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달로 간 코미디언」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타인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소통의 어려움과 진실에 가닿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등을 그려 내고 있다. 1977년 이리역 폭발 사고, 1981년 국풍81, 1982년 권투 선수 김득구 사건 등 잘 알려진 당시의 역사적 사건들을 언급하며 그 사건 속의 현장에서 부침을 겪는 인물들이 바로 우리 자신들이라는 점을 말하는 한편, 자신의 경험과 책, 편지, 대화 등의 각종 방법을 동원하여 사건을 진실에 가깝게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서술자의 모습을 통해 진실을 전달하는 일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표현하고 있는 소설이다.
주제 :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의 어려움
전체 줄거리
‘나’는 1982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복싱 경기에서 사망한 선수 김득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라디오 PD 안미선을 만나고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곧 안미선의 뜻에 따라 헤어진다.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여 그녀와의 인연을 이어 가던 ‘나’는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그녀의 편지를 받고 그녀의 삶에서 몰랐던 부분들을 이해하게 된다. 그녀의 아버지는 뒤늦게 성공한 코미디언 안복남이었는데,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하는 아버지에 대한 수치심을 안고 있었고 아버지가 행방불명된 후에는 아버지를 잃은 상처까지 안은 채로 살아가며 아버지의 공연이 담긴 영상 자료를 돌려 보고 그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그녀는 어느 날 점자 도서관에 찾아가 녹음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다가 자신의 아버지 안복남이 사실은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에서 코미디 연기를 해 왔다는 사실을 우연히 접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아버지는 1981년 이후로 무대에 서지 못하고 1982년 권투 선수 김득구가 라스베이거스로 경기를 떠날 때 후원자 기업인의 요청으로 함께 미국으로 떠나 그곳에서 돈을 훔쳐 행방불명되는데, 이때 이미 눈이 멀어 있었을 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된 안미선은 미국으로 떠나 아버지의 마지막 행적을 추적해 본다. 그리고 아버지가 사라진 사막에서 소리를 녹음하여 ‘나’에게 보내 자신에게 아버지에 관한 진실을 알려 준 점자 도서관 관장에게 녹음 시디(CD)를 전달할 것을 부탁하며 이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동봉한다.