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주 강정마을에 대한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자 현장을 방문하고, 수십 번 머리로 썼다간 지우곤 했다. 지금 제주 강정에선 구럼비를 폭파하기 위한 해안가 콘크리트 길이 만들어졌고,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에서 청동기에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귀중한 문화재들이 속속 발굴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소식은 10일 아침을 제주 강정에서 맞으신 권술룡 선생님께서 전해주셨다.
필자는 가만히 제주 강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군기지 건설이 국익은 물론 환경, 평화, 공동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가를 깊이 생각해 본다. 그리고, 강정마을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더 나은 삶이 아니라 살던 그대로, 생긴 모습 그대로의 평화이기에 그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남쪽 강정해안은 한라산의 맑은 기운과 계곡 물이 이어져 바다와 만나는 강정천이 여름한철 사람들에게 평안한 쉼터를 제공한다. 사실 섬에는 물이 없지만 이렇듯 맑은 물이 흐르니 은어도 거슬러 오르고, 사시사철 할망물이라는 용천수도 솟는다.
그러나 2007년 4월 우여곡절 끝에 서귀포시 ‘강정마을회’가 해군기지 유치 결정을 내린 이후 강정마을은 평화가 깨지고 투쟁이 이어졌다. 이 우여곡절이란 제주해군기지 유치과정에서 화순을 선정했다가 주민의 반대, 위미를 후보지로 했다가 주민의 반대, 그런데 강정에서 희망을 했고, 제주도가 일부 주민들이 희망하니까 해군기지는 강정으로 하겠다고 국방부에 요청을 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강정마을회는 1,000여명의 주민 가운데 87명이 모여 만장일치로 유치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그 당시 마을회를 ‘어용’이라고 주장하고 8월 20일 공개적으로 마을의례회관에서 재투표를 했단다.
이일은 2005년 1월 27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건교부장관이 제출한 ‘제주 세계평화의 섬’ 지정 선언문에 서명을 한 2년 후 2007년 봄에 이루어진 일이다.
그동안 주민들은 삼보일배, 도보순례, 차량시위, 1인 시위 등 해군기지 유치 결정 직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대 의사를 밝혀왔지만 당시 해군기지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의 주민소환이 무위로 끝나면서 급격히 힘을 잃었다.
요사이 제주강정마을해안가로는 해군에 의하여 높다란 펜스가 쳐져 더 이상 구럼비 바위를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지난여름 필자가 유연한 기회가 되어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게 되었는데 그것이 마지막이 된 것 같아 슬프다.
8월 1일 오후 찌는 더위를 뚫고 도착한 강정은 이미 육중한 케이슨 제작 콘크리트 더미들로 덮여있었다. 마을길과 지름길 중 지름길을 택하여 강정의 신비한 해안과 마주했다. 올록볼록 격자무늬가 들어간 구럼비 바위와 착하고 선한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무언가 열심히 쌓고 나르던 모습들이 애절했다.
제주의 아름다운 마을과 해안, 바다와 바다 속 모습까지를 오랫동안 간직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인지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당시 강정마을 골목길 곳곳에는 경찰의 경비소가 세워졌고, 동네 분들과 외지인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어렵게 만난 권술룡 단장은 무덤덤하게 상황을 전해주시며 늦은 오후예배를 준비하셨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2천년 궁핍했던 스위스를 먹여 살린 것은 용병이 아니라 150년의 적십자로 기억된다. 이에 유네스코와 환경부 등이 지정한 생태, 환경보전구역을 생각한다면 제주의 선택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강정이 또 다시 제주 4.3이라는 아픈 역사의 재현으로 갈라서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찬반이 나뉜 마을사람들은 슈퍼도 찬성슈퍼와 반대슈퍼로 나뉘어 이용한다니 제일 무서운 일들이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아름다운 제주의 하늘아래 400여 년간 가족처럼 지내온 마을 사람들의 끈끈한 우정에 금이 가고, 자식이 아버지를 쫓아내고, 칼을 들고 친척을 찾아가는 등 형제처럼 지내던 마을 사람들이 반목과 불신으로 가득차게 되었는가를 우리는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아직까지 4.3의 상처와 아픈 응어리가 남아있는 제주에 또 다시 이웃사랑이 아닌 비극이 일어난다면 제주는 더 이상 ‘평화의 섬’이 아닌 ‘불행한 섬’이 될 것이다.
|
첫댓글 이제 그만 종결되길 바란다. 동북아지역의 패권문제라잖아.그동리 천명 주민들 입장 살피기나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