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聖地)일까, 성서유적지(聖書遺蹟地)일까?
- 성지순례일까, 성서유적지 탐방일까? -
임학균 전도자
1. “성지순례”라는 말은 성서적인 신앙 용어가 아닙니다.
제가 만난 많은 성도들이 “성지순례”’를 다녀왔다고 말하면서 뿌듯해 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치 그 여행이 자신의 신앙 영역의 진전과 신앙 수준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말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듣습니다. 놀랍게도 그런 분들 중에는 목회자나 신학자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은 교회 지도자들이 처음부터 잘 가르쳐 주지 않아서 무의식 중에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부작용임을 알고 있기에 신학을 전공한 한 사람으로서 민망하면서도 많이 미안할 때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자면 “성지순례”는 성경 용어도 아니고, 하나님의 가르침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신앙의 성장과 체험을 위해 예수께서 거니시던 지역이나 사도들과 신앙의 선배들이 활동했던 교회의 역사 현장 방문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성지순례’라는 용어와 그 안에 들어 있는 개념 정도는 알고 실행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면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성서의 정신과 가르침을 근거로 했을 때 “성서 유적지”를 탐방한다는 개념으로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2. “성지 순례”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성지순례는 로마가톨릭교회가 제정한 비성서적인 교리입니다.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 윌리엄 틴들(William Tyndale, 1494~1536), 미카엘 세르베투스(Michael Servetus, 1511~1553) 등의 종교 개혁자들은 비성서적인 이 교리를 강력하게 반대하였습니다. 그런데 50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현대 기독교에서 여전히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음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성지순례"는 중세에 로마가톨릭교회의 교황이 발표한 비성서적인 교리 중 하나였습니다. 명분 상으로는 디아스포라( 유다 왕국의 멸망으로 인해 세계에 흩어진 유대인들을 지칭)들이 예루살렘을 찾아오는 것에서 부터 그 기원을 찾지만 실제로 그들이 말하는 성지순례의 개념은 중세부터였습니다. 성지순례를 통해 로마가톨릭교회가 거둬들이는 여행수입이 막대했기에 결코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죄사함과 연관된 교리까지 만들어 성지순례 객들에게 면죄부를 주기까지 하였습니다. 약 300년간 이어졌던 십자군 전쟁도 성지순례의 교리와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교황 ‘우르반 2세’가 십자군 지원자들에게 이 세상의 모든 죄로부터 완전한 면제를 약속하는 교황령을 내림으로써 면죄부의 개념이 확립되었습니다. 1095년의 일입니다. 이후 성지(?)에서의 면죄부 수여는 더욱 빈번해졌고, 성지순례는 '트렌트 공의회'에서 더욱 강조됩니다. 이러한 전제에서 '여행사'라는 상업적인 영리기관이 적극 호객하는 상황이 오늘날 "성지순례"라는 개념을 정착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로마가톨릭교회의 이러한 개념은 현대 사회에 들어서도 큰 변화가 없습니다. <나무위키사전>은 다음과 같이 보고합니다.
"성지(聖地, Holy Land)와 성지(聖址. Holy Site)는 한국어 발음은 같지만 다른 개념이다. 전자는 예수 그리스도가 살던 곳이자 그리스도교의 발상지인 팔레스티나 일대를 가리키는 용어이고, 후자는 성모 마리아, 성인, 순교자 등과 관련하여 교회사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유적지를 말한다."
"한국의 로마가톨릭교회에서는 입교하려는 예비신자 교리 과정에 성지순례(물론 국내 성지 답사)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서 보듯이 로마가톨릭교회의 관심은 "성지순례"라는 용어와 개념에 대한 잘잘못의 평가보다는 성지순례를 기정사실화하고 보편화하는데 방점이 찍혔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진정한 성지순례
성도들이 많은 재정과 시간을 투자해야 가능한 그곳에 꼭 다녀와야 한다는 의무는 없습니다. 그러나 글 서두에서 말했듯이 여유가 있어서 신앙의 도움을 위해 다녀오는 여행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가 쓰는 용어와 개념은 분명히 알고 조정해서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지’가 아닌 ‘성서유적지’를 찾아 탐방한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신앙에 플러스가 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생각과 자세 역시 “성서로 돌아가자.”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환원운동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부언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 즉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들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성지순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수께서 빌라도에게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이 세상에 살고 있으나 이 세상에 속하지는 않은 성도로서 영원한 목표인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나아갑니다.
바울 사도께서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립보서 3:13-14) 했듯이 성경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성령의 인도를 따라 거룩한 순례길을 성공적으로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2026.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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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해 보니 저와 생각이 같은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참고하시라고 첨부합니다.
https://www.goodnews1.com/news/articleView.html?idxno=65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