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신 등은 모두 수레에 실려 지금의 용산 근처인 형장으로 실려 갔다.
구경꾼들이 수없이 많았으나 기침 소리 하나 없이 지켜보았고 더러는 눈물을 흘렸다.
성삼문을 비롯한 친국을 받은 사람들은
이미 죽은 사람도 있거니와 거의 시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시체라도
형장에 끌려가 새삼 목이 잘리는 것이었다.
성삼문은 수레에서 머리를 풀고
엎드려 있다가 조정의 신하들 모습을 보자
“너희들은 어진 임금을 도와 태평성세를 이룩해라.
나는 돌아가 지하에서 옛 임금을 뵈오련다.“하고 말했다.
뒤따르는 수레에는 아버지 성승을 비롯하여 세 아우, 네 아들이 타고 있었다.
그가 형장에서 마지막으로 유언을 하였다.
擊鼓催人命 西風日落斜
격고최인명 서풍일낙사
黃泉無客店 今夜宿誰家
황천무객점 금야숙수가
요란한 북소리 나의 목숨 재촉하는데
해는 기울어지고 서풍이 부는구나!
저승에는 여인숙도 없다는데
오늘 밤은 뉘 집에서 묵어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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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는 누구보다도 성삼문의 마지막 말이 궁금했다.
그래서 “근보가 죽을 때 뭐라 말하더냐?“하고 형장에 갔다 온 사람에게 물었다.
”예, 다른 말은 없고
너희들은 어진 임금을 도와 태평성세를 이룩하라,
나는 지하에 가서 옛 임금을 뵈오련다.“고 한 말을 그대로 아뢰었다.
어지간한 세조도 이 말을 듣고서 숙연(肅然)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