들 반찬을 마음대로 집어 먹는 왕따 성인이를 대신해서
날마다 수저를 가져다 놓고 자기 반찬을 조용히 바꿔 줄 리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웃지 않는 선생님이 처음엔 무서웠다가, 이상했다가, 이제는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그 어떤 선생님보다 자기들을 잘 알고,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선생님은 웃지 않는 것일까요? 선생님은 콩가면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콩가면 선생님은 웃지
않는다
숙제병
같은 옷 다른 느낌
미녀와 야수
비밀 탐사대의 탄생
선물
생일에
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초동 초등학교 3학년 나반 김신형 선생님은
절대 웃지 않아요. 화내지도, 울지도 않아요. 동구가 우스꽝스럽게 넘어져도, 가빈이가 짝꿍을 바꿔 달라고 떼써도, 성인이가 아린이 머리카락을
잘라도, 늘 똑같은 얼굴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얼굴이 콩처럼 작고 까마니까 ‘콩’, 가면을 쓴 것처럼 웃지도 울지도 않으니까
‘가면’, 콩가면!”이라는 별명을 지어 줬어요.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따져 물어요. 자기들이 말썽쟁이들이라 싫으냐고요. 왜 안 웃느냐고요. 콩가면
선생님은 언젠가 자신이 웃는 걸 보게 될 거라고 말할 뿐 항상 같은 얼굴이에요. 1학기도 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